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워스(Fort Worth) - 미국 서부시대의 민속마을 스톡야드 역사지구 [미국 렌터카 여행 #62]


하루밤을 묵었던 숙소인 오데사에서 나와 다음 목적지인 포트워스를 네비게이션에 찍어보니 4시간 반정도. 거리는 약 320마일이 나왔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던 중 네비게이션을 보니 직진 301마일;;; 이건 무슨 서울-부산 정도의 거리가 그냥 직진이라니. 사진에서는 297마일로 나와있지만, 이건 늦게 찍었기 때문이고.. 실제로는 301부터 시작했다. 이정도의 거리를 직진하라는 것은 말 그대로 졸음과 싸우라는 말인데..

역시 텍사스 다웠다. ;;


달리다보면 이렇게 경찰에게 과속 단속을 당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도 대도시에는 과속 단속을 위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만(은근히 교묘하게 설치되어 있다.), 그 외 외곽지역에서는 이렇게 경찰차들이 직접 과속 단속을 한다. 분명 경찰차가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느순간 나타나서 단속을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제한속도를 지키면서 달리는 것이 좋다.


중간에 잠시 들렸던 REST AREA. 일종의 휴게소라고 볼 수 있지만, 화장실과 자동판매기, 그리고 벤치와 테이블 정도만 볼 수 있다. 트럭 운전사들도 이곳에서 많이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 차 안에서 잠시 잠을 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우리같은 경우에는 이곳의 피크닉 테이블에서 미리 해가지고 나온 도시락을 먹는 용도로 이용했다.


텍사스 주의 음주운전 경고. "당신의 지정된 운전사: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면, 우리가 공짜로 감옥까지 태워드리겠습니다."라고 쓰여있다. 재치있는 공익광고지만 사실 그 내용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좀 더 강한 처벌을 했으면 하는 소원이 있다. 한국은 술만먹으면 모든게 면책이 되는 나라니 원..


여기가 피크닉 에어리어.

이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으면 된다. 장소에 따라서 애완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도 있고, 특정 지역 이상으로 데리고 갈 수 없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까지 애완견과 관련된 표기가 친절하게 잘 되어 있었다.


미국은 역시 큰 나라여서 그럴까. 텍사스 주에 들어오자마자 사람들의 운전습관이 바뀌었다. 여태까지는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려고 하면 다른 차들이 쉽게 공간을 만들어 주었는데, 여기는 한국같았다. 깜빡이를 켜면 악셀을 밟는다. ㅋㅋㅋ.. 미국 친구들이 미국에서 운전이 가장 험한 곳으로 텍사스를 꼽았는데 첫 인상부터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를 신경쓰지 않는 칼질에서부터 깜빡이 켜지 않고 들어오기 등 왠지 한국처럼 느껴졌다. ㅎㅎ..



어쨌든 그렇게 지루한 드라이빙 끝에 조금 이른 오후나절 포스워스의 스톡야드에 도착했다. 스톡야드는 미국 개척시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국가역사지구로, 일종의 서부시대 민속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텍사스 주에서는 꽤 인기있는 장소이기는 한데, 우리가 도착한 날의 온도는 무려 39도였다.;; 그것도 건조한 39도;;


스톡야드의 주차비는 시간당 $2, 그리고 하루에 $5였으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주차를 선택한다. 입구쪽 뿐만 아니라 스톡야드 지구 내에 주차장이 여러개 있으므로 입구쪽보다는 중간쪽의 좋은 위치에 주차를 하면 스톡야드를 돌아다니기에 조금 더 편리하다.



우리가 들어갔던 주차장은 조금 별다른 주차선도 그어져 있지 않고 그냥 오는대로 주차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은 기본옵션. 덕분에 이 곳을 떠날때 쯤에는 차 안의 음료수들이 모두 뜨겁게 변해 있었다. 목마를 때 마시는 뜨거운 사이다의 맛이란 ㅠㅠ..


스톡야드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하루에 2번 진행되는 롱혼 소몰이이다. 롱혼은 긴 뿔을 가진 이 지역의 상징인 소로, 카우보이들이 소를 몰면서 지나가는 모습은 짧지만 꽤나 인상적인 풍경이다. 소몰이 시간은 오전 11:30분과 오후 4시이다. 우리가 도착하고 약 30분 후에 소몰이가 시작될 시간이었던지라 우리는 근처를 살짝 둘러본 뒤에 바로 소몰이가 진행되는 곳으로 이동했다.


