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36 - 캐나다의 모피 교역로, 얼어붙은 허드슨베이에 가다


둘째날 아침, B&B의 주인인 제랄드와 제니퍼를 따라서 허드슨베이 산책을 나갔다. 역시 영하 30도에 가까운 온도. 주위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온통 눈 뿐이다. 그야말로 하얀 세상. 건물이 있는 마을쪽이라면 그래도 다른 색이 보이지만, 허드슨 베이에 가까워지면 빨간색의 STOP 싸인이 다른 색의 전부다.



허드슨베이에 가까워지니 가득 쌓인 눈 사이로 드러나는 돌들, 그리고 그곳에 사는 빨간 이끼들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동물 발자국들. 이 근처에서는 동물 발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북극여우, 북극토끼, 북극곰 등이 주로 근처에서 발견되는 동물들이다. 물론, 마을까지 들어오는건 여우와 토끼가 대부분. 북극곰이 마을에 나타나면 경보가 울릴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속한다.



허드슨 베이 방향으로 바라보고 있는 제랄드. 저 너머가 허드슨 베이이기는 하지만, 이미 꽁꽁 얼어버린터라 어디서부터 수평선이 시작되는지는 잘 짐작되지 않는다. 물론, 허드슨베이에 올라가도 여기가 허드슨베이인지의 여부도 확실하게 잘 알기 힘들긴 하지만.


바람이 만들어놓은 예술.

계속해서 내리는 눈과 바람이 만들어 낸 준 북극의 예술이라고 밖에 표현되지 않는 모습이다. 층층을 이뤄서 쌓여진 이런 눈은 순수하게 자연의 힘으로 만들어진 모습이다. 눈이 건조한데다가 바람이 그 모습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니 이런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


그렇게 허드슨 베이를 산책하는 동안은,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계속해서 밟아나가는 시간이었다. 다만, 잘못 발을 디디면 무릎까지 푹 빠져버리는 문제가 생겨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날 입고나갔던 바지가 보드복인데다가 스커트도 있고, K2 고어텍스 트래킹화를 신고 있어서 발에 물이 들어오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보드타려고 가져온 보드복 바지였는데, 의외로 이런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야말로 하얀 세상.

세워져 있는 집도 하얗게 칠해놔서 정말 눈으로 가득한 하얀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허드슨 베이 근처의 터에서 제랄드와 제니퍼 사진을 한장 찰칵.

정말 처칠에 있는 동안 너무 잘해줘서 기억에 많이 남는 분들이다. 여태까지 묵어본 B&B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곳이기도 하고.


그리고... 내 사진. 이 당시에는 라식 수술을 하지 않았을때라 선그라스의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하얀세상이다보니 선글라스는 필수. 티셔츠 3개에 후드티를 입고, K2의 고어텍스+패딩 장바를 입었었다. 바지도 내복, 면바지, 보드복바지의 3단합체를 한 상태이고, 신발도 양말 2개에 K2 고어텍스 트래킹화였다. 그래도 너무 추웠다. ㅠㅠ.. 가뜩이나 추위를 많이 타는 타입이다보니..

다만, 손은 셔터를 눌러야 하는 관계로 장갑 한개. 얼굴을 가릴 마스크도 한개.



그렇게 주변의 사진을 몇장 더 찍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자 반갑다고 꼬리치는 말라뮤트들. 집 안밖에서는 3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제니퍼와 제랄드가 특히 아끼는 녀석들이라고. 그 중에서도 한마리는 앞을 볼 수 없는 장님이라고 한다.


나갈때 온도를 확인했을때는 30도였는데, 그래도 정오가 다가오니 온도가 27도까지 많이 올라갔다. 아 물론, 온도는 영하.

극한의 상황에서 지내는 시간도 때로는 좋은 추억이다. 다시 가라고 하면, 음...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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