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12 아이슬란드 - 아이슬란드의 주상절리, 레이니스피아라(Reynisfjara)


디르홀라이 전망대에서 내려온 뒤 포장된 도로를 따라 길 끝까지 가니, 작은 주차장과 전망대가 있었다. 어차피 디르홀라이에서 내려온 곳이라 큰 볼거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곳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이전에 굴포스에서 한번 사진을 찍어드렸던 한국 일행분들이었는데, 이번에 여기서 또 마주친 것이었다. 교수님을 포함한 4분이서 우리처럼 렌터카로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를 여행하고 계셨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와 루트가 상당히 비슷했다. 결국, 이 분들과는 이 이후에도 2번이나 더 마주칠정도로 꽤 인연이 깊었달까.




작은 전망대에서 본 풍경. 아까 그 코끼리 다리가 보이고, 그 앞의 섬들이 바다에 떠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주상절리 해변.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수축되어 생기는 바위로 주로 4각 또는 6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보통 수직으로 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주상절리다. 제주도의 주상절리가 대표적인 한국의 주상절리다. 아이슬란드에서도 이런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곳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 뷰포인트는 그 일부만을 볼 수 있었고 다음 목적지인 레이니스피아라(Reynisfjara)는 아이슬란드 주상절리의 하이라이트가 모여있다고 해도 무방한 곳이었다.



디르홀라이에서 레이니스피아라까지는 약 15분 정도. 작은 만을 한바퀴 돌아서 도착하면 잘 마련된 주차장에 다다르게 된다. 주차장 앞의 나무한그루 없는 평평한 느낌의 산이 거대한 병풍처럼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바로 이 산의 한 부분에서 아이슬란드의 특징적인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 앞의 관광 안내 나와있는 표지판. 주상절리, 코끼리바위, 검은해변에 우뚝선 바위, 드래곤 길들이기의 전설 속 바위까지 주변 관광 명소들을 한번에 소개하고 있었다.




이 곳에는 화강암과 현무암이 공존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저 붉은 색의 돌들은 좀 달라보였다. 이 돌들은 좀 다른 종류인 것 같은데, 학생때 공부를 안해서인가.. 어떤 종류의 돌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혹시 아시는 분?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면 이렇게 한쪽에 동굴 옆으로 주상절리들이 가득함을 발견할 수 있다.






주루룩 늘어선 레이니스피아라의 주상절리는 기본적으로 내가 알고 있던 주상절리와는 많이 달랐다. 그동안 봐왔던 주상절리는 제주도의 검은색 현무암으로 된 주상절리였는데, 이곳의 주상절리는 현무암이라기보다는 화강암에 가까워 보였다. 아쉽게도 이쪽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지라, 쭉 설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어쨌든 이렇게 기둥 형태의 회색 바위들이 죽 늘어서 있는 풍경은 확실히 독특했다.




그 옆으로 이어진 동굴은 주상절리의 아래쪽 부분을 볼 수 있었는데, 제주 주상절리의 확연한 6각형과는 다른 다양한 모습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깨끗한 느낌의 외부와는 다르게 아래쪽은 좀 더 거친 느낌.



동굴 내에서도 그 갈라진 느낌은 상당히 많이 차이가 났다. 동굴을 바라보면서 왼쪽의 바위들은 그래도 어느정도 모양에서 균일함을 보였따면, 오른쪽의 바위들은 위처럼 정확한 형태가 잡혀있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여기는 그 갈라짐이 조금 더 분화되어 보였다. 아까 본 주상절리가 잘 정리된 모습이었다면, 이쪽은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동굴의 바깥으로 나와서 보이는 풍경. 바다 위로 높게 솟아오른 바위들이 확실히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7월이었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생각보다 쌀쌀한 온도는 왜 이곳이 아이슬란드인지 조금은 이해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바람막이 없이 걸어다니다가는 피부사이로 바람들이 가득 들어올 것 같은 느낌.




동굴 오른편 바깥쪽의 모습.


이곳에서는 바위가 굉장히 자잘하게 나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참, 이런걸 지질학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하면서 그 지식을 자랑해보고 싶지만, 나는 그냥 이 자연이 만들어낸 신기한 모습을 보면서 감탄사를 내뱉는 것이 전부였다. 아마, 이 때쯤이었을거다. 이 분야에 대해서 한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건. 뭐, 몇일 후에는 그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나는 공부해야 할게 많다. ㅋㅋ



조금 더 멀리서 잡아본 풍경. 왼쪽 위를 보면 주상절리 형태가 남아있지만, 아래로 갈수록 바위가 더 잘게 쪼개진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아래는 검은 해변에 앉아 바위를 바라보며 명상을 즐기시는 보링보링님.



이 지역은 퍼핀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고 해서, 하늘을 쳐다보니 갈매기만 가득했다. 이런. 그래도 혹시 퍼핀이 있을까 싶어 하늘을 보고 있는데, 퍼핀 한마리가 날아갔다. 그리고 그 퍼핀이 아이슬란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퍼핀이었다. 퍼핀 많다더니!!! ㅠㅠ 뭐, 운이 없었던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레이니스피아라의 해변은 이렇게 검은 해변이었는데, 색이 검어서인지 바닷물이 느리게 빠져나가는 것이 눈에 확연하게 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파도가 넘실대며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모습을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뭐랄까, 에메랄드빛 바다에 하얀 백사장이 아니라, 다소 짙은 바다색에 검은 모래지만.. 느끼는 감정은 어떤 면에서는 묘한 동질감이 있었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멋진 주상절리 사진을 한컷 더. 아무리 봐도 그 모습이 너무 특이하다. 이 주상절리가 바로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빅에 있는 힐그림스키르캬교회 모습의 토대가 되었다고 하는데, 교회를 보고 이 주상절리를 보고 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곳을 떠나 스카프타펠로 향하는 길에 비크(Vik)에 잠시 들렸다. 다른 렌트카 여행자들은 디르홀라이와 레이니스피아라를 거치지 않고 비크만 들렸다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는 앞의 두 곳을 들리고 나서 비크에 와서인지 볼것이 없어 실망하고 말았다. 아침일찍 왔다면 퍼핀이라도 봤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어중간한 시간이어서 그냥 비크에 위치한 마트에서 가볍게 장을 보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스카프타펠 국립공원(Skaftafell National Park)로 향했다.


아, 그리고 비크의 수퍼마켓. 소고기가 없었다. 고기라고는 오직 양고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두팩이나 샀다. ㅠㅠ) 아니면 소세지라는 대안밖에 없었다. 하필이면 우리가 갔을때만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양념된 양고기는 정말 정말 정말 맛 없었다. 나중에 사진조차 찍고 싶지 않았을정도. 역시 난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좋다. ㅋ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