스톡야드 길거리에 있는 롱혼 주의판. 물론 하루에 2번밖에 지나가지 않지만, 스톡야드의 상징적인 이벤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표지판이 걸려있었다. 하긴 호주에서는 캥거루, 미국도 국립공원을 돌면서 엘크, 곰 등의 경고판을 보긴 햇으니.. 이런 동물 경고판이 어색하지는 않다. 아, 쿠바에서는 마차 경고판도 본듯;






롱혼 소몰이(Cattle Drive)는 10분도 안되서 끝나는 짧은 이벤트지만, 긴 뿔을 가진 소들이 우루루 지나가는 모습은 꽤나 매력있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꺾어지는 지점에서 다가오는 소들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는데, 사람들 앞에만 설 수 있다면 롱혼을 사진에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닌가 싶었다. 우리는 사람들 뒤에서 겨우 찍긴 했지만;


밧줄을 돌리며 묘기를 보여주고 있떤 아저씨.

별도의 팁을 바라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광장에서 밧줄을 돌리고 있었다. 아마도 스톡야드의 직원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해 본다.


서부시대를 재현한 민속촌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화장실의 입구도 카우보이라고 적혀있다. 여자 화장실의 입구에는 당연 카우걸이라고 적혀있고.


당시의 감옥 체험. 그다지 하고싶은 체험은 아니지만, 의외로 저 안에 들어가 있는 아저씨는 저런 모습이 잘 어울린다. 뭐랄까, 놀이동산 가면 원래 있는 인형같은 느낌;


원래는 포스워스 스톡야드의 일정이 목요일이었는데, 로데오 경기가 금, 토에만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일정을 바꾸었다. 원래는 달라스->포트워스의 일정이었는데, 그 일정이 포트워스->달라스로 바뀌었다. 1시간도 걸리지 않는 위치에 있는 도시니만큼 어느곳을 먼저 가더라도 별 문제는 없었기 때문. 근데, 숙소를 갑자기 변경하느라 좋은 곳에서 묵지 못했는데, 스톡야드를 방문해서 로데오 경기를 볼 생각이라면 스톡야드 내에 있는 하얏트 플레이스가 $130 전후의 적당한 가격대를 가지고 있으니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일단 주차비도 하루 빠지는 셈이고 ^^


롱혼과 싸우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동상. 그 모습이 꽤나 역동적이다. 실제로 소하고 붙으면 저런 포즈가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스톡야드의 로데오 경기는 저녁 8시에 시작해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스톡야드에 오면 꼭 빠지지 말고 봐야할 멋진 경기인데, 가격은 $15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다. 2시간 동안 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어서 지루하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고, 소나 말 로데오는 말 그대로 흥분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톡야드 뮤지엄. 서부시대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해서 들어가 봤는데, 딱히 전시품이 매력적이지 않았고 규모도 작았다. 거기다가 유료! 그래서 창문 너머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만 살짝 살펴보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스톡야드 한켠에 설치된 빙글빙글 돌고 있떤 조랑말들. 저렇게 한정된 공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애처롭기 그지 없었다. 그래도 초원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는 것이라면 좀 나을텐데, 하루종일 저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




이 시설은 이렇게 아이들이 말을 타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준비된 것이었다. 물론 별도로 이동을 하거나 빠르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바로 위 사진에 탄 아이는 말이 한걸음 한걸음 걸을때마다 사색이 되는 것이 조금 안쓰러웠지만; 아버지는 웃고계셨다.


스톡야드 비지터 센터. 스톡야드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스톡야드를 구경하다가 잠시 들려서 지도를 받아가면 좋다. 그 외에는 특별한 것은 없는 비지터 센터였다. 옆 뒤로 보이는 건물은 하얏트 플레이스.


스톡야드의 관광 마차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고 있으니 카우보이 느낌이 조금이나마 난다.



