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푸트라자야

차이나타운에 있는 숙소에서 KL station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한번 와봤던 길이었기 때문에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트레인은 처음 타보는 것이었는데, 자동 매표기를 보니 대충 어떻게 타야하는지 짐작이 갔다. 자 이렇게 동전을 넣고, 찰칵. 400원정도의 티켓요금으로 나는 KL station에서 KL central로 이동했다. KL의 트레인은 사진과 같이 조금 얇게 생겼는데, 실제로 안으로 들어가보면 우리나라의 지하철보다 내부가 훨씬 좁았다.
KL central에 도착. 이곳에서 푸투라자야로 가는 고속철을 타야만 했다.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에 호주에서 있다가 온 관계로 정말 돈에대해서 개념이 사라졌다.-_-;; 뭐든지 싸게 느껴졌으니 반쯤 맛탱이 가있었던거 같다. 아무래도..
센트럴에서 푸트라자야까지는 10링깃. 아마 왕복가격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편도가격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어쨌뜬 엄청나게 빠르게 달리는 고속철에서 잠깐 바깥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덧 푸트라자야 역에 도착했다.
여행객은 한명도 보이지 않고 오직 나 뿐이었다. _-_; 일단 역을 빠져나와 유명하다는 푸트라 모스크에 가기위해서 눈앞에 보이는 버스를 타고 물어봤다.
"이거 모스크 가요? 모스크?"
"가"
"그럼 도착하면 말해줘요."
그렇게 직접 모스크로 이동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는데, 자전거를 대여해서 이동하면 푸트라자야를 구경하는데 더 좋다고... 하지만 단지 숙소에서 '푸트라자야가 좋다더라~'라는 말 한마디에 온 나로서는 정보가 있을리 만무했다. 일단은 역에서 챙긴 지도를 가지고 도착지점을 파악하려고 했다. 근데, 한동안 불가능했다. _-_;
버스기사가 여기서 좀만 걸어가면 모스크라며 내려준 곳. 정원이 있는 곳에었는데 확실히 어느 지역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_-_;
하늘은 또 구름이 가득 있어서 하얗기만 하고. 말레이시아에 와서 파란하늘은 한번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도착한 푸트라자야의 전경은 꽤 맘에 들었다. 전체적으로도 잘 정리되어 있었고, 깔끔한 조경은 굉장히 좋은 곳에 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좀전까지 보던 KL의 모습과는 달리 산뜻하게 느껴지는 도시의 기분이 계획도시에 왔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조경도 좋고 다 좋기는 했는데, 이곳에 있는 사람은 여전히 나 뿐. 중간중간 조경사들이 나무들을 손보고 있는것 이외에는 다른 여행객은 발견할 수 없었다.
가는길에 있던 분수. 하늘은 아주 그냥 하얗다. -_-;
Putra Mosque.
Perdana Putra. 말레이시아의 프라임 미니스터가 있는 곳.
국기랑 함께.
물론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도록 이렇게 높은 담이 설치되어있다.
그앞.
일단은 Putra Mosque로 가기로 했다. 이곳에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정확히 어떤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확실히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직접 가서 시간을 체크해 보기로 했다.
Putra Square에 있는 깃발들.
아싸! 내가 막 도착한 시간이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된지 30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기는 했는데, 나는 반바지에 샌들을 입고 있었다. 그냥은 들어갈 수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입구에 물어보니 저쪽에 있는 옷을 입고 들어가라고 했다. 헉! 분홍색. _-_;;;
그래도 어쩌랴.. 들어가보고 싶은데.. 그래서 분홍색의 가운을 걸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분홍색 가운을 입은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있는데, 시꺼먼 얼굴에 분홍색 가운을 입은 그 모습이 너무 흉악해 차마 공개할수는 없다.
