자이언 국립공원 - 엔젤스랜딩 트레일 & 더내로우스 하이킹, 자이언롯지

자이언국립공원 입구
미국 국립공원 애뉴얼패스

그랜드써클, 자이언 국립공원 도착

 

이제부터 본격적인 그랜드써클 여행이다. 새벽같이 숙소에서 나와서 자이언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자이언캐년이라고도 부르는 사람이 있지만, 정식 명칭은 자이언 국립공원이다. 어제 묵었던 세인트조지에서는 1시간 거리. 7시 조금 넘어서 출발했는데, 자이언 국립공원의 입구에 도착하니 8시 15분을 막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입구에서 입장을 하기 위한 줄이 꽤 길어서 10여분을 소비해야 했다. 국립공원 패스가 있기는 했지만 새 지도를 받으려다가 더 줄을 서는 꼴이 되었다.

 

오늘의 자이언 국립공원 일정은 엔젤스랜딩 트레일을 마치고, 자이언롯지에서 점심을 간단하게 먹은 뒤 더내로우스를 조금 걷고..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것이다. 해가 꽤 긴 시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이언 국립공원에 하루 종일 꼬박 투자하기로 했다. 어쨋든 자이언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 주차장에 최종적으로 들어온 건 8시 30분 정도였는데, 이 시간대에 이미 주차장은 90%정도 차 있었다. 성수기에는 8시 전에 와야 하는 이유다. (아니면 자이언롯지에 숙소를 잡거나.)

 

자이언 국립공원 셔틀 대기
자이언 국립공원 셔틀버스셔틀버스 내부

이른 아침인데도 트래킹을 하러 온 사람들로 셔틀은 가득했다. 앤젤스랜딩 트레일 뿐만 아니라 자이언 국립공원에는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 많다보니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한번에 셔틀을 탑승하지 못하고 다음 차를 기다려서 타야 했다. 그래도 셔틀은 느리긴 하지만 자주 다니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다.

 

엔젤스랜딩 트레일

 

엔젤스랜딩 트레일은 6번 정류장, 더 그로토(The Grotto)에서 시작된다. 참고로 엔젤스랜딩 트레일은 퍼밋을 받아야만 갈 수 있는데, 이 퍼밋은 시즌 2개월 전 또는 하이킹 하루 전에 받을 수 있다. 사전에 미리 하는 경우, 워낙 응모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당첨확률이 높지 않지만.. 전날 하는 하이킹의 경우 극성수기 시즌만 아니면 생각보다 당첨이 잘 되는 편이다. 특히, 사람들이 일찍 오기 어려운 오전 9시 이전이 잘되는데, 시간대도 여러개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이언국립공원 엔젤스랜딩 로터리 응모: https://www.nps.gov/zion/planyourvisit/angels-landing-hiking-permits.htm

 

참고로 성수기 시즌에는 이렇게 하이킹 초입에서부터 퍼밋 검사를 한다. 하지만, 인력 문제인지 방문객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시즌에는 초입에는 퍼밋을 검사하는 사람이 없고, 중간의 스카우트 룩아웃(Scout Lookout)에만 검사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비수기에는 스카우트 룩아웃까지는 무리없이 갈 수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건 항상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엔젤스랜딩 트레일은 스카우트 룩아웃까지는 상당히 쉬운 트레일이다. 물론, 계속해서 오르막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모두 포장이 잘 되어있는 트레일이라서 위험할일이 없다. 엔젤스랜딩 트레일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스카우트 룩아웃에서부터 엔젤스랜딩 정상까지 가는 구간을 이야기한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 쭉 올라와서 이렇게 탁 트인 풍경이 보이면, 반쯤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탁 트인 풍경이 사라지고 협곡 속으로 들어가면 다소 완만한 경사의 트레일로 바뀌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기 좋다. 그리고, 오후에 트래킹을 할 때에도 유일하게 그늘이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협곡을 지나면 한 번 더 지그재그로 올라가야 하는 루트가 나오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생각보다 지그재그가 많다. 그렇다보니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이 지그재그만 올라가면 바로 스카우트 룩아웃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다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카우트 룩아웃에는 화장실도 있고, 앉아서 쉴만한 바위들도 꽤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성수기를 제외한 시즌에 퍼밋 없이 엔젤스랜딩 트레일에 도전했다면 여기까지만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부터 엔젤스 랜딩까지는 0.5마일(800m)인데, 이제부터 위험한 구간이 시작되므로 비가 온 날이나 눈이 온 날에는 충분한 장비와 좋은 트래킹화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가능하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스카우트 룩아웃에서는 자이언캐년의 협곡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여기서 보이는 자이언 국립공원의 풍경도 멋지긴 하지만, 자이언 국립공원의 진면목은 역시 엔젤스랜딩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긴 하다.

 

엔젤스랜딩 하이라이트 구간

 

스카우트 룩아웃 이후에는 이렇게 또 한 번 퍼밋 안내판이 있으며, 직원이 앞에 리스트를 가지고서 확인을 한 후 통과시켜준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불문, 퍼밋이 없다면 이 이후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엔젤스랜딩 하이킹은 굉장히 좁고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옆에 안전을 위한 체인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특정 구간에서는 여전히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비오거나 눈이 쌓인 날에는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그리고, 바위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양방향으로 갈 수 없어서 반대쪽에서 기다려야 하는 구간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하이킹에 자신없는 사람들, 무릎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상당히 좁고 가파른 길을 800m나 가야 한다. 

 

이런 트레일을 걸어서, 탁 트인 풍경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 앤젤스랜딩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레일의 끝에서는 자이언 국립공원의 협곡을 보다 넓게 볼 수 있다.

