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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여행 오레곤 해안: 틸라묵 크리머리, 데블스 펀치볼, 야키나 헤드 등대, 뉴포트 바다사자

목차8개 항목
오리건 오터 록 데블스 펀치볼의 아치형 바위와 파도
오레곤 해안 오터 록의 데블스 펀치볼

포트 스티븐스를 떠나 오레곤 코스트 하이웨이 101번 남쪽으로

포트 스티븐스 주립공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오레곤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오레곤 해안을 남북으로 잇는 US 101번 도로(오레곤 코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틸라묵, 링컨 시티, 뉴포트를 지나 플로렌스까지 가는 하루였다. 중간중간 바다 전망대와 등대, 바다사자를 만나는 길이라 거리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틸라묵 컨트리 스모커 팩토리 아웃렛 매장 외관

첫 번째로 들른 곳은 틸라묵 북쪽의 틸라묵 컨트리 스모커(Tillamook Country Smoker) 팩토리 아웃렛. 미국 마트에서도 흔히 보이는 비프 저키 브랜드로, 공장 옆 매장에서 다양한 저키를 판다. 간판에 적힌 ‘REAL HARDWOOD’처럼 나무로 훈연해 만든다.

틸라묵 컨트리 스모커 매장 선반의 비프 저키

매장 안 선반에는 맛별로 색이 다른 저키 봉지가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캠핑카로 이동하는 동안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아서 몇 봉지를 골랐다. 맛은 있었지만, 너무 간이 세서 많이 먹기는 힘들었다.


틸라묵 크리머리 방문자 센터 입구

틸라묵 크리머리(Tillamook Creamery) 치즈 공장 견학

저키 매장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틸라묵 크리머리다. 오리건을 대표하는 치즈·아이스크림 브랜드 틸라묵의 공장 겸 방문자 센터로, 오리건 해안 여행을 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입장은 무료이고, 공장 견학도 예약 없이 혼자 둘러보는 셀프 가이드 방식이다. 현재 기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는 쉰다.

틸라묵 크리머리 셀프 가이드 투어 계단

1층 로비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FACTORY VIEWING DECK · SELF-GUIDED TOUR · START HERE’라고 적힌 견학 동선이 시작된다.

틸라묵 낙농 협동조합 역사 전시 패널

2층 전시 공간에는 틸라묵의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틸라묵은 1909년부터 이 지역 낙농가들이 함께 소유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큰 패널마다 실제 조합원 농부들의 사진과 이야기가 걸려 있다.

송아지 모형에 우유병을 물리는 체험 전시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전시도 있다. 송아지 모형에 우유병을 물리는 체험인데, 아이가 꽤 진지하게 젖병을 들고 체험을 했다. 사실 별 건 없었지만.

치즈 생산 라인을 내려다보는 견학 복도

견학의 핵심은 유리창 너머로 실제 치즈 생산 라인을 내려다보는 긴 복도다. ‘THE MILK ARRIVES’부터 커드와 유청(Curds & Whey), 체다 만들기까지 공정 순서대로 설명판이 이어진다.

치즈 공장의 스테인리스 탱크

아래층에는 우유를 데우고 응고시키는 커다란 스테인리스 탱크들이 줄지어 있다.

치즈 블록을 포장하는 공장 직원들

포장 라인에서는 위생모를 쓴 직원들이 블록 치즈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상자에 담고 있었다.

컨베이어 위를 지나가는 치즈 블록

컨베이어를 따라 잘린 치즈 블록이 끝없이 흘러가는데,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틸라묵 크리머리 치즈 시식 카운터

견학 동선 끝에는 치즈 시식 코너가 있다. ‘HIGHER STANDARDS. BOLDER BITES.’라는 문구가 적힌 카운터에서 직원이 작은 치즈를 나눠준다.

개별 포장된 틸라묵 체다 치즈 시식

개별 포장된 미디엄 체다, 샤프 체다 같은 작은 치즈를 맛볼 수 있었다.

