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잠들면서 다음날은 맑기를 기대했지만, 구름낀 캥거루 아일랜드의 아침은 여전히 추웠다. 더군다나 오리너구리를 보기 위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숙소 밖으로 나왔을 때 차가운 바람이 내 온 몸을 감쌌다. 어으 추워 ㅠ_ㅠ....
가이드는 오리너구리가 야생의 상태이기 때문에 볼 수 있을지의 여부는 확신을 못한다고 했다. 보통 3일에 한번정도 목격되는게 일반적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확률은 33%정도.. 덕분에 그다지 기대를 안하고 가기는 했지만, 소리내지 않고 1시간동안 숨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리너구리를 보지 못한건 정말 아쉬웠다. 뭐 수족관에서 보면 되는 동물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야생의 동물과 수족관에서 보는것과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
오리너구리 출현지역에서 나와서 코알라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가는 길에서 캥거루를 만났다. 도로위에 있었던 덕분에 하마트면 사고가 날뻔 했는데, 다행히도 일찍 발견해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도로에는 차가 아예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 내려서 캥거루를 구경했다. 아기를 가진 캥거루였는데, 캥거루 치고는 굉장히 조그마한데다가 눈망울이 너무 귀여웠다. +_+ 슈렉의 반데라스 고양이가 생각날 정도로..
다음에 도착한 곳은 코알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이곳에 도착했을때에도 여전히 쌀쌀했지만 밖에나와 조금 움직이자 추위는 어느정도 사라졌다. 이곳의 코알라들도 야생의 상태로 살고 있는데, 가는 길에 코알라들이 잎을 모두 먹어버려 고사해버린 나무들도 볼 수 있었다. 코알라들은 특히 잎이 맛있는 나무들을 알고 있는데, 그 나무가 맛있으면 나무가 고사하는것과는 상관하지 않고 모든 잎을 따먹어 버린다고한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잎이 나서 맛있는 잎들이 생길텐데.. 바보같은 코알라들.
우리가 도착했을때 코알라들은 대부분 자고 있었다. 가이드는 그래도 깨있는 코알라를 봐야 하지 않겠냐며 나무를 흔들었다. 그러자 위에서 자고 있던 코알라들이 뭔일이냐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아~ 잠깨워서 미안! ^^; 하지만 코알라에 대한 흥미는 5분만에 사라져 버렸고, 너무 추워서 따뜻한 차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ㅠ_ㅠ....
다음의 목적지는 Seal Bay. 수많은 Seal들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 가기전에 잠깐 근처의 해변에 들렸다. 날씨도 좋지 않고, 바람까지 많이 불어서 파도가 꽤 센 편이었다. ^^... 남극에 가까운 이 남쪽 바다는 항상 바람이 잦고, 바다가 사나운 편이라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배들은 랍스타를 잡으러 나가는 배들.
가는길에 발견한 Echidna(바늘 두더쥐). 황금색이 뚜렷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번에는 도로 정중앙에 있었던 바람에 우리를 피해 풀속으로 사라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덕분에 사진도 한방 찍을 수 있었고. 이녀석도 오리너구리와 함께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다. 특히 이 황금색 바늘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 (다른 종은 검은색이 더 많은편.)
드디에 Seal Bay에 도착했다. Australian Sea Lion들이 곳곳에 널려있었다. 카메라를 들여대니 "뭘 봐?"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녀석.
Seal Bay의 모습.
아장아장~ 새끼 물개들.
옆구리가 좋아?
Seal Bay 반대편.
곤히 자는 새끼 Sea Lion. 가이드는 아마 부모를 잃은 녀석일 것이라고 말해줬다.
색깔도 다양한 우리. 가족일까요? ^^
졸려잉~
무슨 행동을 하는 중? ^^
곰이냐? -_-;;;;
이렇게 여러마리가 겹쳐서 누워있는 경우도 흔했다.
우아하게 포즈 잡는중~
상어에게 물린 상처가 있는 녀석. 나이도 상당히 많이 들어보인다.
단란하게 잠든 가족처럼 보인다.
아버지와 아들. 수컷이 저렇게 새끼를 돌보는 것은 드문 광경이라고 한다.
