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13 아이슬란드 - 스카프타펠 국립공원(Skaftafell National Park)과 빙하, 그리고 캠핑



비크(Vik)에서 장을 보고 바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으로 이동을 하는 길에, 관광지 안내 표지판이 있어 잠깐 들어가 봤다. 그런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돌무더기들 뿐.



자연적으로 생겼다기보다는 사람이 쌓아놓은 듯한 이미지가 꽤 많이 느껴지는 장소였는데, 어쨌든 특별히 구경할 꺼리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잠시 휙 둘러보고 자리를 이동했다.



가는길에 본 풍경. 뭔가 꾸물거리는 느낌의 바위들이 가득한 풍경이 한 10분 정도 이어졌던 것 같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찍어둔 한 컷. 생각보다 셔터스피드가 잘 나와서 흔들리지 않았다.



역시 가는 길에 보니 폭포가 있길래 잠시 멈춰서서 한 컷.


7월은 아이슬란드의 얼었던 눈이 녹는 시기라 그런지 이렇게 쉽게 곳곳에서 폭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폭포 역시 이름이 있겠지만, 잠시 스쳐지나간 터라 이름까지 확인할 시간은 없었다. 폭포 앞의 집과 꽤 잘 어울리는 풍경.



그렇게 1시간여를 더 운전해가다보니 눈 앞에 거대한 빙하가 나타났다. 하늘에 구름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빙하의 모습을 한눈에 다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운전하는 동안 풍경이 계속해서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설산이 눈앞에 펼쳐지니 또 그 느낌이 달랐다. 지금 달리고 있는 곳은 바다 바로 옆 해발 10~20m 정도밖에 안되는 곳인데 그 앞의 빙하라니.



사진에 보이는 빙하는 바트나요쿨(Vatnajokull)의 일부가 땅 쪽으로 내려온 곳으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의 가장 대표적인 빙하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바트나요쿨은 그 규모로는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이며, 넓이로 따지면 노르웨이의 Austfonna에 이어 2번째 넓이라고 한다. 물론 러시아에 더 큰 빙하가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이라기보다는 거의 북극권에 가까운 곳이라서 제외. 어쨌든 규모나 넓이로 보나 확실히 거대한 빙하임에는 틀림없었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멈춰서 빙하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 있어 잠깐 차를 세웠다.



정면에 보이는 빙하와 그와 관련된 여러 지형의 설명들이 있는 안내판. 영어와 아이슬란드어 두가지로 병기되어 있었다.



그냥 봐도 멋지기만 한 빙하의 모습.


그냥 풍경만 봐서는 한 1,000~2,000m 쯤 올라온 것 같은데, 해수면에서 얼마 올라오지 않았다니.. 아이슬란드니까 이런 풍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런 얼음이 가득한 풍경이 이 나라의 이름을 아이슬란드(Iceland)로 만든 것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마도 지구온난화가 많이 진행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국토의 더 많은 지역이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고 하니까.



두개의 빙하 중 왼쪽 빙하의 모습.



두개를 한꺼번에 보면 이런 모습.


멀리서 보면 이 빙하가 엄청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바트나요쿨 빙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유럽에서 규모로 최대급이라는 바트나요쿨의 크기는 그야말로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



저 거대한 빙하가 지도에서 보면 바트나요쿨의 살짝 튀어나온 일부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 자연은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거대한 규모의 빙하라니..



백야때문에 해가 거의 지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기는 했지만, 오후 8시가 넘어서면 해가 굉장히 낮아지면서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 밤 12시가 다 되어갈때까지 해가 지지 않는다는 이야기. 뭐랄까, 굉장히 긴 늦은 오후를 보내는 느낌이 들었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의 방문자 센터. 여기서 캠핑장 및 전기 등의 사용비용을 내야 했다. 캠핑장 비용은 전기 포함해서 4인에 5만원 정도. 숙박비로는 꽤 저렴하다.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데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8시 반에 도착해서 늦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에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할 예정이라면 꼭 9시 전에는 도착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물론, 다음날 아침에 가서 비용을 내도 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에는 캠핑을 하면 안되는 지역도 있었는데.. 그런것을 모르고 캠핑할 수도 있으니까. ^^



유럽의 캠핑장에서는 이렇게 별도의 컨버터가 필요한데 별도로 가지고 오지 않았던 우리는 여기서 한개를 구입했다. 이틀간 대여하는 비용과 구입하는 비용은 겨우 5천원 차이. ㅡ.ㅡ; 그래서 그냥 구입해버렸다. 앞으로 캠핑하면서도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컨버터니까. (나중에 슈퍼마켓에서 파는 가격도 캠핑장 가격과 차이가 없었다. ^^)



그러고 바로 텐트를 칠 차례. 익숙한 손놀림으로 팩을 박는 보링보링님. 우리가 사용하는 텐트는 자동 팝업텐트라 둘이서 후다닥 피면 모든 것을 완료하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접는건.. 한 10분? ^^ 한 곳에서 1박이나 2박만 하는 캠핑이 많다보니, 정말 하나하나 조립하는 텐트가 아닌 자동텐트를 가지고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 줄 몰랐다.


오늘 저녁은 밥과 함께 먹는 소세지 파티!


수퍼마켓에서 미리 구입한 소세지들을 구이바다에 구우며, 맥주 한잔을 겯들이자 꽤 훌륭한 저녁식사가 되었다. 이 날 사왔던 소세지를 모두 다 먹어버리고, 다른 것들까지 싹 먹어치웠는데.. 그것이 문제였다. 남은 것은 양고기 뿐이었던 것. 다음날 어떤 재앙이 올 줄 모르고 우리는 맛있게 먹은 뒤 배를 두드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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