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24 - 아이슬란드 제 2의 도시 아큐레이리 나들이 - 아이슬란드


다음날 아침. 먼저 짐을 차에 옮겨놓고 나서 아큐레이리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다른 유럽이라면, 오픈된 주차공간이 있는 곳에 짐을 넣어놓고 주차를 하는 건 위험한 일이지만, 그래도 여기는 아이슬란드.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최근에 그런 도난 사건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인구 30만 정도에, 도망칠곳도 별로 없는 나라라서 그럴까. 어쨌든, 범죄율이 상당히 낮은 나라인 것은 맞으니까. 어쨌든,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유럽에서는 짐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마구 넣고 싶은대로 넣고 다닐 수 있었다.사진에 보이는 바이킹은 한 기념품 샵 앞에 있었던 바이킹 꼬마였다.



그 옆에 전시되어 있던 하얀 북극곰. 정확히 말해서는 때탄 털을 가진 북극곰이었다. 보링보링과 쎄쎄쎄를 하는 중.



어제도 봤던 그 트롤. 날씨가 맑은 날이어서 그런지 트롤이 어제만큼 칙칙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숙소에서 움직이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른 아침이었지만, 크루즈가 도착해서인지 곳곳에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크루즈의 연령대가 굉장히 높았던 걸까, 조용했던 어제와 달리 삽시간에 아큐레이리 시내에 나타난 여행자들은 나이가 굉장히 많아보였다. 아이슬란드 여행자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트래킹화에 캐주얼한 복장이 아닌, 좀 더 갖춰입은 듯한 복장에 구두를 신은 사람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고보면, 크루즈로 여행을 하면 기항지 관광이 전부니, 볼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신 선상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즐거운 액티비티가 또 있기는 하겠지만.



일단 중심 거리를 걷다가 윗쪽 길로 이어지는 언덕을 따라 올라갔다. 오른쪽에 보이는 예쁜 노란 건물은 카페.



간판도 아주 작게 카페라고 쓰여있었고, 파스텔톤의 테이블과 의자가 곳곳에 놓여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햇빛이 좀 강하게 비춰줘서 상대적으로 따스했다. 잘 보면 반팔을 입고 앉아있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아큐레이리에는 이렇게 원색을 사용한 건물들이 꽤 많았는데, 덕분에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언덕을 따라 오르다보니 멀리 크루즈가 보였다. 딱 보기에도 꽤 많은 객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느 선사의 크루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슬란드만 도는 크루즈가 아니라 아마 미국이나 유럽에서 출발한 크루즈가 아닐까 싶었다. 아이슬란드만 크루즈로 돌기에는 왠지 아쉬움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까.



우리의 오늘 오전 일정 목적지이자, 아큐레이리의 명물인 아큐레이라키르캬 교회(Akureyrarkirkja). 사실 키르캬가 아이슬란드어로 교회를 의미하므로, 아큐레이라키르캬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교회라고 붙이는 것이 더 이해가 쉬우므로 붙여보았다. 여기도 어느정도 주상절리의 느낌이 난다.



어제 못먹어서 아쉬웠던 RUB23. 사실 레스토랑 한 곳 못먹어보는 것이 그렇게 아쉬운 일 일것까지는 없는데, 이상하게 이 레스토랑만은 기억에 계속 남아있다. 아무래도 못먹은 아쉬움보다는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이뤄진 건물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제 이 계단만 올라가면 아큐레이라키르캬 교회에 도착하게 된다.




계단에서 내려다 본 아큐레이리 시내 모습.



아이슬란드에서 2번째로 큰 교회이니 만큼, 그 모습도 특이하다. 레이캬비크의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와 마찬가지로 좀 건조한 느낌의 디자인이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성당이나 교회와 달리, 딱 필요한 것만 추구했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그게 썩 나쁘지는 않다. 이런 모습의 교회를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슬란드가 연상되니까.




교회 내부의 모습.


교회는 크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좋았던 것은 화장실이 있었다는 것. 기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도대체 돈을 어디다 기부해야 되는지 알 수 없어서 돈을 내지 못했다. 안 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교회 주변의 야생화들. 아이슬란드의 7월은 야생화가 가장 만발하는 시기.



쇼화전. 은색과 파란색. 아이슬란드의 소화전은 색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많았다.



이런 풍경이 바로 아이슬란드의 일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대도시를 벗어나면 사람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더 힘들긴 하지만.



의외로 이 곳 사람들은 원색을 사랑하는 것 같다. 여기도 빨간색과 하얀색의 건물, 그리고 파란 하늘의 대비가 강렬했다.



또 다른 건물인 교회도 빨간색과 하얀색.



이 소화전은 노란색과 빨간색.


그러고보면 색을 사용하는데 있어 딱히 기준이 없어보이기도 했다. 뭐, 건물이 엄청 많은 도시도 아니고, 각자만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덕분에 아큐레이리를 걷는 재미도 쏠쏠했으니까.



크루즈에서 내린 사람들. 딱 봐도 노인부부들이 많아 보인다.



다시 한바퀴 돌아서 교회로 귀환. 뒤에서 보는 모습은 앞모습보다 다소 썰렁했다.



숙소 앞 메인 거리.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식당에는 점심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왁자지껄했고,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연령대는 역시 엄청 높았고 ^^; 우리는 거의 꼬맹이 수준일 정도?



여기도 이렇게 주차 디스크로 시간을 표시하는 곳도 있었다. 우리는 아이슬란드에서는 딱히 쓸 일이 없어서 구입하지 않았었는데, 나중에 유럽에서는 1유로에 구입해서 요긴하게 사용했었다.



아이슬란드어는 못 읽지만, 주차 디스크를 사용하라는 메세지. 아마도 1시간까지 주차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주차디스크는 자신이 주차한 시간을 표시해서 올려놓는 것으로, 그 시간을 기준으로 주차 담당자가 정상적인 주차인지, 시간을 오버했는지 판단한다.




특이했던 모양의 건물. 당시에는 무슨 건물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HOF 컨퍼런스 & 컬쳐럴 센터. 여러 공연에서부터 각종 전시가 열리는 일종의 문화 공간인 듯 했다.



아까 언덕에서 내려다 봤던 크루즈. 이름은 아르카디아라고 되어 있다. 검색해보니 영국계인 듯 싶다.



오리들. 한가롭게 물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시내를 벗어나기 전. 하늘에 걸려있는 옷들. 아마도 무슨 행사가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아큐레이리를 걸어다닐 때는 못봤는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몇가지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아큐레이리를 떠나는 길. 가기 전에 네토(Netto)에 들려 몇가지 먹을 거리를 사고 아큐레이리를 떠났다. 원래대로라면 아이슬란드의 웨스트 피요르드(West Fjord)를 가려고 했으나, 차량이 4WD도 아니고 시간적으로도 제한이 많아 포기해야 했다. 대신 그 남쪽에 위치한 스내펠스요쿨 국립공원(Snaefellsjoekull National Park)을 들려 레이캬비크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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