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19 아이슬란드 - 진흙이 부글부글 끓는 지열지대, 흐베리르(Hverir)


흐베리르(Hverir)는 뮈바튼으로 가기 직전에 나오는 장소로, 뮈바튼으로 가기 전에 한번쯤 들려가는 명소라 할 수 있다. 그냥 달리다가도 풍경을 보면 멈출 수 없게 되는 곳 흐베리르. 우리는 데티포스만을 보고 바로 뮈바튼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널널해서 잠시 흐베리르에 멈춰가기로 했다. 흐베리르는 아이슬란드의 지열지대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다양한 현상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어가면 지열지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가 있다. 물론 여기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밑에서 걸어다니면서 보이는 풍경은 큰 차이가 없지만, 저 위에 서면 첫 인상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다는 차이정도가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흐베리르의 머드팟. 높은 온도에 진흙이 부글부글 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기에 빠진다면.. 아마 살아남지 못하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조금, 따뜻한 정도라면 피부에도 좋겠네.. 라는 생각도 같이..;; -_-a..



얼마나 뜨거운지 진흙은 쉴새없이 부글부글 끓으며 주변으로 튀어올랐다. 그 위험성 때문에 사람들이 가까이 갈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이 쳐 져 있었고, 이 곳 만큼은 위에서 내려다봐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왜 저런 나즈막한 전망대가 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바로 옆에 서면 그 아래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니 뭐.



머드팟 주변을 걸어다니는 사람들. 사람들의 크기와 비교해도 그 크기가 꽤 큼을 알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흐베리르 지열지대의 트레일을 따라서 걸어가는 길. 흐베리르 지열지대는 30분 정도면 한바퀴를 휙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걸어다니면서 보이는 풍경은 정말 지구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가 코 끝을 자극하는 아린 유황냄새는 덤. 그러고보니 아이슬란드에서는 뜨거운 물에서도 유황냄새가 나서 여행을 하는 내내 유황냄새와 친해져야만 했다. 떠난 이후에도 한동안 옷가지들에 남아있었던 유황냄새들.




그 중에는 이렇게 바로 수증기를 뿜어내는 곳도 있었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나오는 수증기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이리저리 그 모습이 조금씩 변했다. 물론 저 안에 들어가면 유황냄새가 조금 더 심하게 나긴 했지만, 사람들은 그게 재미있는지 한번쯤 저 안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했다. 나도 들어가 봤지만.. 괜히 들어가봤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니까.. 입으로 불어서 저렇게 날리는 건 아니라는 말씀. ㅋ



아까 끓어오르던 진흙의 작은 버전.



이렇게 지열지대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듯 곳곳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다 위로 올라가는 것이 잠시 바람이 멈춘 순간이 아니었었나 싶다. 바람이 멈추면 유황냄새도 잠시나마 사그러든다.




가이드라인 안쪽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없게 해 놓은 곳은 지반이 약한 곳도 있었고, 이렇게 유황과 알 수 없는 물질들로 가득 덮여있는 지역도 있었다. 이런 곳에 가까이 갈 수록 유황 냄새는 더 진해졌다.



부글부글 끓는 머드팟을 사진찍는 사람들.


시야에는 그 모습이 잘 안들어오지만, 저 사람처럼 카메라를 높게 들면 그 안의 모습을 일부나마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왠지 분화구 같은 느낌을 주던 머드 팟. 주기적으로 퐁퐁 하면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도 역시 손을 높이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걷기 힘들거나 위험의 우려가 있는 곳은 이렇게 나무를 이용해 보드워크를 만들어 놓았다. 지열지대 자체는 넓지만, 사람이 맘대로 걸을 수 있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이렇게 지정된 트레일을 통해서 걸어다녀야 했다.





지열지대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 하긴, 아이슬란드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기는 하니까. 생각해보니 이렇게 끓어오르는 진흙의 모습을 본 것은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화산지역을 많이 다니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온천이었지만.. 진흙은 거의 없었다.



온도는 80도~100도. 뭐 부글부글 끓는걸 보면 그 온도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까 전망대에서 내려다 봤던 머드 팟. 여기도 부글부글 끓는 중.



그 중에서도 다소 농도가 짙어보이는 한 머드팟에서는 끊임없이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 모습이 너무도 특이해 몇 컷을 연속해서 찍어보았는데, 대충 이런 모습이 나왔다.


직접 만들려고 해도 만들기 쉽지 않을 것 같은 모습들. 그 모습이 너무나 특이해서 자꾸만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6장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가장 위 오른쪽 사진.



그렇게 짧은 흐베리르 산책이 끝났다. 몸에 들러붙은 유황냄새를 털기위해 상의를 탁탁 치면서 다시 차로 돌아갔다. 이제 늦은 오후로 접어드는 시간이었지만, 하늘로 봤을 때에는 그저 밝기만 했다. 여기서 언덕 하나만을 넘으면 바로 뮈바튼. 이 곳에는 두개의 캠핑장이 있는데, 하나는 평이 그리 좋지 않아서 호수 북쪽에 있는 캠핑장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호수 바로 옆에 위치한 캠핑장의 모습. 전체적으로 넓어서 텐트들이 듬성듬성 쳐져 있었다. 우리는 다른것보다 전기가 중요했기 때문에 전기와 가까운 곳을 찾아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 화장실에서 조금 먼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작은 언덕 위로 있어서 전체적인 느낌은 꽤 괜찮았다.



여태까지 아이슬란드에서의 일정이 꽤 빡빡하게 진행되었던 만큼 우리는 빨리 텐트를 치고서 바로 뮈바튼 네이처 배스(Myvatn Nature Bath)에 온천을 하러 가기로 했다. 사람들 중에는 블루라군(Blue Lagoon)보다 이 뮈바튼 네이처 배스가 더 좋았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으니 기대 만땅! 그런데 텐트를 다 쳐 갈 때 즈음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가 크게 많이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중 캠핑은 사실 좀 번거로운데... 뭐, 어쩔 수 없으니 내일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기만을 바래야 했다.


그래서 멀리 뮈바튼 호수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정리하고 바로 뮈바튼 네이처 배스로 향했다. 비가 오는 것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차가운 공기와 비를 맟는 기분(눈이었으면 더 좋겠지만)은 꽤 나쁘지 않을거란 기대를 하면서. 뮈바튼 캠핑장에서 온천까지는 차로 약 5분거리. 생각외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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