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악어를 만나다! [미국 자동차여행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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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미국 자동차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모텔(한국의 모텔과는 다르다. 말 그대로 모터&호텔) 스타일의 숙소에서 많이 묵게 된다. 이유는 저렴하고, 자동차로 이용하기에 좋은 형태 때문이랄까? 일단 기본이 되는 체인만 가면 시설도 썩 나쁘지 않다. 이름없는 아무 숙소나 싸다고 들어가면, 다 무너져가는 침대에서 허리가 부러지는 고통을 겪을수도 있지만. 일단 1박에 $50~70 정도면 되니 가격적으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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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장점은 보통 객실 바로 앞에 차를 세울 수 있다는 것. 그래서 1층에 있는 객실을 더 선호한다. 사진에서는 전진주차를 했지만, 후진주차를 하면 바로 문 앞에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엄청난 편리함이 있으니까. 그런데 이런 호텔들은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2층 객실을 받으면 짐을 들고 올라가야 해서 좀 귀찮다. 그럴 때는 계단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주차!


근데, 숙소의 급이 올라가면 이렇게 바로 앞에서 주차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 로비를 거쳐 내부로 연결되는 형태가 된다. 이런 곳은 별1개의 잠만 자는 숙소 정도라 생각하면 될 듯. 깔끔함이 우선이 되는 여성분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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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글레이즈로 가는 길. 기름값이 갤런당 $2.64... 저 때만 해도 그래도 싼 편이었다. 아, 지금 플로릳다의 가격과 비교하면 $1정도 더 싼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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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가장 먼저 들린 곳은 Ernest F. Coe 방문자 센터였다. Ernest F. Coe는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보존과 설립에 큰 기여를 한 인물로, 에버글레이즈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방문자 센터를 그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단순히 레인저들에게 국립공원의 안내만 받는 곳이 아니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 대한 개념을 잡기에 충분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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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센터에 들어가니 이렇게 모형을 통해 에버글레이즈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들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은 악어의 종류인 크로코다일과 엘리게이터가 모두 사는 것으로 유명한데,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희귀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새들의 서식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동물 관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여행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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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이 특별한 것은 습지의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에서부터 점점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안으로 들어갈수록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중에는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는 곳에서부터, 새들의 서식지, 맹그로브가 자라는 바닷물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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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 센터 앞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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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에서 받은 국립공원 안내서.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 대한 대략적인 감을 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다. 공원의 기본 정보에서부터 지도, 그리고 트레일에 대한 내용들이 모두 담겨있다. 미국의 국립공원이 좋은 점이 이런 지도들이 잘 되어 있다는 것. 물론 입장료가 있지만, 이정도로 훌륭한 지도들을 제공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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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국립공원의 레인저에게 간단한 국립공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국립공원에는 3개의 출입구가 있는데 우리는 그 중 동쪽 입구로 들어왔다. 동쪽의 경우 최소 하루를 다 투자해야 둘러볼 수 있는데, 우리는 로얄 팜에서 시작해서 끝까지 다녀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중간에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로얄팜에서 조금 더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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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바로 앞에서 만난 도마뱀.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는 듯 싶었다. 오히려 사진을 찍으니 모델이라도 된 듯 이리저리 포즈를 바꾸며 사진의 모델이 되어주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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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팜으로 가는 길. 로얄팜은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내에서도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보니,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특히 이 곳에서 다양한 악어들을 만날 수 있다고해서 그 부분이 가장 기대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볼 꺼리들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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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팜 트래킹 코스로 가는 길. 뭉게뭉게 구름이 작은 호수에 비춰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그 환상적인 모습을 반도 못 담아낸 듯 했는데, 아마도 부족한 사진실력 때문이 아닐까 자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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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살고 있는 작은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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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커다란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습지대에는 악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류가 살고 있는데.. 이런 망원렌즈가 아니면 사진을 찍기 힘든 거리에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 듯 했다. 어쨌든, 이 곳에서면 이런 카메라를 가진 사람을 10명 이상 만난 듯 했다.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었음을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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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렌즈가 아니더라도 쉽게 찍을 수 있었던 새 한마리. 에버글레이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 중 하나로, Anhinga이다. 한국어로는 뱀가마우지라고 하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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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은 그 크기만큼이나 곤충들의 크기도 어마어마했다. 사진으로는 그 크기가 잘 짐작이 안될지 모르겠지만, 저 메뚜기 같이 생긴 녀석은 왠만한 여자의 주먹만 했다. 여자들이라면 기겁을 할 만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어서 딱히 위협스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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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살에 모여있는 새끼 악어들. 그렇게 무서워보이는 악어도 새끼 악어는 너무 귀여워 보였다. 흐르는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헤엄치며 자리를 잡는 모습을 구경하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따. 그냥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귀여운 녀석들. 이 새끼악어들이 커서 그 위협적인 커다란 악어로 변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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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런데 역시 파충류는 파충류인 듯 싶다. 가까이 클로즈업을 해서 찍어보니, 좀 무서운 느낌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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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 하나는 이렇게 가족이 여행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도 나중에 아이를 낳고 어느정도 크면 가족이 다 함께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싹 돌아보고 싶다. 미국의 국립공원은 주니어 레인저 프로그램도 잘 되어있다보니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많아서, 교육적인 면으로도 참 좋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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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몸을 펴고 있는 뱀가마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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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주변에서 슾지대로 가까워지면, 그냥 걸어들어갈 수 없어 이렇게 나무로 된 길을 따라서 다녀야 한다. 로얄 팜이 그렇게 넓은 규모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동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을 찍다보면 걷는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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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걷다보니, 사람들이 서서 물 속을 들여다 보고 있는 곳이 있었다.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면, 그 곳에는 필히 무언가 볼거리가 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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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커다란 악어가 유유히 물 속에서 유영을 하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은 관심도 없다는 포즈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도 위에서 보는 것이니 악어가 신기했지만, 내 바로 옆에 있다고 생각을 하면 그건 좀 오싹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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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다가 잠시 다리 아래를 보니 있떤 악어. 우리는 화들짝 놀랐지만, 악어는 우리에게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사실 거리로만 따지면 3-4m정도밖에 안떨어져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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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대의 얕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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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물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을 바로 낚아채서 먹던 녀석. 꽤나 영리해 보였다. 가만히 보고있는 약 5분 정도의 시간동안, 한 4-5마리는 잡아먹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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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 있던 꽤 커다란 물고기. 이 녀석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습지대의 물 속에는 아주 작은 물고기들만 왔다갔다 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걸으면서 자세히 보니 꽤 큰 물고기들이 여럿 살고 있었다. 바다에서 사는 녀석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화려함보다는, 민물고기 특유의 좀 밋밋한 느낌을 가진 물고기들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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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메기스러운 느낌을 가졌던 녀석. 얼굴 모양이 메기는 아니지만.. 물고기 종까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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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가마우지는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물이었다. 처음에는 보자마자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너무 흔하게 보여서 나중에는 별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는 새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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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뱀 가마우지와는 조금 다른 종인 듯 했는데, 이 새의 이름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새들을 찾아보려고 관련 도감을 찾아보기는 했지만, 다들 너무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사진에는 찍지 못했지만, 그 몸짓이 너무 빠르던 파란색의 새, 그리고 눈에 띄자마자 잠수해버려서 셔터를 누를 시간도 주지 않았던 거북이를 비롯해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서 우리에 같힌 동물과, 이렇게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동물들.


그 모습을 보는 입장에서도 둘의 차이는 생각보다 명확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