틸라묵 크리머리 아이스크림 카운터

1층에는 아이스크림 카운터와 다이닝 홀이 있다. 틸라묵 아이스크림은 맛 종류가 많아서 카운터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틸라묵 아이스크림 세 가지 맛 플라이트

우리는 세 가지 맛을 조금씩 담아주는 플라이트로 주문했다. 한 번에 여러 맛을 볼 수 있어서 아이들과 나눠 먹기 좋았다.

사각 피자와 피시 앤 칩스, 튀긴 치즈 커드 점심

점심도 이곳 다이닝 홀에서 해결했다. 두툼한 사각 페퍼로니 피자, 피시 앤 칩스, 튀긴 치즈 커드를 시켜 나눠 먹었다. 솔직히 피시 앤 칩스는 너무 기성품 같았고, 페퍼로니 피자는 먹을 만했다.

튀긴 치즈 커드

함께 나온 튀긴 치즈 커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치즈가 쭉 늘어나긴 했는데, 너무 짰다. 그래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틸라묵 시내를 지나는 101번 도로

링컨 시티와 실레츠 베이를 지나며

틸라묵 크리머리를 나와 다시 101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했다. 틸라묵 시내를 지나면 도로는 농장 지대와 숲, 해안을 번갈아 지난다.

실레츠 베이의 1700년 캐스카디아 지진 안내판

링컨 시티 남쪽 실레츠 베이(Siletz Bay) 옆 전망 공간에서 잠시 쉬었다. 이곳의 안내판에는 1700년 캐스카디아 대지진과 쓰나미 이야기가 적혀 있다. 오리건 해안 앞바다의 캐스카디아 섭입대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그 쓰나미가 바다 건너 일본까지 닿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실레츠 베이의 나무가 자란 바위섬

잔잔한 만 위로 나무가 자란 작은 바위섬들이 떠 있었다. 바다 쪽 파도와 달리 만 안쪽은 호수처럼 고요했다.


오터 록의 모스 웨스트 클램 차우더 식당

오터 록의 데블스 펀치볼(Devil’s Punch Bowl)

뉴포트 조금 북쪽, 오터 록(Otter Rock) 마을에 도착했다. 주차장 앞에는 오리건 해안의 유명한 클램 차우더 식당 체인인 모스(Mo’s)의 작은 분점 ‘모스 웨스트(Mo’s West)’가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데블스 펀치볼

마을 끝 곶에 있는 데블스 펀치볼 주립 자연 지역(Devil’s Punch Bowl State Natural Area)은 바닷가 사암 절벽에 생긴 커다란 구멍이다. 원래 바다 동굴이었던 곳의 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위가 뚫린 그릇 모양이 되었다. 아래쪽 터널로 파도가 밀려들어와 그릇 안에서 하얗게 소용돌이친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없다. 그냥 초입의 주차 공간 또는 진입하는 길가에 세우면 된다.

데블스 펀치볼 옆 해안 절벽과 파도

펀치볼 옆 전망대에서는 거친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 절벽이 이어진다.

데블스 펀치볼 바닷새 안내판

전망대에는 이 일대 바위와 바다에 사는 바닷새와 조수 웅덩이 생물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다. 앞바다의 바위섬들은 오리건 아일랜드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속한다.

오터 록에서 내려다본 긴 모래 해변

곶 옆으로는 넓은 모래사장이 길게 이어지는 해변이 내려다보인다. 이날은 하늘이 맑아 바다 색이 유난히 초록빛이었다.


야키나 헤드 입장료 안내판

야키나 헤드 등대와 코블 비치 조수 웅덩이

뉴포트 북쪽 끝의 야키나 헤드 아웃스탠딩 내추럴 에어리어(Yaquina Head Outstanding Natural Area)는 연방 토지관리국(BLM)이 관리하는 곳이라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현재(2026년) 기준 일반 승용차 1대 7달러로 3일 동안 쓸 수 있고, 연간 패스는 15달러다. 미국 국립공원 연간 패스(America the Beautiful)도 쓸 수 있다.

