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바바라 해변과 말리부 해변에서 태평양을 만나다 [미국 렌터카 여행 #03]


산타바바라 시내에서 이곳 저곳 돌아다닌 후에 우리는 바로 산타바바라의 해변으로 차를 돌렸다. 해가 길어질 무렵 산타바바라의 해변에서 부드러운 빛의 사진을 찍고, 말리부의 해변에서 멋진 선셋을 찍는 것이 우리 계획이었다. 물론, 모든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일줄은 몰랐다. 특히, 말리부가 처음 가보는 것이라는게 문제였다.

어쨌든, 산타바바라 해변으로 돌아와서, 이곳은 자전거나 조깅을 하기에 좋도록 굉장히 잘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 잠시 휴식차 와서 시간을 보낼 때 가볍게 와볼 수 있을만한 해변. 그런 곳인 듯한 느낌이었다.



한쪽에는 이렇게 익스트립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도 있었는데, 꽤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뭔가 화려한걸 하거나, 아주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구경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의 자그마한 아쉬움이었지만.


산타바바라의 Stearns wharf로 가는길에서 본 해변. 이곳엔 사진을 열심히 찍는 사람이 있었는데, 뭘 찍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Wharf위의 건물들을 찍는 것일까, 무수하게 날아다니고 있는 갈매기들을 찍고 있는 것일까..


왠지 그의 카메라의 방향으로 미루어 봤을 때, 수많은 갈매기들..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다른 새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듯 싶었다. 나중에 보니, 새들이 바다로 뛰어들면서 물고기를 낚아채고 있었는데, 아마 그런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현재 걷고 있는 곳이 바로 해변루트(Coast Route)이고, 다운타운도 그리 멀지 않다. 우리의 목적지인 Stearns wharf도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는 듯 별다른 거리가 나와있지 않다.



Stearns Wharf의 다리를 넘어갈 때 본 것들. 동전을 던져서 넣어보라는 일종의 게임(?)인데, 주변의 사람들이 돈벌이로 설치해 놓은 듯 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페니(1센트)를 던지고 있기는 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던지는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꽤나 쏠쏠한 수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것도 단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가 설치되어있었는데, 그나마 가장 그럴듯한 녀석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싶ㄷ
이 Stearns Wharf는 차로도 들어갈 수 있는데, 주차비를 내거나 안에 있는 식당 등에서 음식을 사먹으면 된다. 딱히, 사먹을 생각이 아니라서 천천히 걸어들어가긴 했지만, 여기서 식사를 하거나 좀 더 있을 예정이라면 돈을 내고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나무로 만들어진 와프 위를 운전하는 기분도 쏠쏠할테니.


안으로 들어가는 속도 제한은 시간당 10마일. 하지만, 딱히 빨리 가야 할 필요는 없는 그정도의 거리이다. 10마일이 굉장히 느리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와프 위에서 본 해변. 꽤나 고운 모래 위로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있다. 이 바다에서 또다를 볼거리를 선물해주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 새들이었다. 바다 위를 활공하다가 먹이가 보였다고 생각되면 바로 물 속으로 낙하. 바로 물고기를 낚아챘다. 마침 망원렌즈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제대로 잡지 못한 탓도 있지만, 활공하다가 순간적으로 내려가는지라 사실, 그 모습을 잡아내는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하루종일 있는다면 가능할 것도 같지만.




5월 말이었는데도 한류 덕분일까, 와프 위에는 꽤나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슬슬 걸어들어가는 우리 이외에도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주변에 살면서 운동이나 잠시 산책을 나온 듯 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집에서 걸어서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면,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한번쯤 걸어나올만 할 것 같다. 뭐, 지금 살고있는 집에도 나가면 바로 개울이 있고..산이 있기는 하지만.




이 와프 위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 바로 이 낚시하는 모습이었다. 꽤나 물고기들이 많이 잡히는 듯, 개인별로 가지고 있는 대야나 아이스박스 같은 곳을 슬쩍 들여다보니 자그마한 물고기들이 많이 잡혀 있었다. 뭐, 딱히 잡아서 요리를 한다기보다는 낚시의 손맛을 느끼기 위해서 하는 것이겠지만.



낚시하는 사람들 뒤에서 서성거리며 무언가를 노리고 있던 펠리컨. 아마도, 사람들이 낚아올린 물고기들을 몰래 한숨에 낚아채가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펠리컨들은 워낙 크기도 커서 가까이 가면 좀 무섭기까지 하다.


와프의 역사는 1872년 부터였을까. 어쨌든, 꽤나 오래된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와프 곳곳에는 역사를 설명하는 곳들도 있었고, 한눈에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곳곳에 있었다.


와프의 끝에 앉아서 조금은 쌀쌀한 바닷바람을 조금 느끼다가 다시 다음 목적지인 말리부 해변으로 떠나기 위해서 와프를 나섰다. 계산대로라면 1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이기는 한데, 그림자가 꽤나 길어지고 있었다. 과연, 일몰 시간을 맞출 수 있을까..



이날 마지막까지 우리를 잘 보필했던 링컨 타운카. 나중에 뒤돌아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앞뒤 길이가 정말 길기는 길었다. 정말, 운전하면서 감이 잘 오지 않던 자동차;;




그렇게 산타바바라를 떠나서 말리부 비치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이동을 했는데,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곳은 개인 소유의 땅(Private Property)라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지도에도 별다른 표시가 없고 해는 뉘엿뉘엿 지어가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도로 근처에서 해변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을 찾아봤다.

조금 더 달려서 해변에 도착했을 때 쯤, 이미 해는 넘어가버렸고.. 하늘은 코발트 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머리속의 말리부 해변의 이미지는 멋진 서퍼들이 석양속에서 서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실제로 본건 바위 바다에 넘실대는 파도들. ^^; 뭐, 다음번에는 말리부 해변에서 상상하던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


그렇게 더 어두워지기 전에 LA로 타운카를 몰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즈음해서 엔진을 점검하라는 메세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동차에 별다르게 한 것이 없는데 문제가 생긴 것이어서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엔진 점검 메세지가 나온 이후에는 자동차 속도가 40마일 이상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고...

그래서 밤 늦게 허츠 LA 공항 사무소를 찾아갔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점검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다음날 아침 일찍 모든 점검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문제 때문에 링컨 타운카가 아니라 벤츠 GLK350이라는 SUV를 몰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처음 자동차를 받을 때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문제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한번 더 받아서 풀사이즈(소나타급) 자동차를 예약하고 벤츠를 몰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 것.

어쨌든, 당황스러웠던 밤이었지만.. 그렇게 첫번째 일정은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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