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041] 암스테르담의 운하와 책 거리를 가다



암스테르담에서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파크플라자 암스테르담. 급박하게 예약하다보니 시내에 있는 숙소가 너무 비싸기도 했고, 여러 프로모션을 활용하기 위해서 이 숙소로 결정했다. 여기서 묵은 것은 2박. 암스테르담 시내로 바로 연결되는 길이 없어서, 약 5분 정도 걸어가서 트램을 타야만 암스테르담 시내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불편한 편은 아니지만, 바로 운하 근처에 숙소를 잡는 것 보다는 불편한건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안으로 들어가면 주차비가 무시무시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지만.



트램 정류장. 우리가 막 도착했을 때 한 대 도착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지불해야 하는지 몰라서 한참을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보내버렸다. 그냥 기계에서 결제하면 될 것을 ㅠㅠ



하지만 꽤 자주 있는 편이어서 다음 트램도 금방 탈 수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았던 트램 내부.


처음에는 꽤 조용했는데 중앙역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찼다. 아무래도 운하들이 모여있는 곳은 주차비도 비싸고, 차를 가지고 다니기에도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앙역의 풍경.


호텔에서 나올때만 해도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서 잔뜩 흐린 하늘이었는데, 도착하니 날씨가 많이 개어서 돌아다닐 만 했다. 이 날은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기는 했지만, 비가 오지는 않아서 꽤 만족스러웠다.



중앙역 앞에 위치한 안내원(?) 아저씨. 간단한 질문들에 대해서 답을 하고, 지도도 나눠주고 있었다. 우리는 지도 하나를 받아들고, 일단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길 건너편에 보이는 케밥집에 가서 케밥을 시켰다. 역시 역 앞의 식당들은 다 맛없는 건 세계 공통일까, 맛없기도 힘든 케밥을 꾸역꾸역 입에 집어넣고 암스테르담 구경에 나섰다.



여기는 트램 정류장. 나중에 돌아갈 길을 잘 확인하고 가야해서 눈도장 한 장.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수많은 운하 크루즈들이 있었다. 암스테르담을 걸으면서 크고 작은 운하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 크루즈는 주로 큰 운하들 위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작은 운하들의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훨씬 볼 거리들이 많았다.




다닥다닥 붙은 암스테르담의 건물들. 건물의 폭에 따라서 세금을 내야 했던 역사가 있어서인지 암스테르담은 이렇게 폭이 좁고 안으로 긴 건물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그런 역사 덕분에 이렇게 독특한 건축물들이 모인 도시들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겠지만 ^^



그렇게 거리를 따라 우리가 보고 싶었던 운하가 이어지는 곳으로 가는 길에 들른 골목에는 커피샵(Coffee Shop)이 많았다.




암스테르담의 이런 커피샵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커피샵이 아니라 '마리화나'같은 소프트한 약물들을 하는 곳이다. 잘모르고 들어가면 마리화나를 입에 물고 뻐끔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카페는 그대로 카페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호기심에 들어가 볼 수도 있겠지만, 외국에서 마리화나를 하는 것도 한국 사람에게는 불법이라는 것.




그렇게 파란 하늘과 뭉게뭉게한 구름들을 보면서 운하를 따라 걸었다. 암스테르담에는 다양한 박물관과 볼거리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사실 이 도시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운하를 따라 걷는 것이었다. 마침 날씨도 너무 좋아서, 그냥 예쁘게 생긴(그러나 좁은) 건물들을 보면서 걷는 그 재미만으로도 이곳에 있는 이유로 충분했다.




운하 한 켠에 앉아서 피자를 먹고 있는 청년. 와이프가 훈남이라고 했지만, 그다지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게 또 정처없이 골목들을 따라서 걸었다. 때로는 운하가 나왔다가 때로는 일반 골목이 되었다가 하면서 변하는 암스테르담은 꽤나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했다. 많은 도시들을 다니면서 그 풍경에 식상해진 적이 많았지만, 일단 좁은 건물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암스테르담의 풍경은 확실히 독특했다.




또 걸어가면서 찍은 운하의 풍경. 



이렇게 개인 교통수단으로 운하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무리 운하에서라지만, 유지하려면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운하를 건너는 다리에서 만난 3색 자전거.



차와 배들로 가득한 운하들과는 달리 조용했던 운하. 이 운하는 바로 책 거리 쪽으로 이어졌다. 가이드북에 딱 1줄만 언급되어 있을 정도로 별다른 특색이 없는 곳일 거 같기는 했지만, 어차피 가려고 했던 골동품 시장으로 이어지기도 했기 때문에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책 거리의 입구. 오픈된 거리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건물 안의 통로를 책 거리로 활용하고 있었다.



책 거리는 이런 풍경. 건물 안으로 작은 서점들이 있고, 책을 다양하게 팔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서점같은 새로운 책이 아니라, 오래된 책을 파는 중고 서점같은 곳들이었다. 주로 독일어 책이 많기는 했지만, 영어권 책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 나라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



4유로면 살 수 있는 영어권 책들. 굉장히 오래되 보이는 책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




사람들도 북적거리는 그런 거리는 아니었지만, 소소하게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책 구경을 많이 하고 있었다. 우리는 독일어 책이 대부분이라 무엇을 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대없이 지나갔던 책 거리가 꽤 매력적으로 느껴저서 즐거웠다. 뭐랄까, 은근히 사진발도 잘 받는 느낌?



하나의 서점의 규모는 이만했다. 저 작은 공간 안에 책들이 가득 꽃혀있고, 그 앞의 가판대에 새롭게 책이 진열되어 있는 정도. 만약 문을 닫아도 모두 안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규모였다. 흡사 한국에서 헌책방 거리를 갔을 때랑 비슷한 기분.



그렇게 거리를 나오니 조금 더 넓은 운하가 우리를 맞이했다. 이제는 골동품 시장을 향해서 걸어가야 할 차례.



수많은 운하가 있는 암스테르담에서 다리를 건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천편일륜적인 다리 중에서도 이런 특이한 다리들이 종종 나와서 즐겁게 했다. 특히 이 거리는 거리의 이름까지는 기억나지 않아도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상점들이 꽤 있어서 걸어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걷다보면 이렇게 넓은 운하가 또 나오는가 하면,



이럽게 좁은 운하가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운하 옆 거리를 걸어가는 커플.


그 옆으로는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시 암스테르담 답게 주차비가 무시무시했다. 거기다가 무시무시한 주차비와 2시간 주차 제한에도 불구하고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거의 없었다. 유럽의 제일가는 주차난 도시 중 하나라는 말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소였다.



그렇게 걸어서 우리는 골동품시장 건너편에 도착했다. 이제 이 운하만 지나면 바로 골동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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