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07 - 온천지역에서 높게 솟아오르는 간헐천, 게이시르(Geysir)와 스트로쿠르(Strokkur) - 아이슬란드



그렇게 얼마간을 달려 게이시르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가뜩이나 온도도 낮은데 바람까지 부니까 추위는 더 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간단한 정보도 얻을 겸, 따뜻한 커피도 한잔 할 겸 해서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건물에 들어갔다.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를 겸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커피는 두가지 선택이 있었다. 한번 내려먹느냐, 아니면 이미 내려진 것을 무한 리필로 먹느냐.


따뜻하고 양많은 커피를 먹기를 원했기 때문에 맛이 좀 떨어져도 무한 리필로 마시기로 했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는 동안 주문한 아이스크림. 춥다던 사람들이 몸이 따뜻해지니 바로 아이스크림을 찾는 아이러니함~. 그래도 7월, 한여름의 아이슬란드인데 아이스크림하나 못먹으면 안되지 싶었다. 다만, 이 아이스크림이 그냥 부페가면 주는 그런 뻔한 맛이었다는 것은 함정. 파는 곳은 엄청 예쁘고 맛있게 보였는데!!





게이시르의 초입.


유황냄새와 함께 피어오르는 수증기들 사이에 야생화가 피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7월은 아이슬란드 전역에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시기라고 하는데, 메마른 땅에 이렇게 야생화가 있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신기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키가 큰 나무들도 생각외로 많이 볼 수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그 옆으로는 흐르는 온천물의 온도가 80~100도 정도 된다는 경고판이 있었다. 모든 온천이 이정도로 뜨거울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흘러가는 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뜨겁다는 것 자체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분명히 차에서 내렸을 때만 해도 춥다고 느껴졌는데, 이 온천물 주위로 오자 후끈함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첫번째로 만나게 되는 작은 게이시르. 리틀리. 부글부글 끓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아주 작게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이 간헐천.


저렇게 물이 고여있다가 분출할 시간이 되면 물이 쑥 빨려들어갔다가 한번에 솟구쳐 오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이슬란드의 게이시르는 이곳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지만, 한 때 막혔다가 최근에 다시 분출하기 시작했지만 분출 시간을 예측할 수 없게 되어 보기 힘들었다. 우리도 두시간 여를 머물렀지만 아쉽게도 게이시르의 분출은 볼 수 없었다. 본래 이름은 그레잇 게이시르(Great Geysir).


하지만, 그 대안이 바로 이 스트로쿠르(Strokkur). 이 녀석은 최대 40m까지 솟구쳐오르는 간헐천인데 분출간격이 몇분정도밖에 되지 않아, 30분만 머물러도 최소 5~6번은 분출을 볼 수 있는 녀석이다. 항상 높이 솟구치는 것은 아니고, 분출 때마다 높이가 달라졌다. 때로는 5m정도, 보통 20m정도. 보통 낮게 분출한 다음에, 높게 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분출 간격이 짧다보니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이렇게 라인 바로 앞에 서서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사실 가까이 있으면 너무 높게 분출하는 관계로 카메라에 담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분출 직전에 물이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꽤 신기했다.




꽤 높이 분출했을 때의 모습. 사람들의 키를 생각해보면 대충 어느정도 높인지 감이 온다. 이번에 분출한 것은 약 25m 전후쯤 되어 보였다. 이정도 높이는 꽤 자주 분출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몇분마다 분출하다 보니 그냥 카메라를 쥐고 기다리는 시간도 그리 오래 느껴지지 않았다.



스트로쿠르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이렇게 두개의 온천이 있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두개의 온천임에도 불구하고 색이 확연히 다른 것이 더 신기할 정도. 오른쪽의 온천은 에메랄드빛에 가깝다면, 그 옆은 진한 하늘색이었다.



진한 하늘색. 이런 색의 온천은 아이슬란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색의 온천이기도 했다. 뮈바튼의 온천이나 블루라군이 가장 좋은 예.



온천에서 나와 흘러내려가는 뜨거운 물.







이 게이시르 주변은 그야말로 야생화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간헐천이 높게 솟아오르는 모습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꽃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은근히 많았다. 특히, 마지막 사진의 보라색 꽃은 루핀(Lupin)이라는 꽃으로 주로 북유럽쪽에서 많이 발견되는 꽃이라고 한다. Lupins 혹은 Lupines라고 많이 부르는데, 아이슬란드에 지천으로 깔린 꽃이었다.



이번에는 아까 찍었던 것 보다 더 멀리 가서 간헐천을 조망했다. 이 게이시르의 뒤쪽으로는 꽤 높은 언덕이 있어서 이렇게 간헐천의 분출을 관찰하기 좋은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바로 이곳이 포인트. 저 곳보다 뒤쪽으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거리상으로 봤을 때에는 이곳이 간헐천의 물줄기를 보기에 가장 적합했다. 아마도, 그 뒤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간헐천이 아니라 더 나은 뷰를 위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올라가는 도중에도 높게 솟아오르는 간헐천. 이 사진이 이날 본 간할천 분출중에서 가장 높이 솟아올랐던 것이 아닐까 싶다. 솟아오르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 만큼은 멋졌다. 어쩌면 저렇게 솟아오를 수 있는지. 그래도 자주 분출하니 망정이지, 이전에 갔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올드페이스풀은 한번 놓치면 다음기회를 노려야 하니.. 게이시르는 양반이다.



이 곳에는 아까 올라오면서 본 온천 이외에도 온천들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내려오는 반대편 길에는 노란색 야생화가 가득.



어쩜 이렇게 영롱한 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 지금 봐도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게 수십번의 분출을 보고 나서, 이제 되돌아가야지 하고 발걸음을 돌리다가도 분출이 시작되면 사진을 찍기 바빴다. 언제 또 얼마나 멋지게 분출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다보니,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하지만, 다음 일정이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으니..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스트로쿠트르의 분출은 많이 봤지만, 그레잇 게이시르의 분출을 못본것이 더 아쉽기도 하고.




그렇게 화장실도 이용할 겸 다시 기념품 상점으로 돌아왔다. 들어오니 보인 건 거대한 퍼핀과 양 인형들. 퍼핀과 양은 아이슬란드에서 대표적으로 만날 수 있는 동물들이라고 했는데, 여행 기간동안 퍼핀은 딱 한마리 봤다. 물론 양은 수없이 많이 보긴 했다.


아 그리고. 좀 어이없었던 '신선한 아이슬란드 산의 공기'. 인터넷에 후기도 있었는데, '따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라는 내용. 뭐, 말 그대로 '공기'를 담고 있는거니 뭐가 있는것이 더 애매하겠지만... 따자마자 숨을 훅 들이마셔야 되나? 어쨌든 별걸 다 판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도 몇천원 정도 했는데, 과연 사가는 사람이 있을런지..?


이제는 골든서클의 마지막 목적지, 굴포스로 향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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