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 나가노 시부 온천


유명한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는 많은 곳이 거론되곤 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에히메현의 도고 온천과 나가노현의 시부 온천이다. 그 외에도 다른 곳들이 많이 거론되지만, 이 두 곳이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데.. 관련해서 자료들을 찾아보니, 시부 온천의 카나구야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곳이라고 한다. 애니메이션의 모티브는 이 시부온천에 있지만, 설정 상 실제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곳은 도고 온천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어느 곳이 정확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관련이 있다기 보다는, 둘 다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시부 온천에는 총 9개의 공동탕이 있다. 숙박하는 료칸마다 각각 모두 온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이 아닌 이상 공동탕을 이용할 이유는 그리 크지 않지만, 사람들이 시부 온천에서 공동탕을 가는 것은 9개의 공동탕을 갔다는 도장을 찍기 위해서이다. 공동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키가 필요한데, 료칸에서 가져갈 수 있는 키가 바로 이 키다. 아무래도 료칸의 온천이 좋기 때문에 공동탕에 잘 들어가지는 않지만, 현지에 사는 사람이나 호기심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


왠지 온천마을을 걸으려면 유카타를 입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료칸에서 체크인을 하고, 유카타를 입었다. 보통은 객실 안에 비치되어 있는 유카타를 입고 많이 돌아다니지만, 일정 비용을 내면 유카타를 대여해서 빌려입는 것도 가능하다. 여자들의 유카타는 꽤 예쁜것들이 많았는데, 남자들의 유카타는 다소 칙칙한 색이 대부분이었다. 뭐.. 여기도 여자가 더 화려한 건 어쩔 수 없으려나.




시부온천 거리의 모습. 5명의 남자가 함께 도장을 찍으며 걸어다니고 있었다. 가게 앞마다 빨간색 천이 있는것은 우리가 방문했을 때 지역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 모든 건물에 걸어놓은 것이라고 하는데, 마을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어보여서 굉장히 좋았다. 그냥 계속 꾸준히 유지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이곳이 바로 공동탕.

9개의 공동탕 중 8번인데, 료칸에서 가지고 온 열쇠를 이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아니면, 그냥 입구 앞에 비치되어 있는 도장으로 이 온천에 들렸다는 증명(^^)만 해가지고 가거나.


요렇게 도장을 찍으면 된다. 9개를 모두 모으면 완성. 잘 보면 도장의 모습도 조금씩 다 다르다. 공동탕을 여럿 들여다 보았는데, 굉장히 깔끔한 것이 있는가 하면 그다지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곳도 있었다. 뭐, 그냥 시부온천이라는 곳에서 즐기는 하나의 액티비티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왠지 온천마을에 왔다는 느낌을 팍팍 주니까.



사진을 한장 찍어본 공동탕의 모습. 사실 우리도 공동탕은 이렇게 문을 열어서 구경만을 하거나 발만을 담구고, 전신을 담근곳은 없었다. 이곳보다 깨끗했던 다른 공동탕은 사람들이 안에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다행히 이곳이 사람이 없던 곳.




일본의 온천마을, 그리고 유카타와 게다가 잘 어울린다. 모델로 수고해 주신건 봉희씨.


베쯔니형과 나도 등에 부채를 하나 꼽고 돌아다녔다. 여름이었기 때문에 꽤 더웠지만, 실제로 저 부채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냥 꼽고 다니는 정도의 용도;



시부온천 근처의 명물이 온천을 하는 원숭이다보니, 이렇게 맨홀에도 온천을 하는 원숭이가 그려져 있었다. 확실히, 일본에서도 눈에 띄는 특별한 관광 명소기는 하니..^^;


시부 온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료칸.




시부온천에는 공동탕 이외에도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마을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족욕은 그냥 돌아다니다가 발이 피곤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한두명씩은 꼭 있었다. 우리도 잠시 발음 담그고 족욕을 하다가, 사람이 없을 때 한장 찍어봤다. 왠지 온천은 겨울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족욕은 딱히 때를 가리지 않는 느낌이다.



온천 달걀.

뜨거운 물에 계란을 담가둬서 만드는 계란인데, 팔팔끓을정도로 뜨거운 물이 아니다보니 반숙정도의 느낌으로 익어 있었다. 뭐, 생계란도 먹는데 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계란은 계란인지라 목이 조금 메이는 느낌은 있었다.


계란을 먹고 생긴 갈증과 메이는 느낌은 사이다로 해소. 지역의 사이다라고 하는데, 구슬을 밀어넣어서 사이다를 먹는 특이한 방식이었다.



이곳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카니구야 료칸.


그 앞에서 기념 사진 한장.

해가 저물어가려고 하는 오후나절이어서 그런지 사물들이 예쁘게 빛을 받고 있었다.


시부온천의 거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카타를 입고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그냥 평상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꽤 눈에 띄었다.




마을 한편에 있던 사격장. 어차피 맞춰도 상품이 없는 곳이어서 그랬을까, 다들 멀리서 열심히 맞춰보더니 가까이 총을 들이대고 맞추지 못한 한을 풀어보기도 했다. 어쨌든, 그냥 돌아다니는 것만이 아니라 가볍게 해 볼만한 것들도 곳곳에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 둘러볼 수 있었다.


원숭이 온천까지의 거리는 약 4.0km. 걸어서 대략 1시간 거리에 있었다. 우리는 이미 이 곳을 들려서 시부 온천에 오기는 했지만, 이 곳을 함께 구경하기 위해서 시부 온천에 들리는 사람의 숫자도 꽤 된다고 했다.



마을 유람을 한바퀴 하고 도장도 다 찍은 뒤에 료칸에서 식사를 하고 나왔다. 다시 한번 선선해진 저녁 길을 걸으려고 나왔다가 이번에는 북쪽에 위치한 족욕탕에 들렸다. 낮에 들렸던 곳과는 다르게 4개의 족욕탕들의 온도가 조금씩 달랐다. 차가운 곳, 미지근한 곳, 따뜻한 곳, 그리고 뜨거운 곳 까지.


시부온천의 밤거리. 조용하다.



4km 떨어진 곳에 원숭이 온천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였을까? 한 료칸의 지붕에 원숭이 한마리가 앉아서 지나다니는 사람을 구경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인형인가 싶었는데,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 조금씩 자세를 바꾸면서 모델포즈를 취하던 녀석. 사람이 확실히 익숙한 듯 싶었다. 하긴 마을까지 내려올정도니까.


저녁에 도장을 찍으러 다니는 아가씨들. 역시 공동탕에 들어갈 생각들은 없어 보였다. 그냥 슬슬 돌아다녀도, 그 풍경이 이국적인 느낌이 좋은 온천마을. 그래서 온천마을을 여행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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