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샌드 국립기념물(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 석고로 만들어진 하얀 사막 [미국 렌터카 여행 #59]


미국을 렌터카로 여행하면서 꼭 다시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바로 하얀 모래로 가득한 화이트 샌드 국립 기념물(White sands National Monument)인데, 이곳의 모래는 석고모래이다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 사막이다. 주변 풍경으로는 산들도 보이기는 하지만, 모래 언덕만을 바라봤을 때에는 이 곳 만큼 신기한 곳이 없을 정도이다.


북쪽에서 내려와 라스 끄루세스를 지나면 화이트 샌드 국립 기념물로 향하게 된다. 화이트샌드 국립 기념물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하얀 모래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연 하얀 모래로 된 모래언덕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 풍경에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은 지난 2006년 미국을 렌터카로 여행할 때 가장 동쪽의 포인트이기도 했다. 칼스바드 국립공원과 같은 곳들을 보고 싶었는데,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었는데.. 사실상 이번 여행기가 이전에 연재하지 않았던 곳으로 가는 시작단계라고 할 수도 있겠다.


화이트 샌드 국립기념물이 있는 곳은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쉽게 전투기 등이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이트샌드 국립기념물 주변에는 신분을 확인하는 시설이 있는데, 차량을 타고 지나가는 여행자라도 꼭 그곳에 멈춰서서 검문을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 곳을 지나갈 때에는 여권을 꼭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이 좋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달리다보니 멀리 지평선 쪽에 뭔가 하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전에 왔던 경험으로 봤을 때 저 곳은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이 분명했다. 절대 네비게이션이 거의 다 왔다고 해서 알아 챈 것은 아니다. (-_- );


화이트 샌드 국립 기념물의 입구를 안내하는 표지판. 이 표지판 뒤로 좌회전을 해서 국립 기념물 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뉴멕시코주의 화이트샌드 국립 기념물 비지터 센터도 산타페와 같은 어도비양식으로 지어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보통의 비지터센터이기는 하지만, 뉴멕시코 주 전체적으로 이런 건축양식을 다양한 곳에서 이용하는 것이 꽤나 재미있게 느껴졌다.


화이트샌드 국립 기념물에 와서 놀랐던 한글판 안내서. 2006년에 왔을 때에도 이 한글 안내서를 받았었는데, 너무 신기했다. 한국 사람들의 여행기가 그리 많지 않은 곳인만큼 방문자도 적은 곳이기에, 혹시 이 곳에 한국 사람이 일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만 해 볼 뿐이다. 요세미티나 그랜드캐년에 한글 안내서가 있는건 어색하지 않지만, 이곳은 그렇게 인기있지도 않은데 말이다.

어쨌든 한글 안내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반갑다. 거기다가 번역도 굉장히 수려해서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화이트샌드 국립 기념물의 도로. 매일 하얀 석고모래가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도로 위도 이렇게 하얀색이다. 석고가 차들이 달리는 것에 의해서 굳어져 도로는 꽤나 딱딱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메인 듄으로 들어가는 길. 화이트샌드 국립 기념물에서는 레인저가 매일 저녁 석양시간이 다가올 때 쯤에 선셋 스트롤을 진행하는데, 화이트샌드의 해 지는 모습을 보며 밤 늦게 활동하기 시작하는 식생과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우리는 조금 늦게 도착한 덕분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꽤나 인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오는 길에는 몇몇 트레일들이 있기는 하지만, 마지막의 하얀 사막을 직접 걸어보는 트레일을 갈 생각이라면 궂이 갈 필요는 없는 듯 싶다. 이전에 왔을 때에는 그 곳들을 모두 돌았었는데 이번에는 바로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의 끝까지 이동했다. 여기서부터 모래 언덕들을 돌아보는 것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트레일의 입구 쪽에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샌드보딩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10명정도가 있었는데, 근교에서 가족여행을 온 사람들인 것 같았다. 모래언덕이 있는 곳이라면 이렇게 얼마든지 샌드보딩을 할 수 있는데..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모두 굉장히 신난 모습이었다.



이곳의 트레일을 시작할 때에는 꼭 이렇게 트레일에 등록을 하고 가야 한다. 만약 사막 안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돌아오지 못했다면 레인저들이 찾아나서야 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일을 돌고 나와서 다시 나온 시간을 표시하는 것도 필수.

