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02 - 루프트한자와 SAS, 스톡홀름 노숙을 거쳐 레이캬빅으로 - 아이슬란드


원래 아이슬란드 행을 계획할 때만 하더라도 SAS를 타고 오슬로를 거쳐서 레이캬빅으로 가려고 했으나, 출발시에 그렇게 해 버리면 15,000마일을 넘어버리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루프트한자를 타고 스톡홀름으로 가서 레이캬빅으로 가는 것으로 변경했다. 덕분에 오슬로에서 1박을 하고 가려던 것이 스케줄이 꼬여 대기시간이 8시간밖에 안되는 노숙스케줄이 나와버렸다. 사실, 그래도 노숙은 안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경유하려던 날짜에 스톡홀름에 무슨 일이 있는 건지, 공항 호텔이 객실이 없거나 죄다 1박에 30만원 가까이 되어버려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다른 날들은 10만원대도 있었는데 ㅠㅠ)



어쨌든 우리가 탑승할 루프트한자의 스톡홀름 행 게이트를 확인 후 바로 루프트한자 라운지로 이동했다. 프랑크푸르트는 루프트한자의 허브공항 중 하나인만큼 루프트한자 게이트가 엄청 많았다.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전체적으로 구조는 조금 헷갈리는 편이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전광판. 지금 있는 A,B,C,Z터미널과 D, E 터미널이 따로 나타나고 있었는데 우리는 대기시간이 꽤 남아서인지 아직 우리 비행기의 정보는 전광판에 나와있지 않았다. 대충 남아있는 시간을 보니 30분 후면 정보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는 했지만, 어차피 별다른 변경도 없었던 만큼 그냥 바로 라운지에 쉬러 가기로 했다. 루프트한자를 타는 것이니 루프트한자 라운지에 가 있어도 어차피 스케쥴을 볼 수 있었을거고.



화장실과 루프트한자 라운지 가는 길.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 공항 라운지는 세네터 라운지(senator Lounge - 아마도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인듯)와 비즈니스 라운지(Business Lounge)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는 비즈니스 라운지로 입장.



오후나절이었지만, 사람이 그리 많이 바글대지는 않는 그런 라운지였다. 별다른 편의시설은 없었지만 샤워가 가능했다는 점은 만족스러운 점. 다만 자리들에 콘센트가 있는 곳이 없어 별도로 컴퓨터들이 있는 공간에 가서 충전을 해야 했다. 그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



창 밖으로 보이는 비행기들. 대부분 루프트한자였지만, 그래도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오스트리안 항공.



현지시간으로 대충 점심시간 즈음에 기내식으로 죽을 먹기는 했지만, 그게 죽이었던 만큼 라운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허기가 상당했다. 그래서 가 보니 특별한 먹거리는 없었지만, '맛있는 맥주'와 '핫도그'를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독일이니만큼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맥주도 역시 훌륭했다. ㅠㅠ



여기가 바로 핫도그 만드는 곳. 데워진 빵에 뜨거운 물에 잠긴 소세지를 꺼내 얹고 케찹과 머스타드, 그리고 여러 재료를 얹으면 완성. 핫도그가 꽤 맛있었다. 배고파서 맛있었던 걸지도. 어쨌든 핫도그 3개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가져온 음식들. 핫도그 2개와 크림수프. 그리고 새콤한 야채샐러드와 새콤함(?) 감자.



그리고 함께 마셨던 맥주. 프란치스카너 바이스비어(Franziskaner Weissbier). 뮌헨쪽의 맥주로 탄산의 느낌이 다소 강한 듯한 밀맥주였다. 이 맥주를 마시고 있으려니 옆에 앉은 아저씨가 역시 독일에 오면 맥주부터 마셔야 한다며 말을 건다. 이 아저씨도 뮌헨 출신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니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으라며 웃는다. 공짜니까. 하지만, 많이 마시면 얼굴이 심하게 빨갛게 변하는 만큼 두 잔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사실, 핫도그를 3개나 먹어서 너무 배부르기도 했고.



그렇게 라운지에서 몇시간을 보내고 난 후에 비행기를 타러 게이트로 갔다. 난잡하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질서를 잘 지킨다는 독일사람들인데, 다른 나라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그런건가. 어쨌든 보딩이 시작됬는데 여기저기서 새치기하고 난리였다. 다행히 비즈니스 좌석이라 직원에게 보여주니 바로 통과. 여기는 별도의 라인은 없고 표를 보여주면 입장시켜주는 형식이었다.



비즈니스 좌석! 예약할 때는 안그랬는데, 탑승일에는 만석이었던지라 와이프와 나는 서로 창가쪽으로 떨어져야만 했다. 비즈니스 좌석이라지만, 바로 옆 가운데 좌석을 저렇게 테이블로 만들어 놓은 것과 좌석 피치가 일반석보다 조금 더 넓다는 것 이외엔 별 차이가 없었다. 가격도 거의 일반석의 2배인데, 이걸 돈주고 타려면 참 아까울 듯 싶었다.


