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어나는 현존천수각 12성 중 하나인 고치성 둘러보기..


고치시의 일요시장을 둘러보고 나서 이동한 곳은 고치성이다. 이렇게 문과 천수각이 한 각도에서 보이는 드문 곳 중 하나라고 하는데, 화재로 전소된 후, 1753년에 재건된 이후로 굉장히 잘 보존된 성이기도 하다. 얼마전 오사카를 여행할 때, 겉에서 볼때는 멀쩡했지만, 내부는 현대적인 건물이었던 오사카성에 크게 실망을 하고 있었던 터라.. 다른 곳보다 보존상태가 굉장히 좋다는 고치성에 대한 기대가 어느정도 있었다.



고치성의 입구에 있는 야마우치 가즈토요의 동상. 고치현의 옛 이름인 토사국의 태수로, 현재 고치시의 기초를 이룬 사람이다. 임진왜란에는 참전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다른 성들의 성주들보다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만 하다.





고치성을 둘러싼 해자 주변에는 어르신들이 모여서 장기를 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일요일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했다. 뭐랄까, 좀 종로 일대의 느낌과 비슷한 기분?




고치성의 입구인 오테몬(追手門)은 오른쪽으로 꺾어진 형태로 되어있는데, 쳐들어오는 적군이 바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렇게 옆으로 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고치성 자체가 태평성대 시절에 재건되었고, 그 뒤로 전쟁을 거의 겪지 않은 성이다보니 보존상태도 양호하지만 지어질 때 이런것을 기본적으로 생각했어야 한 듯 싶다.


고치성의 성벽은 이렇게 잘 들어맞는 돌을 쌓아서 만들어 놓았다.



고치현은 최근 관광객들이 갑작스레 불어난 곳 중 한 곳인데, 일본의 영웅 중 한명인 사카모토 료마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을 많이 찾는다. 물론, 관광객이 갑작스레 불어난 가장 큰 이유는 NHK에서 올해부터 방송하기 시작한 대하드라마인 '료마전'이다. 고치현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4편까지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일본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 꽤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인 듯 싶다. 물론, 히로스에 료코도 나오고.. 나중에 알고보니 히로스에 료코도 고치현 출신이라고..


이 사람은 이타가키 다이스케로 고치현 출신의 정치가이다. 자유민권론을 주장한 사람으로 들고있는 손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혀있다. 고치성의 안내판에는 한글로도 모두 설명이 같이 적혀있어서, 고치성에 대한 것들을 이해하기에 굉장히 좋았다. 일본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역시 한국관광객이 많다보니 한글로도 잘 되어 있다는 것.

고치현은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준비해나가고 있는 듯 싶었다.


고치성은 계단이 꽤나 많은 성이기는 했지만, 규모가 전체적으로 크지는 않아서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정말 아름답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2월에는 따뜻하기는 했지만 벚꽃이 필 시기는 아니었다. ㅠㅠ


배수로로 사용된 곳. 물이 흘러서인지 주변에 이끼가 자라있다.


이 말과 함께 있는 여인은 야마우치 가즈토요의 부인인 치요이다. 야마우치 가즈토요가 다이묘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여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야마우치 가즈토요에게 시집올 때 가져온 돈으로 산 이 말이 야마우치 가즈토요의 출세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내조를 잘 한 여인이기도 하고, 야마우치 가즈토요가 죽은 뒤에는 속세를 떠나기도 했다. 치맛바람의 주인공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조쪽이 더 맞는 듯.


고치성 천수각으로 올라가다보면 이런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는 문이 있어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가짜 문이다. 적들이 공격해 왔을 때 입구를 해깔리게 만들려고 설치해 둔 곳이라고 한다. 물론, 저 위의 창문으로는 적들을 향해 화살이 쏟아졌을거고.


이 계단을 빙 둘러서 더 올라가면 고치성 천수각에 올라갈 수 있다.



천수각으로 향하는 입구. 여기까지는 별다르게 입장료가 없다. ^^ 고치시에 여행을 왔다면 고치성 천수각에 올라가보지 않더라도, 천수각이 있는 곳까지는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





천수각으로 올라가기 전에 본 풍경.

하늘이 맑은데다가, 해가 슬슬 지려고 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콘트라스트가 상당히 강하다. 구름의 아름다운 모습과 천수각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저 위로 올라가면 고치시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고치성에는 이렇게 대나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이걸 지팡이 삼아서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것이다.


고치성의 천수각 입장료는 400엔(약 5천원). 천수각 뿐만 아니라 간단한 전시실도 함께 방문할 수 있다.


고치성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곳인데, 그냥 신발장에 넣어도 되고, 왼쪽에 보이는 보관함에 넣어도 된다. 그런데, 왠지 일본은 신발장에 넣어도 없어지지 않을 거 같은 느낌;; 왠만큼 비싼 신발이 아니고서야 ㅎㅎ..


고치성 역시 이렇게 한글로 된 팜플렛이 있었다. 고치성 '주요문화재'라고 적혀있는 이 팜플렛은 지금 이 여행기를 쓰는데도 나름 도움이 되었다. 내가 끊은 티켓은 단체티켓이라 320엔. 그런데 왜..;; 단체..;


야마우치 가즈토요와 치요.. 벚꽃이 휘날리는 배경이 은근히 매력있다.


이 복장은 과거에 야마우치 가즈토요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방송되었을 때 직접 복장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나비인가 싶었는데.. 파도를 상징하는 문양이라 한다. 이 근처에 파도가 많이 치기 때문.







고치성 안에는 이렇게 미니어쳐를 전시해 놓은 곳도 있었다. 아주 간결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었는지 대략적이나마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고치성의 천수각은 올라가는 층마다 다양한 전시주제를 가지고 있었다.


천수각의 아래층에는 이렇게 일본 전체의 성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오사카성 정도. 그나마도 한참을 헤멘후에야 찾을 수 있었다. 성들이 이거 뭐..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ㅠㅠ...


천수각에 오르니 벌써 올라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라 그런지 빛이 부드럽다.


천수각의 안내문. 다른 것들보다 낮잠자지 말라는 것이 눈에 띈다. 돈내고 여기 올라와서 낮잠자도.. 괜찮을지도.. 바람도 솔솔 부는게.. 풍경도 좋고.. ㅎㅎ..;; 낮잠 자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렇게 안내문이 붙었겠지..





천수각에서 바라본 고치 시 풍경. 바로 앞에는 고치현청(고치성 구역에 속한다)이 있고, 그 주변으로도 다 돌아볼 수 있었다. 바람도 솔솔 부는 것이 꽤나 기분 좋았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해가 많이 낮아짐에 따라서 그림자도 많이 길어져 있었다.



고치현은 한때 고래 어업을 하던 현 중 하나였는데, 그에 대한 전시물들도 있었다. 지금은 고래 어업이 금지되어 있고, 먹을 수 있는 고래는 사고를 당하거나 해변에 떠밀려온 고래 정도라고 한다. ^^


안에 전시되어 있었던 사카모토 료마.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나름 잘생긴듯..?


그렇게 천수각 관람을 마치고 고치성을 떠났다. 이제 해가 슬슬 지려고 하니 호텔에 돌아가서 짐을 푸르고 저녁을 먹으러 갈 시간이다. 저녁약속은 히로메 시장에서 있었는데, 오늘 저녁엔 뭘 먹을 수 있을지 참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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