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렌트카여행 #010 - 아름다운 폭포와 트레일을 만나다, 스코가포스(Skogarfoss) - 아이슬란드


잠을 제대로 못자 조금 뒤척이기는 했지만, 맑은 하늘이 반겨준 아침은 꽤 기분 좋았다. 텐트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폭포의 모습과 아직 걷지 않은 다른 텐트들. 비록 전기시설이 없고, 전체적으로 불편함이 많은 캠핑장이었지만 그래도 아침에 처음 만나는 풍경은 다른 단점을 모두 상쇄할정도로 아름다웠다.




텐트는 오후 전에만 접으면 된다는말에 먼저 스코가포스(Skogarfoss)를 보러 갔다. 다른 폭포와 달리 평평한 형태로 떨어지는 스코가포스는 확실히 다른 폭포들과 차별된다. 물보라 때문에 가까이 가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최대한 가까이 갔다가 물을 흠뻑 뒤집어쓰곤 했다. 뭐, 그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니^^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사람의 크기와 비교하면 이 폭포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폭포의 크기 만큼이나 그 소리도 꽤 컸는데, 생각해보니 어제 잠을 못 잔 이유가 계속해서 들려온 폭포소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젖을것이 뻔히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폭포에는 최대한 다가가보고 싶었다. 내 앞에도 폭포로 가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는데, 폭포 아주 가까이로 다가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폭포의 정면으로 가면 물보라를 바로 맞지만, 오르쪽의 절벽에 붙어서 가면 그래도 물보라를 좀 피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려고 했지만, 이정도 거리가 한계. 벌써 카메라에 물방울이 잔뜩 튄 것이 느껴진다. 같이 갔던 동행은 이것보다 더 앞으로 가긴 했지만, 그래도 몇발자국 더 못가고 포기. 생각보다 물보라가 대단했다.



물보라로 인해서 생긴 쌍 무지개. 2개의 무지개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래도 어떻게든 더 가까이 가 보겠다고 벽에 붙어서 최대한 물보라를 피해봤지만... 역시 무리.



카메라도 없고, 젖어도 되는 사람들은 그래도 꽤 많이 폭포의 물보라를 경험하기 위해 가까이 가곤 했다. 나도 카메라만 없었으면 그래도 더 가까이 가봤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 젖어버리면 오늘 일정이 다 엉망이 될 수 있으니 아쉽게도 포기.



와이프와 두명의 일행. 시간이 지나면서 햇빛이 점점 강해져서 선그라스를 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서있는 곳은 폭포의 바로 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트레일의 시작 지점.



쇠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면 폭포의 정상까지 갈 수 있는데, 약 60m 정도를 걸어올라가야 했다. 60m는 폭포의 높이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렇게 높지만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올라갈 수 있는 거리였다. 문제라면 중간에 카메라 배터리가 다 달아버리는 바람에, 거의 다 올라왔다가 다시 차로 내려가 왕복을 하는 삽질을 하긴 했지만;;; 뭐, 체력훈련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중간에 잠깐 옆으로 빠질 수 있는 길이 나왔다.




그곳은 이렇게 폭포의 중간에서 볼 수 있는 포인트. 여기서도 물보라 덕분에 쌍무지개가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폭포에서 무지개 하나만 봐도 "와!" 했었는데, 여기서는 쌍무지개가 기본 옵션이니..ㅎㅎ 어쨌든 무지개는 봐도 봐도 정말 예쁜 듯 싶다.



그 포인트에서 뒤돌아보면 이렇게 넓게 초원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바다가 보인다. 중간에 보면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캠핑장도 보인다.



중간 포인트에서 조금 더 걸어올라가 폭포의 위에 도착했다. 역시나 우리를 반겨주는 쌍무지개.



이 곳은 단순히 스코가포스만을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폭포의 위에서부터 새로운 트레일이 시작된다. 스코가포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트레일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여러 폭포들을 만나게 되는 그런 트레일이다. 



그 트레일로 이어지는 지점은 이렇게 나무 계단이 있어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스코가포스와 그 너머의 트레일은 이 철조망으로 구분된다고 보면 된다. 그 뒤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폭포가 보이는 지점까지만 보고 오는 것이 적당할 듯 싶다. 우리는 왕복 2시간 정도를 걸었는데, 나중에 초원이 보이는 곳에서 더 볼 것이 없다고 생각되어 돌아왔다. 사실, 여기가 계속 걸어가면 빙하가 보이는 곳으로 착각했기 때문에 많이 걸어갔던 거였는데, 착각이었던 만큼.. 그렇게 갈 필요는 없었다. ㅠㅠ




트레일을 따라 걷던 도중에 만난 폭포. 계단형태의 모습이 다소 특이한 폭포였다.