이곳의 마스코트가 롱혼이니만큼 이렇게 삐에로 복장을 한 사람들도 롱혼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의 풍선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스톡야드를 돌아다니는 내내 저런 풍선모자를 쓴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걸로 보아서 꽤 인기있는 듯 싶었다. 가격은 무료지만, 팁은 $5정도 주는 분위기;




아이들이 타던 로데오. 아이들의 로데오에서 버티는 능력에 따라서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이 속도를 조절했다. 단 한번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천천히 움직이다가 시간이 되어갈 때 쯤에는 격하게 움직이는 패턴이었는데, 어떤 아이들은 시작되자마자 맥없이 떨어져버리기도 했다. 그런 경우에는 '한번 더!' 챈스.




스톡야드 내의 나무로 만들어진 미로.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감안한 듯 미로의 곳곳에는 물이 뿌려지고 있었다. 어른들은 이런 미로를 도대체 왜!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미로에 버닝한다. 특히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미로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는 듯 싶다.



스톡야드 스테이션. 스톡야드 스테이션에서는 그레이프바인으로 가는 관광열차가 운행되는데, 스톡야드가 출발지점은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서 이동할 일은 별로 없다. 그레이프바인 관광열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s://www.grapevinetexasusa.com) 참고.


왠지 스톡야드에서 일하는, 혹은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카우보이/카우걸 느낌이 나는 사람들이 많다. 뭐, 민속촌에서 한복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꽤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겠지?



절찬리에 팔리고 있는 카우보이 모자들. 우리가 생각하는 검은색 말고도, 밀집이나 핑크(!)색 카우보이 모자도 있었다. 가격은 가게마다 다르지만 약 $10~20사이. 하나 사서 가지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쓸 일이 없고 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포기.


텍사스 롱혼의 모습으로 만든 벽장식. 이렇게 큰 녀석 말고 바로 옆의 조금 작은것은 집에 걸어놓으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조금 했지만, 예비와이프가 좋아할리도 없을 것 같고.. 역시 들고다니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므로 포기. 의외로 텍사스에서는 구매욕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텍사스가 아닌 멕시코 삘이 나던 개구리. 근데...이것도 갖고 싶었다. ㅠㅠ.. 왠지.. 멋지잖아!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면, 공짜로 경찰차를 태워주겠다는 경고장.; 여기도 적잖은 사람들이 물건을 훔쳐가는 듯 싶었다.


스톡야드를 둘러보던 도중에 배가 고파져서 스톡야드 스테이션 초입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 들렸다. 이런 관광지에 있는 식당들의 수준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근처에 나가서 먹는 것도 번거롭고 하기에..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햄버거의 가격은 $7.5~$8. 물론 버거만이다. 콜라는 별도.



아. 저 빵만 조금 크지.. 롯데리아 데리버거만도 못한 햄버거와.. 눅눅해진 감자튀김이 나왔다. 이건.. 좀 심하잖아. ㅠㅠ..


그리고 수돗물 맛이 왕창 나던 코카콜라. 나는 입맛이 둔한 편이어서 그래도 갠찮았는데, 훈환과 태양은 콜라가 맛이 없다며 난리였다. 하긴, 나도 콜라의 뒷맛이 이렇게 안좋은 것도 처음이긴 했지만.

정말, 관광지에 있는 것이 아니었으면 팔리지 않았을만한 그런 곳이었다.




스테이션 옆에 위치하고 있던 텍사스 카우보이 홀 오브 페임. 역시 유료여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뭔가 카우보이에 대한 멋진 것들이 있으면 들어가 보고 싶었을텐데, 입구에 꾸며놓은 것도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5의 입장료보다는 다른 곳들을 더 둘러보기로 결정.


스톡야드의 한 벽에는 이렇게 소몰이를 하는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도 있었다. 소몰이는 얼마전에 목장에서 체험을 한번 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대규모로 목장에서 직접 소를 모는 모습은 다르구나 싶었다.




웬지 텍사스 스러운 간판과 벽화들. 모두 광고들이기는 했지만, 텍사스라는 그 느낌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곳들이었다. 하긴, 텍사스 하면 가지는 이미지 자체가 굉장히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스톡야드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7월의 오후였기 때문에 로데오 시간이 다가오는 7시쯤에도 해는 여전히 하늘을 밝게 밝히고 있었다. 이제 슬슬 로데오 경기를 보러 가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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