야키나 헤드 등대로 가는 도로

게이트를 지나면 곶 끝으로 이어지는 도로 너머로 하얀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야키나 헤드 코블 비치의 검은 자갈 해변

먼저 등대 아래쪽의 코블 비치(Cobble Beach)로 내려갔다. 모래 대신 둥글고 검은 현무암 자갈이 깔린 해변으로, 파도가 빠져나갈 때마다 자갈끼리 부딪히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야키나 헤드 조수 웅덩이 생물 도감

계단 아래 데크에는 조수 웅덩이 생물 도감이 놓여 있다. 썰물 때는 바위 사이 웅덩이에서 말미잘, 불가사리, 성게 같은 생물을 직접 볼 수 있다. 다만 생물이나 돌은 만지거나 가져가지 않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코블 비치 조수 웅덩이의 말미잘과 해초

바위 틈 웅덩이에는 초록색 말미잘과 해초가 가득했다. 미끄러운 바위가 많아서 미끄럼 방지가 되는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파도 치는 바위 위의 왜가리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 위에는 왜가리 한 마리가 꼼짝 않고 서서 먹이를 노리고 있었다.

코블 비치에서 올려다본 야키나 헤드 등대

코블 비치에서 올려다보면 곶 끝 언덕 위에 등대가 서 있다.

등대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는 아이 뒷모습

해변에서 다시 올라와 등대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었다.

야키나 헤드 등대

야키나 헤드 등대(Yaquina Head Lighthouse)는 1873년에 처음 불을 밝힌 등대로, 높이 약 28m(93ft)로 오리건에서 가장 높은 등대다. 지금도 실제로 불을 켜는 현역 등대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야키나 헤드 등대 꼭대기

등대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꼭대기의 등롱과 난간이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야키나 헤드 절벽 아래의 바위섬과 파도

등대 주변 절벽 아래로는 바위섬들이 흩어져 있고, 그 사이로 파도가 쉴 새 없이 부서진다.

야키나 헤드의 작은 만과 데크

돌아가는 길에 내려다본 작은 만. 해안을 따라 데크와 계단이 이어져 있다.


뉴포트 항구 부두와 NEWPORT 벽화

뉴포트 베이프런트의 바다사자

야키나 헤드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면 뉴포트 시내의 항구 지역, 베이프런트(Bayfront)다. 어선과 수산물 가공 공장,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모여 있는 곳인데, 이곳의 진짜 주인공은 바다사자들이다.

뉴포트 부두 아래 플랫폼에 누운 바다사자들

뉴포트 항구 부두 아래 바다에는 바다사자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떠 있는 플랫폼이 설치되어 있다. 부두 위 데크에서 내려다보면 플랫폼마다 바다사자들이 몸을 포개고 누워 있다.

플랫폼 위에 포개어 누운 바다사자

가까이에서 보면 서로 밀치고 올라타며 자리를 다투는 모습이 꽤 재미있다. 특유의 ‘컹컹’ 하는 울음소리와 냄새도 상당하다. 이곳의 바다사자는 대부분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로, 철에 따라 수가 달라진다.

방파제 끝 돌섬을 가득 채운 바다사자

항구 앞 방파제 끝의 작은 돌섬도 바다사자들로 꽉 차 있었다.

야키나 베이 브리지

베이프런트 동쪽 끝에서는 야키나 베이를 가로지르는 아치형의 야키나 베이 브리지(Yaquina Bay Bridge)가 보인다. 1936년에 완공된, 101번 도로의 대표적인 다리 중 하나다.

뉴포트 베이프런트 주차장에 세운 캠핑카

베이프런트 주변은 길이 좁고 주차 공간이 빠듯하다. 캠핑카는 언덕 쪽 유료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서 내려갔다. 뉴포트에는 캠핑카를 세울 만한 공간이 별로 없어서, 사실상 여기가 유일한 선택지였다.