구름밖에 없는 하늘때문에 날아가버린 하이라이트가 너무 아쉽다. ㅠ_ㅠ
사실 이 모스크에 대해서 뭐라고 특별히 말할수 없는 것이 이 모스크가 지어진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푸트라자야에서 유명한 곳이기는 했지만,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것도 아니었고, 특별히 뭔가 인상적인 무언가가 있는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들어가기 전에 주위를 한바퀴 돌기로 했다. 도는길에 보인 Perdana Putra.
빨간지붕의 집들이 가지런히 있는걸 보면 말레이시아가 아니라 유럽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건물들도..
Putra Bridge.
모스크 뒷쪽에서 본 전경
모스크 주위를 한바퀴 돌고는 나도 안으로 들어갔다. 물어보니 신발만 벗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한데다가, 그곳에 있는 경비인지 안내원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사람에게 건물안에서 사진 촬영을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가능하다며 나를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까지 데려다주었다. 아 황송하여라~
내부에서 천장을 바라본 모습. ISO를 1600까지 올려서 찍기는 했지만 그 문양 그대로는 잘 살아있다. 솔직히 이런 모스크들을 다른곳에서 제대로 본적은 없어 비교할수는 없지만 이곳역시도 만들어놓은 그 문양이나 모습은 확실히 감탄사가 나올만 했다. 주위에는 엎드려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사진찍기가 조금 불편해 몇장만을 찍고서 안내해준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곳을 나왔다.
이렇게 신발만 벗으면 들어갈 수 있다.
정식 이름인듯?
특별히 물같은것을 가지고 오지 않았던 관계로 아래쪽에 있는 푸드홀로 들어갔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가진거라고는 20 호주 달러와 20링깃이 전부였다. 이런--;; 생각해보니 어제 뽑은돈을 가방에 놓고 나온것 같았다. 실수연발!! ㅠ_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환전소를 찾았다. 다행히 환전소를 찾기는 했는데, 환율은 KL시내의 사설환전소보다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서 20호주달러만을 그곳에서 바꿨다. 뭐 이렇게 작은 돈을 바꾸냐는 눈치. 어쩌라고--;;;; 어쨌든 그곳에서 환전할 수 있는 돈들을 저렇게 확대복사해서 붙여놓은것이 재미있었다.
Putra Bridge에서 바라본 Putra Mosque. 이곳의 호수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인데, 물 자체는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규모가 엄청났기 때문에 인상적이기는 했다. 그나저나 여전히 여행객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아까 모스크안에서 본 4명이 전부였으니. 혹시 지금 내가 돌고 있는 루트가 여행객은 오지 않는 그런 루트라던가..그런건가!?
무슨건물인지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파란하늘은 거의 보이지 않고 저렇게 구름만 껴 있었다. 그래도 가끔씩 파란색이 보이기도 했다.
멀리서 본 Putra Mosque와 Perdana Putra.
저 다리가 Seri Wawasan Bridge.
푸트라자야는 여전히 공사중~
이건물은 Minsistry of Finance.
사실 그다음에는 걸어가서 Putrajaya Mosque와 Putrajaya Corporation Complex를 가보려고 했는데, 공사중이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Project Under Development. 아쉽지만 어쩔 수 있나. 사실 공사중이라고 경찰 두명이 서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들어가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니 차를 가지고 통과하면 된다고 했지만 지나가는 차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보기엔 거의 완성되어가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다시 이곳에 오게되면 꼭 한번 다시 들리리라 생각했다.
이쁘게 생긴 Seri Wawasan Bridge.
어쨌든 다리를 넘어서 온것까지는 좋았는데.. 길을 잃은것 같았다. 지도에 나와있는 길로는 확실히 여기가 어디인지 파악하기도 힘들고. 길에는 사람하나 안보이고.. 그래서 열심히 걸엇다. 도보가 없는 곳까지 나오기는 했지만 대충 길 이름을 보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역시 정보없이 돌아다니면 이렇다니까..
