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트리송의 고향, 내쉬빌(Nashville)에서 만난 컨트리 밴드와 라이브 [미국 렌터카 여행 #76]


엘비스플레슬리의 그레이스랜드가 있는 멤피스에서 컨트리음악의 수도 내쉬빌까지는 약 4시간 정도 거리. 미국을 렌트카로 여행하다보면, 고속도로에서 수많은 휴게소를 만나게 된다. 한국의 휴게소처럼 이것저것 팔지는 않지만, 화장실과 피크닉에어리어, 그리고 자판기 정도가 갖춰져 있다.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르지만 보통 레스트 에어리어(Rest Area)라는 이름으로 많이 표기한다. 대부분 주차장도 넓게 되어있어 트레일러나 캠핑카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가 멈췄던 이유는 잠시 점심을 먹으면서 화장실도 가기 위해서였다. 마침 여기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파빌리온도 있어서 강한 햇빛을 피해 간단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점심식사는 언제나처럼 밥통에 가져온 밥과 반찬들. ^^



우리를 모시고 열심히 수고해주고 있는 벤츠 GLK350. 그러고보면 한국에서는 과연 이런 차를 몰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내쉬빌로 향하는 길. 쭉 뻗은 고속도로는 새로운 풍경이 등장하지도 않고, 산도 거의 나오지 않아서 그냥 지루하게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미국 남부의 풍경은 거의 다 이런 느낌.



내쉬빌과 녹스빌로 나뉘는 곳. 40번 인터스테이트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내쉬빌로 연결된다.



내쉬빌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직행해서 체크인을 하고, 다시 시내로 나오니 벌써 해가 조금씩 져 가고 있었다. 사실 호텔에는 오후 2시쯤 도착했는데, 잠깐 쉬었다가 나온다는 것이 다들 게으름에 뒹굴거리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서, 다시 시내로 나온 시간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시간이었다. 뭐, 낮에 무언가를 구경하기보다는 저녁의 분위기를 위해서 찾은 도시니만큼 그건 큰 문제는 되지 않았지만.



길거리 주차를 해 놓은 차량들. 보통 길거리에 주차를 잘 안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차 안에 있는 짐도 호텔에 다 넣어놔서 별다른게 없기에 그냥 가까운 곳에 차를 세웠다. 길거리 주차를 하다보면 항상 도난이 걱정되는데, 옛날에 렌터카 여행을 하다가 한번 털린적이 있어서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하늘 위로 날라가는 비행기. 시뻘건 것이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아닐까 싶다. ^^



내쉬빌의 브로드웨이(Broadway). 도로의 한켠에는 이렇게 마차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부답게 대부분의 마부들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마차를 타기 위해서 마부들과 협상하고 있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남자 3명이서 낭만을 즐기기에는 다소 비싼 느낌이라 포기. 그러고보면, 미국에서 한번도 마차를 타보지 않았다. 근데, 별로 타보고 싶지도 않았다. ㅎㅎ



일단 도심에 도착하니 다들 허기를 느껴서 먹을곳이 없나 돌아다니는데, 아무리 토요일 오후라지만!! 패스트푸드점들까지 다 문을 닫아버렸다. 우리가 아무리 주중에 사람이 많은 경제지구쪽으로 왔다고 해도 서브웨이나 맥도날드가 문을 닫았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결국 문 연 곳을 헤메다가 근처의 수퍼마켓을 발견해서 그곳으로 들어갔다.



수퍼마켓의 앞에는 피크닉테이블이 있었던 관계로, 간단하게 샐러드와 샌드위치, 그리고 통닭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콜라를 샀다. 콜라는 정말.. 한 30%정도의 콜라맛이 났는데, 저 큰거 한병에 $1.5 였다. ㅋㅋ.. 싼맛에 먹기에는 나쁘지 않았는데, 가져가서 마저 먹고 싶지는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쨌든, 저녁식사는 이렇게 해결!


근데 먹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문 연 가게들이 보인다. 이..이게 뭥미!!



저녁을 먹고 걷기 시작하니 주변이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앞에 보이는 곳은 내쉬빌의 다양한 경기들과 공연이 열리는 브릿지스톤 아레나. 아마 브릿지스톤에서 어느정도 투자를 한 듯. ^^



내쉬빌앞에 흐르는 컴버랜드 강(Cumberland River)위를 유유히 지나가는 크루즈. 남부지방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형태의 배로 뒤쪽의 모습이 가장 포인트. 식사를 하는 살마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디너 크루즈인 듯 싶었다.