데블스 천 시우슬로 국유림 표지판

케이프 퍼페추아의 데블스 천(Devil’s Churn)

뉴포트를 지나 야하츠(Yachats)를 거쳐 해 질 무렵 케이프 퍼페추아(Cape Perpetua)에 도착했다. 시우슬로 국유림(Siuslaw National Forest)에 속한 해안으로, 그중 데블스 천(Devil’s Churn)은 101번 도로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다.

데블스 천 바다 협곡

데블스 천은 현무암 해안이 길고 좁게 파여 생긴 바다 협곡이다. 파도가 좁은 틈으로 밀려 들어오면 물이 솟구치고 하얗게 거품이 일어서, 버터를 휘젓는 통(Churn)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주차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협곡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바위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큰 파도가 갑자기 들이치는 곳이라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다.

데블스 천 데이 유즈 요금 정산기

데블스 천 주차장은 데이 유즈 요금을 내야 한다. 현재 기준 차량 1대 하루 5달러로, 입구의 무인 정산기에서 결제한다. 연간 패스는 30달러이고, 미국 국립공원 연간 패스(America the Beautiful) 같은 연방 레크리에이션 패스가 있으면 따로 낼 필요가 없다.


포트 오브 시우슬로 캠핑장 사무실

플로렌스, 포트 오브 시우슬로 캠핑장(Port of Siuslaw Campground)

이날 묵은 곳은 플로렌스 구시가지 바로 옆, 시우슬로강변에 있는 포트 오브 시우슬로 캠핑장 [링크]이다. 항구(Port of Siuslaw)에서 운영하는 RV 캠핑장으로, 사이트 124개가 모두 풀 훅업(전기·수도·오수)이다. 그중 28개는 강가 바로 앞 사이트다. 온라인 예약은 당일 예약이 안 되고, 당일에 묵으려면 캠핑장 사무실(541-997-3040)에 전화로 문의해야 한다.

오후 6시가 넘어 도착하니 사무실은 이미 문을 닫았다.

캠핑장 셀프 등록 안내소

사무실 옆 셀프 등록 안내소에서 예약자 이름과 사이트 번호를 확인한 뒤 자리를 찾아가면 된다. 우리 자리는 안내가 되어 있었지만, 별다른 안내문을 주지는 않아서 인터넷 등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강가 사이트에 세운 캠핑카

우리 사이트는 강가 바로 앞이었다. 자갈이 깔린 넓은 자리에 캠핑카를 세우니 창밖으로 강과 숲이 펼쳐졌다.

캠핑카에 연결한 수도와 오수 호스

사이트마다 전기, 수도, 오수 연결구가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호스를 연결했다. 풀 훅업이라 오수 탱크도 자리에서 바로 비울 수 있다.

시우슬로강변 사이트의 피크닉 테이블

강가 쪽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하나씩 놓여 있다. 해가 진 뒤 강물 위로 노을빛이 번졌다.

캠핑장 샤워실 안내문

캠핑장에는 세탁실과 화장실·샤워실이 있다. 샤워실 문에는 캠핑장·마리나 이용객은 오후 5시 이후에 샤워장을 쓸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풀 훅업일 경우에는 그냥 캠핑카 안에서 아이들을 씻기는 게 훨씬 편해서 굳이 이용하지는 않았다.

포트 오브 시우슬로 캠핑장 안내 지도

게시판의 캠핑장 지도를 보면 강을 따라 사이트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바로 옆에 마리나와 보트 선착장이 있다. 플로렌스 구시가지(Old Town)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캠핑카에서 차린 한식 저녁

저녁은 캠핑카 안에서 한식으로 차렸다. 상추와 김치, 양념장을 꺼내고 돼지고기를 볶아 쌈을 싸 먹었다.

양념해 볶은 돼지고기

양념해 볶은 돼지고기에 쌈 채소까지 곁들이니, 해안을 따라 하루 종일 달린 피로가 풀렸다.

캠핑장 위에 뜬 아침 무지개

다음 날 아침, 캠핑장 위로 커다란 무지개가 떴다. 다음 날은 플로렌스 남쪽의 오리건 듄스(Oregon Dunes)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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