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레이드와 퍼스간에는 2시간 반의 시간차가 있었다. 아들레이드에서 퍼스까지의 비행시간은 총 3시간 반 정도이지만, 이러한 시간차 때문에 저녁 9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10시에 퍼스에 도착했다. 싼맛에 이용하는 버진블루 비행기이기는 했지만, 역시 물조차 주지 않는건 정말 너무했다. 물론 싸가지고 간 물 덕분에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지만... 사람이 많이 가지 않는 시즌인지 비행기 안은 1/3도 채 차 있지 않았다. 이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가방의 자크가 열렸다는 것이다 ㅠ_ㅠ.. 도난은 아닌거같고, 조금 부실하게 닫았던 가방의 위쪽 보조주머니 자크가 열리는 바람에 팬티 2장(타격이 컸다 ㅠ_ㅠ)과 한국에서 입으려고 구입했던 fcuk의 티셔츠 그리고 작은 기념품 두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퍼스에는 아는 형이 살고 있기때문에 일단 첫날밤은 그 형의 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 그형의 집은 시티에서 약간 외곽에 위치한 호텔 DUXTON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DUXTON 호텔에서 내렸다. 내리자 마자 전화를 하니 몇분 후에 형이 나타났다. 일단 가지고 있는 짐들을 형의 집에 다 풀어 놓은뒤에 맥주한캔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형의 집에서 2분만 걸어가면 swan river였기 때문에, 야경을 감상하면서 걷기에는 참 좋았다.
거의 두달만에 얼굴을 보는 것이었기때문에 이런저런 할말도 많이 있었다. 걸으면서 퍼스의 야경도 몇장 찍고, 얘기도 많이 했다. 형의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반년을 더 머무르는 것이었지만, 결국 그 계획을 포기하고 나랑 같은 시기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결국 이 결정때문에 우리는 같은 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로 이동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론리 플레넷에서 지도 부분을 따로 찢어서 쓴 덕분에 이곳의 이름을 까먹었다. 아마 swan belltower였던거 같은데.. ㅡ.ㅡ;; 어쨌든 근처에는 벤치도 여럿 마련되어 있었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기에는 딱 좋은 장소였다.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잘시간이 돌아왔다. 낮에 투어를 마치고 온 상태로 알코올도 조금 들어갔더니 피곤함이 그대로 몰려왔다. 나는 형의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의 일정은 그냥 퍼스시내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마침 이때가 fringe festival을 하고 있어서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많이 있었다. Lonely Planet에 나와있는 walking tour를 따라서 한바퀴 돌고나니 어디를 갈까 고민이 되었다. Kings Park를 갈까, 아니면 다른곳을 구경할까. 고민을 하다가 퍼스에 있는 다른 친구들이 생각나 연락을 했다. Y형과 M과 함께 카지노에 갈 약속을 잡았고, 다른 두명은 나중에 퍼스 시내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퍼스 역.
광장에 있는 커먼웰쓰.
역을 돌아다니면서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을 찾아보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용료가 40c였다. 돈내고 쓸수는 없지.. 라는 마음에 이곳을 빠져나와 근처 쇼핑몰의 화장실을 이용했다. 40c면.. 아이스크림이 한갠데..ㅡ.ㅡa
퍼스역의 전경.
런던코트. 이 안에는 여러가지 살만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안을 구경하면서 찍었던 사진도 몇장 있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찾을수가 없다. 아마도 이미지 저장장치의 문제로 퍼스에서 찍은 사진들을 많이 잃어버렸는데, 이 사진들도 그때 같이 사라진것 같다. ㅡ.ㅡa
시내구경을 얼마 하지 않았을때 H형과 M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퍼스의 버스우드 카지노!! 카지노가 시티에서 좀 외곽에 떨어져 있는 관계로 우리들은 트레인을 이용해 카지노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뿔싸. 아까 왔을때 기차가 별로 보이지 않더라니만, 파업이었다. ㅠ_ㅠ....
결국 우리는 퍼스역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기로 결정을 했다. 택시를 타기 전에 먼저 여행사에 들려서 몽키 마이어까지의 투어를 예약하고(아쉽게도 다음날 가야 해서 일정이 빡빡했는데, 더군다나 그날이 일요일이라서 문을 연 여행사가 없었다. 결국 직접 예약을 할 수밖에 없었고, 투어비를 모두 지불해야만 했다. 외국 여행사를 이용하면 최소한 5~10% 투어비 할인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안타까웠다. ㅠ_ㅠ) 어쨌든 택시비를 3등분 하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버스우드 카지노로 갔다. 15불 정도 나오긴 했지만, 그리 아깝지는 않았다. 퍼스의 카지노는 다른 지역의 카지노들과 달리 반바지에 샌들차림이 안된다는 소문에, 긴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ㅠ_ㅠ.. 더운데 괜히 긴바지 입고 갔잖아..ㅠ_ㅠ
언제나 그랬듯이 카지노에 가면 10불 이상을 쓰지 않는게 내 원칙이었다. H형과 M은 돈을 잃었지만, 나는 마지막 남은 2불에서 대박이 터져주는 바람에 순식간에 90불을 손에 쥐게 되었다. H형과 M에게 돈을 조금 나눠주고 다시 플레이를 했는데, 그 뒤로 20불짜리가 하나 터지긴 했지만, 그이후로는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 결국 1시간 정도 즐기고 65불정도를 따고 카지노를 빠져나왔다.
카지노를 빠져나와서 택시비를 또 지불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버스가 다니는 곳까지 걸어나오기로 했다. 15분정도 걷자 버스정류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시티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오니 시간은 6시가 조금 넘었고, 가볍게 맥주를 한잔 하고 싶었지만 리퀴어 샵들이 모두 문을 닫아버렸다. 일요일인지라 울워스까지 ㅠ_ㅠ...
결국 우리는 노스브릿지까지 올라가서 술을 샀고, 병을 들고 swan river까지 걸어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즐겁게 얘기했었다는 기억만 난다. M이 한국말을 못알아 들어서 영어를 섞어가면서 해야 하긴 했지만. 내일은 몽키마이어로 가는 첫번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