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036] 아름다운 운하를 보면서 걷는 즐거움, 브뤼헤(Brugge)



결국 브뤼셀에서는 안좋은 날씨 때문에 시내를 조금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치고, 브뤼헤(Brugge)로 이동했다. 브뤼셀에서 브뤼헤까지는 1시간 10분 거리. 확실히 벨기에는 작은 나라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도시간 이동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았다. 독일만 가더라도 주요 도시들은 몇시간씩 떨어져 있기 일쑤였는데, 벨기에는 1시간 정도면 대부분의 도시를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브뤼헤에 입성. 브뤼헤의 중심인 마르크트 광장을 찍고 네비가 알려주는대로, 울퉁불퉁한 도로가 있는 구시가의 구석까지 데려다 줬다. 일방통행도 꽤 많이 있어서 '어디다 주차를 해야 하나' 하면서 도로를 따라가다보니 길거리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 나타났다. 마르크트 광장에서 멀지 않아 사람의 통행도 많은 관계로 길거리 주차를 해도 무방할 것 같아서 차를 세웠다. 마르크트 광장 바로 옆이라 꽤 인기있는 자리인 듯 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유럽의 대부분의 주차방식은 비슷하다. 주차를 한 뒤에 주차기계에 돈을 넣고, 티켓을 뽑아서 대쉬보드 위에 올려놓는 것. 이 길은 중앙광장 바로 옆이어서 그런지 최대 주차시간이 2시간이었다. 2시간 주차에 무려 4.20 유로. 비싸기는 했지만, 오히려 더 주차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일단 중앙광장 바로 옆이니 둘러보다가 2시간이 다되어갈 때 쯤 다시 와서 2시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하고 일단 2시간만 먼저 주차 티켓을 끊었다.



그래서 나온 주차 티켓. 12:56 에 주차를 했고, 주차는 14:56 까지 가능. 돌아다니면서 주차 요원들이 단속하는 것도 꽤 보였기 때문에 주차시간은 가능하면 꼭 지키는게 좋을듯 싶었다.



그 다음 이렇게 도로변에 접한 조수석쪽 대쉬보드 위에 주차 티켓을 올려놓으면 끝. 나라에 따라서는 운전석쪽에 올려놓은 주차티켓은 인정을 안한다고 하는데, 딱히 그런 경우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안전하게 조수석쪽에 주차티켓을 올려놓았다. 이제 본격적인 브뤼헤 관광. 어제의 브뤼셀처럼 엄청나게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은 볼 수 있을 정도의 날씨였다. 그냥 비가 더 오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브뤼헤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마르크트 광장의 종루. 종루에 오르면 브뤼헤 시내를 다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일단은 먼저 브뤼헤를 둘러보고 나서 종루에 오르면 갔던 곳을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장 마지막에 가기로 했다. 마르크트 광장은 무슨 행사가 끝난 듯, 차들이 열심히 장비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축제였다면 놓쳐서 좀 아쉽고.



마르크트 광장에 늘어서 있는 가게들. 이 중 하나에서 간단한걸 사먹었는데, 역시 그냥 막 고르면 실패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만드는 가게였다. 그러고보면 광장에 있는 레스토랑에 그냥 들어가서 먹었을 때에는 실패할 확률이 다분히 높았다. -_-;; 역시 유럽도 뜨내기 손님이 많이 가면 맛이 떨어지는건가!! 



종루 옆을 걸어가면서. 그 높이가 84m라고 하는데, 그냥 보기에도 꽤 높아 보인다. 



그렇게 옆 길을 따라서 걸었다. 근처로 보이는 것은 수많은 기념품 가게들과 레이스 가게들. 레이스가 브뤼헤의 특산물이라고 하더니, 그만큼 곳곳에서 쉽게 레이스를 볼 수 있었다.



말똥 치우는 사람.


브뤼헤 내에서 마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그 마차를 끄는 말들이 싸는 똥을 치우는 사람들이 별도로 있었다. 이렇게 직접 치우기는 한데, 아주 말끔하게 치워지지는 않고 곳곳에 말똥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고 도시 전체가 똥자국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닌걸로 보아서 아마 물청소도 별도로 하지 않을까 싶었다.



걸어가는 동안 큰 건물들이 여럿 보였지만 큰 관심은 가지 않았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브뤼헤 시청으로 이 안에 비지터 센터가 위치해 있었다. 그나마 기억나는 건물. 



그 옆 건물 가장 높은 곳에는 정의의 여신 '디케'가 저울을 들고 서 있었다. 



그렇게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니 나온 브뤼헤의 운하. 날씨가 아주 좋았더라면 운하와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더 예쁘게 보였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흐리면 흐린대로 또 건물들의 매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뭔가 아쉽다고나 할까? 운하의 한켠으로는 배를 타고 운하를 한바퀴 도는 투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배를 타기보다는 먼저 걸어서 브뤼헤를 둘러보기로 했다.



브뤼헤 보트 투어 부스. 30분동안 배를 타는 가격은 1인당 7.60 유로. 아이는 3.40 유로.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편.