이곳은 가이드를 동반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찾아왔을때에는 그곳의 자체 가이드와 함께 들어갈 수 있으며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가이드와 함께 들어갔을때에도 가까이 가는것은 어느정도 제한되어 있는데, 그래도 사진찍기에는 무리없는 거리까지 갈 수 있었다. 가이드는 우리가 그곳을 걷는동안 이 Sea Lion들의 습성과 특징등을 설명해 주었고, 그 이야기들은 꽤나 흥미로웠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은 관계로 바다에서 놀고 있는 녀석들을 보지 못한건 아쉽기는 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이 녀석들을 구경하는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특이한 행동들을 하는 녀석들도 있었고, 세상모르도록 자는 편한 녀석들도 있었다. 이곳으로 들어와서 반대쪽 해변 끝까지 다녀온 뒤에 우리는 Seal Bay를 빠져나왔다. 날씨만 더 맑았더라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진도 잘 못 찍으면서 항상 너무 욕심만 내는것 같다^^;
그러니까.. 항상.. 이런식의 점심식사였다.
점심을 먹으면서.. 근처의 식물들. 정확한 이름을 아는 식물은 하나도 없다. ^^;;;
캥거루 아일랜드 안에 있는 작은 사막. 이름이 아마 Little Sahara였던것 같다. 주위에 풀들로 둘러쌓여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진짜 사막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Fraser Island의 Wabby 호수 앞의 사막과 같은 그런 느낌? ^^... 사실 별다르게 볼건 없었고, 모래 언덕에 한번 올라가 봤다^^.
다음으로 이동했던 곳은 Tea Tree Oil 농장이었다. 우리나라 바디숍에서도 흔히 발견할수 있는 이 오일은 가격이 우리나라의 반정도이긴 했으나, 그다지 땡기지는 않았다. 그냥 투어에서 사람들 물건팔려고 데려가는 그런 느낌의 장소였기 때문에 나는 나와서 농장에 있는 동물들을 구경했다. 그중에 멋진녀석이 바로 이 에뮤. 헤어스타일이 정말 환상이었다. 멋졌어 >.<
그리고 이 차..... 안움직일것처럼 보이는데.. 아저씨가 끌고 나갔다. 움직이는거였구나아~ ^^.....
가이드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바닷가라며 데려갔던 Pennington Bay. 하지만, 날씨가 흐린더굽ㄴ에 그다지 멋져보이지는 않았다. 파도도 많이 치고.. 가이드 말로는 날씨 좋은날 이곳에 오면 굉장히 좋을것이라고 했지만, 비치는 진짜 특별한곳이 아닌이상 거기서 거기로 보이는 덕분에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섬의 북부로 올라오자마자 바뀌어버린 날씨. 섬 남쪽을 보니 구름이 끼어있었다. 길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섬 북부는 어제도 내내 맑았다고.. .으악 좌절 ㅠ_ㅠ.....
Kingscote로 가는 길에서. Kingscote는 캉가루 아일랜드에서 사람이 몰려사는 지역중 하나이다. 이곳에는 여러가지 상점들도 있고, 사람들도 많기는 했지만 그다지 볼것은 없었다. 그냥 시간을 때우는 듯한 기분. ^^....
이틀동안 우리의 여행을 담당했던 어드벤쳐 투어의 버스.
캉가루 아일랜드..
떠날 시간을 기다리면서.. 근처 바닷가를 산책했다.^^..
배에 함께 탑승했던 양들. 모두 털이 깎인 상태였는데, 몸에 털깎인 자국이 너무 선명했다. ㅠ_ㅠ...... 안녕~ 캉가루 아일랜드~
사실 호주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이 Kangaroo Island는 꼭 가봐야 할 곳중 하나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기대했던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1박 2일동안 봐야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가? 라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냥 1박으로 가는 여행에서 Remarkable Rocks, Amidral Arch, Seal Bay만 갔다오더라도 볼것은 다 봤다고 할 수 있으니까. 물론 저 위에 3곳도 멋진 곳이기는 했지만, 캥거루아일랜드에서의 더 큰 즐거움은 길에서 만난 Ehcidna나 Kangaroo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