아 이코노미는 기내식을 안주지만, 비즈니스는 준다는 차이점도 있었다. 맥주도 마시고 배도 불러서 타자마자 거의 기절해버렸던 관계로 기내식을 먹지 못했는데, 와이프의 표현에 따르면 '먹을게 못되는' 수준의 기내식이었다고;;



좌석 피치는 요정도. 일반적인 이코노미 좌석피치보다는 넓어서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바로 옆에 비워둔 좌석. 덕분에 다리를 옆으로 편하게 벌리고 앉을 수 있었다. 저 테이블은 그냥 잠들었던 관계로 사용조차 못해봤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비행기들. 역시 다 루프트한자의 비행기들이다. 뭐, 이 터미널 자체가 다 루프트한자를 위한 것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비행기 기종은 A321.




비행기가 이륙하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사진만으로 봤을 때는 6~7시쯤 되어보이지만 여기는 유럽. 이 때가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이렇게 창밖사진을 찍고 바로 잠들었다. 몇시간 안되는 비행시간동안 정말 꿀잠을 잤다.



비행기가 조금 늦어져 스톡홀름에 도착했을때는 벌써 11시 50분. 공항에 내려서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여기서 탈건데, 공항 내에서 노숙을 하면 안되겠냐고 하니 무조건 나가야 한단다. ㅠㅠ 내부는 깔끔하고 자리도 많아보였는데. 어쩔 수 없이 공항을 나가서 바로 옆 쇼핑센터에서 노숙을 하기로 했다. 쇼핑센터에는 래디슨 블루 호텔이 있었지만, 익히 가격이 40만원대라서 포기. 무료 셔틀을 운영하는 몇몇 공항 밖 호텔도 12시까지만 하는 관계로 갈 수가 없었다.



노숙을 했던 쇼핑센터. 공항과 바로 연결되어 있고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넓은 원형쇼파가 여럿 있었다. 노트북을 충전할 공간도 있었고,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우리 말고도 노숙을 하는 여행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그래도 꽤 어두워서 자기 좋았는데, 해가 3시쯤에 뜨더니 4시가 좀 넘으니 많이 밝아졌다. 그리고 5시가 되니 천장을 개방하면서 빛이 가득 안으로 들어왔다. 덕분에 노숙하면서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는 것은 포기. 2시간 정도 자고 노트북과 핸드폰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차피 일찍 일어난 것,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서 공항에 갔는데 벌써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인건비가 비싼 나라인 만큼 체크인도 다 기계로 하고 나서 수하물로 보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약번호와 함께 보딩패스를 출력하려고 하니 직원을 호출하라는 메세지. 직원을 불러 이야기를 하니 가끔 이렇게 승인을 받아야만 나오는 보딩패스가 있다고 언급을 하면서 도와줬다. 들고 들어가는 수하물이 좀 많았지만, 역시 이곳에서도 패스.





그렇게 스톡홀름 알란다(Stockholm Arlanda) 공항의 SAS(스칸다나비안 항공) 라운지. 보딩패스와 여권을 보여주며 입장하려고 하자, 우리 여권을 보더니 직원이 굉장히 반가워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빅뱅의 열렬한 팬. 올 4월에는 한국까지 여행을 다녀왔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라운지에는 한국인이 거의 오지 않는데, 만나서 반갑다며 라운지 안쪽까지 안내를 해 줬다. 아, 한류를 이런 곳에서 느낄 줄이야.


SAS 스톡홀름 공항 라운지는 그냥 특별히 먹을 것은 없는, 간단한 빵과 과일정도만 있는 라운지였다. 아침인지라 가볍게 먹고서 시간을 잠깐 보내다가 비행기를 타러 갔다. 여기서부터 사진이 없는 건, 노숙하면서 잠을 못자서 비행기를 타자마자 바로 기절했기 때문. 정말 한장도 찍은 사진이 없었다. 분명히 자리에 앉은 것이 마지막인데, 깨어나니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었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빅(Reykjavik)의 케플라빅(Keflavik) 국제공항. 수하물을 찾는 곳에도 우리가 이용했던 Siminn의 광고가 있었다. 저렴하고 괜찮은 통신사.


비즈니스였지만, 대형수하물인 텐트가 늦게 나온 관계로 어쩔 수 없이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다. 공항에서부터 레이캬빅 시내까지는 약 40분 거리. 이제 렌트카를 픽업하고, 간단한 물건들을 사고, 숙소로 갈 일만 남았다. 장거리 비행을 하기도 했고 해서 오늘은 간단하게 레이캬빅 시내만을 살짝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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