배를 타고 브뤼헤를 둘러보는 사람들. 작은 배와 꽤 많은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었다. 딱히 위험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운하를 배경으로 감자튀김을 먹는 사람들. 


감자튀김도 잘 하는 곳에서 먹으면 정말 그 감칠맛을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아무데서나 먹으면 실패하기 딱 좋은 음식이었다.;;



브뤼헤의 운하는 이렇게 배를 타는 사람들의 천국. 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꽤 멋질 것 같았다. 근데 걸어서 브뤼헤를 다 돌고 나니 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았지만. 그러고보니 유럽 여행을 하면서 운하가 있는 곳이나, 다른 곳이나 배를 타고 구경한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배를 실제로 타보면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적이 많아서 그랬나보다.



기념품을 구경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구경하는 가게는 레이스를 주로 파는 곳이었는데, 나는 그보다 저 여성분의 꽃바지가 더 눈에 들어왔다. 저런 화려한 프린트라니~



브뤼헤의 풍경을 그려서 파는 화가. 다른 것보다 맑은 날씨의 브뤼헤를 그린 것이 더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현실은 흐린 브뤼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날씨가 조금은 좋아지려고 하는 듯, 언듯 언듯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그 파란 하늘은 이내 그 모습을 감춰버리고 말았지만.



운하를 잇는 다리 사이로 다니는 배들. 사람도 많고, 배도 많고, 브뤼헤는 확실히 성수기의 관광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과하지 않은 풍경이 그래도 위안이 되었던 곳.



운하와 어우러진 주황색 벽돌의 건물들. 



참 많이도 탔다. -_-a;; 



배를 타는 것보다 이렇게 운하를 바라보는 곳에 앉아서 풍경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더 좋아보였다. 저렇게 의자까지 있는 걸로 보아서는 카페나 호텔의 테라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관광지도를 보며 위치를 찾는 사람들. 사진으로 찍어서 그렇지, 사실 우리도 저런 모습을 하면서 많이 돌아 다녔다. 다만, 그냥 지도보다는 구글맵을 켜놓고 GPS로 현재 위치를 파악하면서 다녔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계속해서 성모 교회로 향하는 길. 조금만 옆으로 들어서도 수많았던 관광객이 일시에 사라져 버린다. 확실히 관광객들은 아주 중심 중 중심만 보고 돌아가기 때문일까?



또 나타난 운하와 멀리 보이는 성모 교회.



하얀색 호텔과 하얀색 배,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타는 사람들의 풍경이 꽤나 예뻐서 한장. 그냥 이렇게 소소한 풍경들이 더 멋진 곳이 유럽이 아닌가 싶다.



성모교회로 향하는 길. 운하 옆으로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뚯 솟은 높은 건물이 성모교회. 미켈란젤로가 살아있을 때 이탈리아를 떠난 '성 모자 상'이 있어 유명한 성당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무슨 행사가 있었던 것인지 아예 교회를 들어갈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었다. 나중에 왔더라면 아마 들어갈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뭐 일단 지난 이야기니까. ;-)



운하 한켠에 있떤 배와, 그 옆으로 피어있는 예쁜 꽃들. 유럽에는 이런 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많아서 너무 좋다. 특히 독일, 오스트리아 지역들의 건물들은 꽃 덕분에 더 아름답지 않은가 싶을 정도.



수국 스럽기는 했는데, 또 잘 보면 수국이 아니라 저 하나하나가 작은 꽃들인 것 같기도 하고. 아 식물에 조예가 없어서 '예쁘다'이상의 표현을 할 수 없는게 아쉽다.



성모교회 앞의 조각상. 음.. 말만 아니었어도 고스트 라이더라고 불러주고 싶은 모습.



성모교회로 넘어가는 작은 다리. 이 다리는 워낙 낮아서인지 이쪽으로 지나다니는 배는 없었다. 운하의 깊이도 이쪽은 꽤 얕아 보였다.



조금 더 어두운 느낌의 풍경.



그리고 성모 교회를 베긴회 수도원으로 향하는 길에 보인 운하의 풍경. 그러고보면 브뤼헤에서는 운하를 보고, 예쁜 건물 보고, 운하를 보고, 배도 보고.. 이러면서 그냥 걷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사진은 많이 찍었는데, 사진에 별다른 의미를 두기도 그렇고, 우리가 특별히 박물관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작은 도시를 걷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브뤼헤도 초콜렛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사랑스러운 맥주인 듀벨(Duvel) 병 모양으로 만든 초코렛. 



여기는 말들이 물을 마시는 곳. 그래서 말 머리 동상이 있는 듯 했다. 저 아이가 물을 마시려고 시도하자 옆의 아버지가 화들짝 놀라며 아이를 들어 올렸다. 이제 바로 앞으로는 길만 건너면 베긴회 수도원이었는데, 이 앞으로도 레스토랑들이 꽤 많았다. 그냥 얼핏 보기에도 마르크트 광장 쪽 레스토랑보다 이쪽의 레스토랑들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


브뤼헤는 정말 작아서 얼마든지 걸어서 다닐 수 있을만큼의 도시였기 때문에, 확실히 갈 곳만 정한다면 어디서 시작해도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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