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동굴이 있는 곳,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Carlsbad Caverns National Park) [미국 렌터카 여행 #61]


과달루페 산 국립공원을 떠나 도착한 곳은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Carlsbad Caverns National Park)였다. 과달루페 산 국립공원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날씨가 맑았는데,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이 가까와질 떄 쯤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계속해서 비가 올 것 같은 느낌이 아니었지만, 먹구름의 진하기가 조만간 폭풍우가 몰려올 것 같았다.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의 입구.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은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동굴이 있는데, 북미에서는 3번째, 전세계적으로는 7번째 규모이다. 이정도 규모의 동굴이다보니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돌아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동굴 내부의  보호를 위해 조명이 굉장히 약한 수준이므로 사진 찍기는 쉽지 않은 편에 속한다.


입구에서 본 폭풍우.

멀리서부터 점점 국립공원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여전히 햇빛이 비추고 있는데 멀리서는 앞이 안 보일정도로 비가 쏟아지고 있다니 참 자연은 신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있는 레인저에게 물어보니 30분 쯤 후에 도착하고, 1-2시간 후면 이곳을 지나가버릴 거라고 한다. 그럼, 여유롭게 국립공원을 구경하고 나면 되겠다 싶었다.



2-3분에 한번씩 번개가 치다보니 삼각대 없이 그냥 연사로 번개를 사진에 담을 수 있을 정도였다. 동영상에도 선명하게 담겼던 번개는 폭풍우의 규모를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게 폭풍우가 다가오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보니 바람에 밀려 빗물이 머리 위로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해 우리는 빨리 국립공원 안내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빅 룸 까지 걸어내려가는 트레일을 따라서 내려간 뒤에 빅룸을 둘러볼 예정이었지만, 다가오는 폭풍우 때문에 임시로 내려가는 트레일의 폐쇄되어 어쩔 수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는 별 어려움 없이 230m 지하의 빅룸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적합한 트레일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계획했던 트레일을 할 수 없게 된 만큼 우리는 빅 룸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만장굴에서부터 다양한 동굴을 가봤지만,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은 그 규모에서부터 다른 느낌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었다.


칼스바드 국립공원은 수많은 박쥐들이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박쥐를 볼 수 있는 시즌은 4월말~11월초이다. 해가 질 무렵에 칼스바드국립공원에서 진행되는 박쥐 비행(Bat Flight) 프로그램은 사진, 비디오 촬영 뿐만 아니라 핸드폰 사용까지 제한할 정도로 엄격하다. 우리는 다음날 포트워스까지 8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가야 하는 관계로 중간 도시까지 일찍 이동하기로 해서 보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 꼭 볼 가치가 있을 정도로 멋지다고 한다.


비지터센터 안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작가인 안셀 아담스가 찍은 칼스바드 국립공원과 그 외 미국의 장소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안셀 아담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립공원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그가 사진을 찍은 곳들을 따라서 베스트 스팟을 찾는 투어까지 있을 정도이니, 그의 인지도는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도 국립공원 연간 패스로 입장이 가능했다. 하나의 패스로 4명까지 가능하니 가볍게 패스. 이렇게 별도의 입장권을 받는 것은 좀 특이하긴 했지만, 뭐 ^^


빅룸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려가는 동안 빅룸에 대한 기본정보를 설명해주던 레인저 분은 굉장히 친절했다. 이곳에서 이렇게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는 코멘트와 함께.





칼스바드 국립공원 중 가장 큰 규모인 빅 룸(Big Room)은 1,219m 길이에 폭이 190m나 된다. 동굴의 가장 높은 곳은 땅에서부터 107m에 달한다고 하니 수치만으로도 어느정도 규모의 동굴인지 감이 올 듯 싶다. 그런 규모덕분에 이 빅 룸을 제대로 둘러보는데만도 몇시간이 가볍게 흘러간다. 동굴 내부는 더운 바깥과는 다르게 조금 선선한 정도이므로 긴팔을 챙겨입고 오는 것이 좋다.







빅 룸 안에는 여태까지 다른 동굴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규모의 종유석에서부터 기괴한 모습을 한 것 까지 그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했다. 걸으면서 하나의 동굴 안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새삼 놀랄수밖에 없었다.


사자의 꼬리라는 이름의 종유석. 꼭 끝이 털이 복실복실하게 달린 것처럼 보인다.


빅 룸 안은 사진으로 보기에는 꽤 밝은거 같아보이지만, F4에 1스톱을 다운시키고 ISO3200으로도 겨우 흔들리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정리한 사진 중 반 이상이 흔들려버린 사진일정도. 그래도 꽤 사진을 많이 찍은덕에 많이 남기기는 했지만.


초창기 탐사의 흔적.

지금은 이렇게 국립공원화 되고 많은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지만, 옜날에는 저런 사다리 등의 열약한 시설을 이용해서 이 거대한 동굴을 둘러봤다. 그 시기에 이런 곳에서 탐사를 하는 것이 참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의 호기심과 탐험심이 있었기에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된 것이겠지만.






내가 동굴에 관한 전문가라면 이것은 어떤것이고, 이것은 어떤것이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고 싶지만.. 나 역시도 그냥 자연이 만들어놓은 예술품을 보면서 '우와~'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동굴에 관해서 조금 더 공부를 하면 다음번에는 쓸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으려나.


그렇게 빅 룸을 4시간 가까이 둘러본 다음에야 거대한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이 특별한 공간에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오늘은 포트워스까지 가는 중간 도시인 텍사스주의 오데사까지 가야 했기 때문에 해가 지는 시간까지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박쥐도 보지 못했지만, 텍사스에서 보게 될 멋진 것들을 생각하면 그정도 운전쯤이야.


주차장에서 본 폭풍우가 지나간 후의 한줄기 빛내림.



그렇게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을 떠나 텍사스주의 오데사(Odessa)에 도착한 것은 오후 8시 무렵이었다. 이제 여기서 하루동안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아침 일찍 텍사스의 민속마을인 포트워스의 스톡야드로 향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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