겨우겨우 가게들이 몰려있고 식당들이 있는곳쯤에 도착했을때 스콜을 또 만났다. 다행히도 마을 근처에 있어서 피할곳도 있었고, 빗줄기가 더 강해지기 전에 근처에 보이는 노천식당으로 들어갔다. 그곳에 들어가서 맛있어보이는 것을 아무거나 골라서 바깥에 가장 가까운곳으로 갔다. 밥과 반찬 그리고 콜라 한캔을 하니 2000원정도. 비싼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것을 가지고 자리에 앉자마자 엄청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 하지만 밥먹으면서 보는 비는 그래도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먹었던 점심. 이름이 뭘까..;
멀리 보이는 건물이 Putrajaya Shangri-la Hotel
드디어 지도에 있는 곳을 찾았다. Police Marine. 이제 버스를 타고 나가려면 댜시 Precinct 1로 가야겠지. 다리를 건너가자~
반대편에서 본 Putra Mosque. 스콜이 끝난지 얼마 안되서인지 하늘은 역시 까맣다. 거기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어두워질것도 같고 해서 슬슬 KL로 돌아가기로 했다.
Seri Perdana Bridge위에서.
샹그리라 호텔이 아니라 Taman Putra Perdana였나...;;
어쨌든 이쪽으로 걸어가다보니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버스정류장에 가니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영어로 말을 거니 모두 웃을뿐 말이 통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ㅠ_ㅠ.. 하늘은 점점 어둑해져와서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일단 노선표를 보니 Putrajaya station으로 가는 버스가 2대정도 있기는 했는데, 이 버스들이 서지를 않았다. ㅠ_ㅠ.. 그렇게 10여분을 고생하고 있는데 사람한명이 버스를 세우더니 대충 내 상태에 대해서 설명하는 듯 했다. 하긴 푸트라자야 스테이션을 거의 노래부르다 시피 했으니 ㅎㅎ;; 마침 그 사람이 세운 버스가 역으로 가는 버스이기는 했는데 버스 운전사가 좀 많이 돌아갈거라고 이야기했다. 결국 푸트라자야 시내를 한껏 헤집기는 했지만 어쨌든 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비는 1링깃. 어쨌든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 ㅎㅎ;
KL의 숙소로 돌아오니 사이라와 데이브는 또 맥주를 마쉬면서 놀고있다. 나도 맥주를 하나 사서 끼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싱가폴로 가기위해서 말라카로 갈 예정이었는데 데이브는 타만네가라로, 사이라는 오늘 밤에 핫야이로 떠날거라고 했다. 벌써 말레이시아에 있은지 3주가 지났다며 친구를 만나러 방콕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우리는 맥주를 하나 더 마시며 저녁차를 타고 떠나는 사이라를 배웅하고 데이브는 자야겠다며 들어갔다.
그렇게 맥주를 들고 혼자서 TV를 보고 있는데 어떤 동양녀석 하나랑 서양 여자애 하나가 내쪽으로 왔다. 그래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노랗게 머리를 물들인 녀석은 일본사람처럼 보였는데 중국사람이었다. 호주에서 잠깐 놀러왔는데 여행을 하다가 어떤 일본 여자애를 만났는데 사랑에 빠졌다나... _-_;; 결국 그녀석의 사랑타령을 듣다보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어갔다. 그녀석은 호주국적을 가지고 있는지라 어떻게 일본을 가는게 가장 좋겠냐고 묻길래 일본을 워홀로 가라고 권해줬다.(호주에 있을때 일본 친구가 호주사람은 일본에 워홀로 아주 쉽게 갈 수 있다고 했던게 떠올랐다.) 결국 그녀석은 내년에 대학교를 마치면 바로 일본을 갈거고 이야기했다. 새벽 3시가 가까워진 시간에 출출함을 느낀 우리는 밑의 편의점에 내려가서 먹을거리를 간단하게 사가지고 와서 먹고 연락처를 나눈뒤 각자 잠자리에 들기위해 방으로 돌아갔다.
지금 그녀석은 일본에 있다. -_-; 한학기 다니다가 휴학하고 일본으로 갔다고.. 근데, 일본에서 그 여자는 찾기는 했는데, 이미 다른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