 

엔젤스랜딩 정상 뷰포인트

엔젤스랜딩의 정상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들. 올라오기 힘든 트레일이기는 하지만, 정상에 서면 확실히 보상을 주는 트레일이기도 하다.

 

엔젤스랜딩 트레일은 올라오는 것도 어렵지만, 내려가는 것은 더 어렵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체인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데, 무릎에 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라갈 때보다 더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면서 보이는 자이언 국립공원의 풍경.

 

트레일을 따라 스카우트 룩아웃까지 내려오면,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잘 정비된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은 없다. 오르막 없이 계속해서 내리막만 이어지므로 가는 길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다만, 아침 일찍 올라갈 때에는 그래도 나름 선선했지만, 6월이었던지라 정오가 가까워지자 확실히 더워서 내려오는 게 더 피곤했다.

 


자이언 롯지와 카페

 

엔젤스랜딩 트레일을 마치고 나서, 다시 자이언롯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자이언 국립공원에 벌써 여러번 왔기 때문에, 이 곳에 더이상 묵어야 할 이유가 없지만.. 자이언 국립공원에 처음 묵는다면 동선상의 이득을 위해서라도 자이언 롯지에 묵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1년전부터 예약이 꽉 차 있기는 하지만, 1-2달 전부터 계속 조회해보면 취소되는 객실을 종종 볼 수 있다.

 

점심은 자이언 롯지 옆에 붙어있는 카페에서 간단하게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리고 음료를 주문했다. 예전같았으면 도시락까지 준비해서 다녔겠지만, 엔젤스랜딩 트레일을 끝내고 내려오는 지점에 카페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미리 준비하지는 않았다. 사실 아침일찍 일어나서 나오느라 그럴 시간도 없었지만.

 

요즘 미국 물가 생각하면 세금 포함 $15 정도였던 햄버거 세트는 나름 저렴한 걸지도. 카페 바깥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들이 많아서, 그늘이 있는 테이블에서 휴식도 취할 겸 점심을 먹었다.

 

리버사이드워크 트레일

오늘의 다음 목적지는 리버사이드워크와 더내로우스. 원래 히든 밸리쪽도 트래킹을 하려고 했는데, 당시에 낙석때문에 위핑락과 연결되는 다른 트레일들이 다 접근 불가여서 더위도 식힐 겸 내로우스에서 1시간 정도 발을 담그며 걸어가는 것으로 정했다. 사실, 본격적으로 걸을 것이었다면 물속에서 걸을 수 있는 신발과 지팡이를 준비해왔겠지만, 1시간 정도면 그냥 별도로 챙겨온 크록스로도 무방했다.

 


 

강을 따라 걷는 리버사이드 워크 트레일은 왕복 3.1km 정도로, 평지를 버진 리버를 따라서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다. 트레일의 끝은 더 내로우스 트레일로 연결된다.

 

겉는 내내 옆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그늘이 있는 구간도 많아서 가족단위로 걷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는 트레일이다.

 

더 내로우스 하이킹

 

리버사이드 워크 트레일의 끝은 이렇게 더 내로우스 트레일의 시작지점으로 이어지는데, 본격적으로 장비를 가지고 온 사람도 있지만.. 나같이 가볍게 1-2시간 이내로 걸으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 쪽 벽에는 사람들이 가져갔다가 가져온 나무들도 꽤 있으므로 이걸 지팡이 삼아서 걸어도 된다. 방문했던 6월에는 수위기 상당히 낮은 편이어서, 크게 나무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물속 하이킹용 신발과 등산스틱

만약 본격적인 하이킹을 할 예정이라면 이렇게 제대로 신발과 지팡이를 빌리는 것이 좋은데, 자이언 국립공원의 초입에 있는 자이언 아웃피터스(Zion Outfitters)에서 빌리면 된다. 보통 하루 단위로 대여 가능하며, 사전에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트래킹하는 여름 시즌에는 이미 쌓였던 눈이 다 녹은 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아서 걷기 쉬운편에 속한다. 물론 전날 비가 왔다면 갑작스러운 홍수(Flash Flood)를 조심해야 하지만, 맑은 날이 이어졌다면 더위도 식힐 겸 더 내로우스를 걸어봐도 좋다.

 

더 내로우스 트레일은 30분 정도만 걸어들어와도 이렇게 양쪽으로 협곡이 펼쳐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물론, 더 좁고 멋진 협곡을 보고 싶다면, 더 내로우스의 끝까지 가보는 것도 좋고.. 최소한 왕복 4시간 정도를 계산하고 가는 것이 좋다. 더 내로우스 트레일의 전체 구간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링크 참고: https://cafe.naver.com/drivetravel/311850

 

자이언 국립공원 - 더 내로우스 트레일 하이킹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그렇게 더 내로우스 트레일까지 마치고 온 건 좋았는데, 오후 5시쯤 되니 국립공원을 빠져나가는 행렬이 어마어마했다. 셔틀을 타기위해서 선 줄이 한바퀴를 빙 두르고 있을 정도였는데, 결국 40분 가까이 기다린 후에야 셔틀버스를 탑승할 수 있었다. 원래는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초입에 위치한 숙소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여기서 1시간 가량을 소비해 버린 터라 해가 진 후에야 숙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의 초입까지 운전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결국 브라이스캐년에 도착한 건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난 후였다. 뭐, 완전히 깜깜해지고 도착한 것보다는 나은 일정이었지만. 역시 여름은 해가 길다보니 확실히 그랜드써클 하루 일정을 길게 잡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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