강가에 앉아 야경을 즐기던 한 청년. 왠지 맥주가 어울릴 것 같은데, 들고 있는 것은 파워에이드. 생각해보니 미국에서는 야외에서 술을 드러내놓고 마시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남부도 그 중 하나.



밤에 펄럭이는 미국 국기들. 그 앞으로 이어지는 길이 바로 내쉬빌의 다양한 컨트리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펍들이 늘어서 있는 브로드웨이.



밤에도 마차를 타고 관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은 하드락카페. 미국 전역에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하드락카페가 많고 즐겨 가는 편이긴 하지만, 내쉬빌에서까지 저 곳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브로드웨이를 따라 쭉 서쪽으로 걸어가봤다.



거리의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곳곳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컨트리음악이었는데, 우리가 아는 그런 컨트리음악이라기보다는.. 조금 모던락 느낌이 나는 형태의 컨트리음악이 많았다. 수많은 바들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음악이 나오는 곳이 있으면, 그냥 들어가서 맥주 한 병을 시켜놓고 음악을 감상하면 된다. 다만, 모든 펍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기 때문에 여권을 지참하는 것은 필수!



바 안의 풍경. 사람들이 모두 공연을 하는 밴드를 향해서 앉아있다. 이 곳에서 아무데나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면 되는데, 생각외로 맥주의 값도 상당히 저렴했다. 물론, 공연을 감상하면서 저 밴드에게 주는 팁은 별도! ^^



맥주는 부쉬(Busch)맥주가 한캔에 단돈 $2이길래 시켜봤다. 안호이저-부쉬 그룹의 맥주인거 같은데, 내 생전 이렇게 맛없는 맥주는 처음이었다. -_-;; 홈페이지를 가보니 남동부나 중부에서 많이 소비되는 맥주라고 하는데, 그룹의 다른 맥주에 비해서도 맛이 참.. 그래서 가장 저렴한 것 같았다. 그냥 밀러나 마실걸 그랬나 싶었다. ;;



이녀석이 그 맛없었던 맥주. 뭐 빙하에서 내려온 어쩌고 해서 맛있어 보였는데-_-;



밴드의 음악을 감상하는 부부.






밴드의 공연은 정말 $2 짜리 맥주 한캔을 마시면서 보기에 미안할 정도로 멋졌다. 여기서 한 4곡정도를 듣고 나왔었는데, 카메라와 눈이 마주치자 윙크도 해주신 보컬누님. 이렇게 라이브 음악을, 그것도 수준급의 음악을 들어서 고맙다는 의미로 밴드의 팁 통에 거금 $5를 넣어놓고 나왔다. 맥주보다 더 비쌌던 음악 감상료 ㅎ.. 그래도, 그만큼 맘에 들었었다.



그렇게 다시 펍을 나와서 다른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오는 펍을 찾아서 걷기. 길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가득하고, 현란한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있었다. 뭐랄까, 미국 남부에서 상상할만한 그런 분위기? 뉴올리언즈-멤피스-내쉬빌로 이어지는 이런 분위기는 일관적이어서 참 맘에 든다. 사실상 내쉬빌이 남부 음악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이기도 해서 내쉬빌에서의 마지막 밤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두번째로 들어갔던 펍. 보컬 아저씨는 좀 여유롭게 노래를 하는 듯 했었는데, 뒤쪽의 기타치는 아저씨는 기타연주 자체에 몰입하시는 듯 했다. 연주 자체는 꽤 정열적이었는데, 보컬 아저씨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은근히 안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조화가 잘 되었다. 어쨌든, 한두번 연주한 그런 밴드는 아닐테니 ^^


그렇게 펍을 돌아다니면서 맥주도 마시고 음악도 듣다보니 시간이 어느덧 훌쩍 지나갔다. 내일은 내쉬빌에서 그레잇 스모키마운틴까지 또 4시간여를 달려가야 하니 체력을 아끼기도 해야 해서 조금 일찍 돌아가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밤 늦게까지 음악의 향연에 빠져있고 싶었지만.. 뭐, 일정이라는게 있으니까.



조금 더 어둑해진 브로드웨이의 풍경. 눈 앞에 보이는 건물은 은행인 듯.



페덱스 오피스 앞에 서있는 경찰들. 보통 미국 경찰 하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는 다소 육중한 느낌이 먼저 연상되는데, 내쉬빌의 경찰들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왠지..귀여워.



돌아가기 전 도로를 건너는 육교 위에서 내쉬빌의 사진 한 장.



그렇게 밤 늦게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운전은 술을 안마신 태양군이 담당했다. 오늘자로 여행을 시작한지 7,000마일(약 11,200km)째. 내일은 테네시주에서 조지아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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