트레일 안은 작은 기둥들을 이용해서 길을 표시하고 있지만, 멋진 언덕들을 따라서.. 특히 발자국이 없는 곳을 따라서 걸어가다보면 길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다. 주변에 표지물이 없으면 그야말로 하얀 사막의 한 가운데에 달랑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다 모래사막의 규모는 2만 4천평에 가깝기 때문이다.



트레일의 시작.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걸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초입은 원래 그런 것일까. 딱딱하게 굳어진 석고들이 첫 인사를 하지만.. 한 100m정도만 걸어들어가도 푹신한 석고모래로 바뀐다.


빨간 막대가 바로 트레일을 표시하는 막대이다.


여름에 해변에 놀러가 본 사람이라면, 맨발로 모래를 밟았을 때 굉장히 뜨거웠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하얀사막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하얀색의 모래가 빛을 모두 반사해버리기 때문에 한 여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맨발로 모래에 발을 디뎠을 때 차가움이 느껴졌다. 오히려 그런 시원함이 하얀 사막을 구경하는데 있어서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하얀 사막은 말 그대로 하얀 모래로 가득한 곳이다. 오래전에 석회질로 된 늪지대에서 생성된 석고가 바람과 지형변화에 의해서 이렇게 석고 모래사막을 만들게 되었는데, 덕분에 이런 멋진 풍경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하얀모래가 빛을 엄청나게 반사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 선글라스는 필수이다. 엄청나게 반사되는 빛으로 인해서 앞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 정도이기 때문에 눈에 피로가 심해서 혹시 눈을 다칠 염려도 있기 때문에 꼭 준비해 가야 한다.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은 그리 높지 않은 하얀 모래언덕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규모는 다른 사막의 규모와 비교하면 엄청나지 않을지는 몰라도, 특이한 풍경을 꼽으라면 당연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멋진 곳이다. 거기다가 사람들의 발자국이 닫지 않은 모래 언덕들은 카메라를 어떻게 들이대도 멋진 풍경으로 사진에 담긴다. 그냥 보기에는 겨울에 꼭 눈이 쌓인 것 같은 풍경이지만, 실제로는 모래가 쌓인 것이라는 것. 어찌 신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얀 석고모래는 이렇게 꽤 고운 입자를 가지고 있었다. 맨발로 걷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곳이다. 거기다가 남들이 가지 않은 곳들을 새롭게 걸어보는 재미는 더더욱 컸다.


물을 뿌리면 이렇게 쉽게 젖어버리는 석고.



되도않는 사진들도 찍어본다. 왠지 배경이 하얗고 멋지니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팍팍 들어서..였다. 배경이 전체적으로 하얗기 때문에 노출을 1-2스톱 정도는 줘야 어둡지 않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하얀 풍경.

우리는 이 트레일을 따라서 1시간 반 정도를 돌아다니고,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다시 트레일의 입구로 돌아왔다. 트레일의 표식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사람의 흔적은 싹 사라지기 때문에 사실 멀리 벗어날 일은 크게 없다. 뭔가에 홀리지 않는 이상은. ^^


사막에 살고 있던 꽤 커다란 개미.



우리가 나올 때에는 슬슬 해가 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오후 나절에 도착해서 낮의 풍경과 석양의 모습을 모두 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해가 지면서 하얀 모래사막이 서서히 오렌지색으로 변해갈 때 쯤 석양을 보기 좋은 포인트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우리는 모래 언덕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이렇게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휴식을 취하며 석양을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별다른 선셋 포인트는 없었지만, 높다락한 모래언덕에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어느새 하얀사막은 붉은 사막으로 천천히 변해가고 있었다.





화이트 샌드 국립공원의 일몰 풍경.

하얀 사막이기 때문에 일몰의 짧은 순간 동안의 색의 변화를 모두 볼 수 있었다. 하얀색에서 노란빛, 그리고 오렌지색에서 점차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보였다. 하얀 사막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었던 색의 변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졌다.


이제는 해도 졌고, 다시 우리의 숙소가 있는 라스 끄루세스(Las Cruces)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약 1시간 정도가 걸리기는 하지만, 화이트샌드 국립기념물 주변에는 별다른 숙소가 없기 때문에 이곳까지 다시 돌아와야 한다. 내일 이 길을 다시 달려서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을 거쳐 이제 텍사스로 향해야 할 차례이다.



크게 보기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