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55] 노르웨이에서의 첫 캠핑과 오겹살 굽기



[노르웨이 #055] 노르웨이에서의 첫 캠핑과 오겹살 굽기


크리스티안산에서의 첫 일정은 수퍼마켓에 들려 간단한 식재료를 사는 것이었다. 오늘 저녁에 구워먹을 돼지고기와 쌈 야채, 그리고 몇몇 생필품들을 구입해야 했지만.. 생각보다 큰 마트들이 없었다. 못찾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쓸만해 보이는 돼지고기도 있어서 그것과 상추스러운 것을 집어들고 계산했다.


오. 역시 노르웨이 물가. 비쌌다. -_-; 일반적인 물건들은 꽤 비쌌는데, 의외로 돼지고기는 저렴했다. 400g 정도가 6천원. 노르웨이 물가치고 이정도면 정말 저렴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구입했다.



기차역에 잠시 들려 화장실도 가고, 바로 크셰라그볼튼을 향해서 이동했다. 네비게이션에서는 4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고 했지만, 노르웨이는 구글맵이나 네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것보다 1.2~1.5배는 시간을 더 잡아야 했다. 어차피 오늘의 목적지는 크셰라그볼튼이 아니라 가는 길에 있는 캠핑장이었기 때문에, 2시간 정도 달린 후 보이는 아무 캠핑장에나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또 너무 늦으면 캠핑장 사람들이 퇴근할 테니까.



그렇게 달리면서 보이던 전원 풍경. 대낮같아 보이지만, 이미 저녁 7시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노르웨이에 머무르던 기간에는 거의 백야에 가까웠기 때문에, 해가 지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덕분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늦게 자는 생활이 반복되 버렸지만. 그래도 해가 항상 떠 있어서인지 생각만큼 피곤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캠핑장. 캐빈과 캠핑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가능하면 캐빈에서 묵을까 하고 물어봤더니 1박에 20만원.. 캠핑은 3만원 정도였다. 그렇다면 선택의 여지 없이 캠핑! 캠핑장 안내 표지판을 보고 따라 들어왔지만, 생각보다 꽤 아담한 곳이었다. 그래도 샤워시설이나 주방시설이나 있을 건 다 있었던 곳.



캠핑장에는 이미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저 밴 형태의 지붕이 올라가는 차는.. 좀 부러웠다. 텐트를 자주 치다보니, 치고 접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고 힘든적이 여러번이었는데.. 차 안이라면 그런 불편을 많이 덜 수 있을 테니까.



캠핑장은 이런 아담한 규모. 여기서 우리는 네덜란드에서 온 가족을 만났는데, 캠핑장에서 2번이나 더 마주쳤다. 이 네덜란드 가족은 나중에 우리가 캠핑장에 놓고 온 물건을 가져다주기까지 했던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우리의 네덜란드에 대한 호감도는 업업! 원래도 네덜란드가 좋기는 했지만, 이 이후로 더 이미지가 좋아졌다.



캠핑장 옆의 작은 폭포.



이제는 텐트 치는 것도 익숙해져서 후다닥 텐트를 쳤다. 퀘차의 4.2 팝업텐트는 공간도 넓고, 둘일때 뿐만 아니라 일행이 4명이 되도 공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중간에 지인들이 합류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나중에는 접는데 1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익숙해지기도 했고. 그리고 그 옆은 두명이 쓰기에는 꽤 넓었던 우리의 발, 시트로엥 그랜드 피카소.



어쨌든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캠핑장에 도착한 우리는 



정확히 466g짜리 돼지고기. 오겹살의 느낌이 난다. 32.57 NOK이니, 당시 환율로 6천원이 좀 안되는 가격. 둘이서 한근으로는 부족한 우리 커플이지만, 그래도 양파와 감자, 그리고 밥까지 함께 먹을거니.. 과식하지 않는 정도의 적당한 양이었다.



먼저 키친에 있던 후라이팬을 잘 씻은 뒤, 기름을 살짝 뿌리고 고기를 구웠다. 생각보다 화력도 나쁘지 않아서 고기가 익는 속도도 나쁘지 않은 편.



그렇게 고기는 익어갔다. 이렇게 익어갈 때가 가장 기분 좋은 순간. 그래도 아주 센 화력은 아니었기 때문에 빨리 익히기 위해서 고기를 얇게 썰어줬다. 



어느정도 고기가 익기 시작했을 때 얇게 썰은 양파 투입. 그대로 고기와 함께 볶아줬다.



그렇게 완성된 돼지고기!!.. 진짜 유럽에서 캠핑을 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체력을 받쳐주기에는 고기만한게 없었으니까.



그리고 남아있는 돼지 기름에 감자를 얇게 썰어서 익혀놓고..



오늘의 만찬 시작.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김치도 많이 남아있었고, 의외로 상추 비스무리한 야채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한국에서 밥먹는 것처럼 먹고 다닐 수 있었다. 유럽의 물가를 생각하면, 특히 노르웨이의 물가를 생각하면... 이렇게 먹고 다닌 건 정말 축복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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