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렌터카여행 #008 - 골든 서클의 마지막, 웅장한 폭포 굴포스(Gullfoss)



골든서클의 마지막 종착지인 굴포스는 간헐천 게이시르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날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안좋아지고 있기는 했지만, 별다르게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는 아닌지라 다행히도 큰 걱정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번 바뀌기도 하는게 아이슬란드 날씨니까.




굴포스는 한국어로 황금 폭포를 의미하는데, 1900년대에 한번 수력발전소로 바뀔뻔한 위험에 처한적이 있었다. 알려진 스토리로는 소유주의 딸이 반대운동을 한 덕분에 폭포가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다른 한 편으로는 비용문제 때문에 진행이 되다 몇번이고 취소되어 결과적으로 보존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이유건 간에 현재 이렇게 아름다운 폭포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할 따름이다.


굴포스로 가는 길. 이 곳에 오기 전에 꽤 많은 골든서클 여행기를 찾아봤었는데 대부분 겨울에 온 여행기가 많았다. 여름에 아이슬란드를 온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이상하게 겨울 사진이 많아 여름의 굴포스도 나름 기대되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여름이라고 해도 전혀 따뜻한 날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평균기온은 15도 전후 정도. 굴포스는 조금 더 추웠던 걸로 기억한다.



굴포스에는 총 2개의 주차장이 있는데, 위쪽의 넓은 주차장과, 아래쪽의 자그마한 주차장이다. 대부분 네비게이션을 찍고 굴포스에 도착하면 위쪽 주차장으로 도착하게 되는데, 굴포스를 가기에는 아래쪽이 편하기는 하지만, 트레일을 위아래 다 갈거라면 위쪽의 주차장도 그리 나쁘지 않다.



굴포스를 보기위해 가는 길. 멀리서도 그 위용이 드러난다.



내려가는 길에 폭포의 하부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웅장한 소리가 굴포스가 거대한 규모의 폭포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하얗게 올라오는 물보라는 자꾸 사진의 초점을 엉뚱한 곳에 맞추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냥 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굴포스의 위용과 가까이서 폭포를 감상하는 사람들.



 


폭포의 왼쪽으로는 폭포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트레일이 있었는데, 물보라가 심한 날에는 물방울을 다 맞으면서 걸어가야 하는 길이기에 방수 자켓은 필수였다. 바람 방향에 따라서 트레일 위에 비가 오듯이 물방울이 떨어지는가 하면, 바람 방향이 바뀌었을 때에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걸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갈 때는 엄청난 물보라를 뚫고 걸어갔지만, 지나가고 나니 굉장히 약해졌었다. 아, 인생은 타이밍.



 


트레일을 지나 조금 더 굴포스에 다가가니 그 위용이 확실히 느껴진다. 폭포수가 하얗게 부숴져 내리며 생기는 하얀 포말과 귓전을 때리는 굉음이 다시 한번 새삼스럽게 느껴질 정도. 이렇게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은 계곡 사이로 흘러져 시야에서 사라졌다.



계곡을 바라보는 모습은 대략 이런 느낌. 안전망이라고는 저렇게 묶어놓은 줄이 전부였다.



 


가까이서 본 굴포스 상부의 모습. 가까이서 보니 멀리서 보는 것보다 거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진에서는 더 그런 느낌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잘못 휩쓸리면 바로 죽을수도 있는 것 하나만은 분명했다.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해서 찍어 본 굴포스의 모습. 그리고 이날 내가 사 놓은 ND 필터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삼각대의 플레이트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진 찍으려고 준비한 가장 중요한 2가지를 빠뜨리다니!!! ㅠㅠ. ND필터야 그냥 살 수 있다지만, 내 삼각대에 맞는 플레이트는 구하기 쉽지도 않은데...-_;; 결국 유럽 여행하면서 곳곳을 뒤졌지만 못샀다.



그렇게 굴포스의 마지막 모습을 한 장 남기고 이번에는 굴포스를 위에서 조망할 수 있는 트레일로 이동했다.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서 계단을 조금 더 올라가는 정도의 수고.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었다.



상부쪽의 굴포스 트레일. 보드워크가 잘 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 트레일은 굴포스를 가까이서 볼 수는 없지만, 대신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좋아서 굴포스에 왔다면 두 트레일을 다 걸어보는 것이 좋다. 어쨌든 두개를 다 둘러보는데 1~2시간이면 충분하니까.



위에서 내려다 본 굴포스의 모습. 첫번째 전망대에서 본 모습인데 왼쪽으로 폭포로 접근하는 트레일이 보인다.



두번째 전망대에서 본 굴포스. 물보라 때문에 폭포의 물줄기가 잘 보이지는 않았다.



물보라를 맞으며 지나가는 사람들.



 


그렇게 굴포스를 보면서 조금 기다리다보니 바람 방향이 바뀌었는지 하얗기만 하던 물보라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 사이를 틈타 굴포스의 사진을 몇 장 더 찍어보았다. 비교될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더 웅장했을 텐데 살짝 아쉬운 느낌.



아래쪽 주차장과 트레일 시작 지점. 잘 보면 위로 올라가는 계단도 보인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찍은 굴포스의 풍경. 멀리서 사진을 찍으니 아까 가까이에서 찍었던 굴포스의 모습보다는 그 규모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작은 사람의 크기와 그 앞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대비가 상당히 뚜렷하다. 그러고보면 아이슬란드에서 꽤 많은 폭포를 만났지만, 굴포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폭포 중 하나였다.



 


그렇게 굴포스의 트레일 2곳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오늘의 목표는 스코가포스(Skogarfoss)까지 가서 그 앞 캠핑장에서 1박을 하는 것이다. 굴포스를 떠나면서 시계를 보니 벌써 6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아이슬란드의 7월은 12시가 되어야 겨우 석양이 질 정도니 큰 걱정은 없었다. 야간운전도 아니고 밝은 날의 운전은 좀 늦어도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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