다소 황량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쫙 펼쳐진 스코가포스 트레일.



이렇게 절벽 옆으로 걷는 것도 가능했다.



특이한 모양의 바위. 꼭 포크같은 느낌이다.



멀리 나타난 도 하나의 폭포. 저 폭포도 멀어서 그렇지 높이가 꽤 있어 보였다.



트레일을 따라 걷는 길에는 때때로 꽃이나 야생 식물을을 만날 수 있고, 주인이 있다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종을 달고 있는 양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익숙하련만, 사람들이 가까이 가면 양들은 멀리 사라져 버렸다.



이름을 알 수 없었던 풀.




멀리 퍼져 있었던 양들. 이 때만 해도 아이슬란드에서 엄청나게 많은, 그리고 다양한 양들을 만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언덕쯤에서, "여기는 빙하가 없다." 라는 것을 눈치채고 다시 스코가포스 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여기서도 만난 루핀. 아이슬란드에서만큼은 꽤 흔한 꽃이다.



멀리서 우리를 바라보던 양들. 검은 양 한마리와 3마리의 하얀 양들.




한번 걸어왔던 길임에도 불구하고 왔던 방향을 바라보면서 가는 풍경이 또 기가 막히다. 보통 갔던 길을 되돌아올때는 지루하기 마련인데, 적어도 이 트레일에서만큼은 돌아오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나무 하나 없이 펼쳐지는 초원과 폭포들. 그 것만으로도 자꾸만 사진을 찍기위해 멈추고 싶었고, 풍경은 계속 나를 유혹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그 뒤로 보이는 설산. 아마도 빙하의 일부일수도 있다.




폭포를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는 커플. 때로는 이런 여유가 부럽다. 사실 하루에 딱 한 곳만 가려고 한다면 이런 여유를 얼마든지 부릴 수 있겠지만, 나도 한국 사람이어서일까. 그래도 2-3곳은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뭐, 내 일정 자체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그렇게 짧은 거라고는 하기 힘들지만.



하늘을 날던 갈매기. 바다 옆이라는 것이 다시 새삼 느껴진다.




스코가포스 트레일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폭포의 사진을 남겼다. 이 트레일을 시작한 이유는 빙하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풍경이 충분한 만족을 주는 트레일이었다. 빙하를 내려다보는 트레일은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의 트레일(나중에 다시 나오겠지만)이었는데, 가는 길의 풍경만큼은 여기가 더 멋졌던 것 같다.



이제 다음 장소로 가야 할 시간. 텐트와 여러 물건들을 정리하고 출발 할 준비를 했다. 오늘은 검은 해변과 멋진 해안선을 가진 비크(Vik) 주변의 다이홀레이와 레이니스피아라를 들렸다가 스카프타펠까지 가기로 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첫 일정에서는 비크에서 캠핑을 하려고 했지만, 바다바람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이뤘다는 후기가 너무 많아서, 조금 무리하더라도 스카프타펠 까지 가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스코가포스를 떠나기 전에 잠시 그 옆의 박물관을 들렸다. 박물관 자체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기 보다는, 이렇게 지붕에 잔디를 얹은 전통 가옥을 보고 싶엇기 때문이었다.




추운 한 겨울을 나기 위해 보온의 용도로 이렇게 지붕과 집 주변에 잔디를 심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온효과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고 한다. 없는 것보다야 당연히 보온 효과가 좋았겠지만. 나무가 거의 없어 땔깜을 구하기도 힘든 아이슬란드에서 불 없이 겨울을 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다. 그래서일까, 작은 온천을 만들어놓은 마을도 많았고, 개별 온천을 가진 집들도 꽤 되었다.


하긴, 지금도 뜨거운 물을 트면 유황내가 나는 온천물이 나오고, 찬물을 틀면 얼음장같이 차가운 빙하수가 나오니.. 적어도 아이슬란드에서 뜨거운 물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테니까. 이 온천수 덕분에 아이슬란드에서는 내내 유황냄새를 달고 다녀야 했지만.



잠깐 들러갔단 박물관. 입장료가 생각보다 좀 있었고, 오늘 일정 때문에 들렸다가기에는 애매해서 패스! 바로 차를 몰고 비크쪽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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