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의 건축 치료, 쓰레기소각장의 변신 - 슈피텔라우 쓰레기소각장



훈데르트바서의 작품들을 따라 성 바바라 교회를 보고 다시 빈으로 돌아오는 길. 가을 풍경이었지만, 하늘이 파란날이어서 풍경이 더 멋졌다. 오스트리아에 머무는 동안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이 몇 없었기 때문에 바깥을 보면서 달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비내리는 풍경이라면, 사실 처음에는 참 멋지지만 이내 식상해지기 쉬운데, 맑은날의 풍경은 참 기분을 좋게 만든다.

강한 햇살이 창문 너머로 자꾸 눈을 부시게 하는 것 빼고는.


차 안에서 오면서 마셨던 음료수.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음료수 중 하나라고 하는데, 맛은 그저 평범했다. 두개의 차이는 설탕의 여부인듯. 그렇게 음료수를 마시다가 화장실이 엄청 가고 싶어하는 시점 즈음에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에 도착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의 1987년 모습과 훈데르트바서의 건축물 치료를 마치고 새롭게 태어는 1991년도의 모습이다. 차이가 눈에 띄게 보일정도로 삭막하던 건물이 아름다운 빈의 랜드마크로 변했다.


슈피텔라우 쓰레기소각장에서 소각한 쓰레기들에서 나오는 열로 오스트리아 빈 시내 주민들의 난방열로 사용하고 있는데, 단순히 쓰레기를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생활에 활용하는 말 그대로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쓰레기소각장의 굴뚝에는 저렇게 황금모양의 원 모양이 있는데, 이곳은 쓰레기를 소각한 연기가 재처리되어 공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처리과정이 있는 곳으로 쓰레기소각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저 안에 있는 시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해 줘야 하는데 그 작업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저 황금색의 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 예정이라고.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에 쓰레기를 가지고 오는 차들. 당연한 것이겠지만, 쓰레기의 악취가 조금은 차 밖으로 풍겨나왔다. 이렇게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에 도착한 차들은 왼쪽에 보이는 검은색의 건물 안으로 차를 집어넣고 쓰레기를 옮기게 된다.



이 상황에서 쓰레기는 쓰레기 소각장 안으로 이동되는데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기본적인 이동은 별다른 사람의 인력 없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듯 싶었다. 어느정도 남은 것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긴 하겠지만.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의 건물 구석에는 모두 저런 커다란 황금구들이 달려있다. 각각을 보면 어색하지만, 건물 전체를 보면 꼭 궁전처럼 되어있는 모습이 꽤나 멋지게 어울린다.


쓰레기소각장 시설 내부로 들어가는 길. 작은 건물 하나가 이 건물은 훈데르트바서가 직접 디자인 한 것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의 스타일의 타일이라거나 색상의 사용에서 훈데르트바서의 손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빈에서도 손꼽히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니 이렇게 특징적인 부분이 없는것도 이상하지만.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의 내부 견학은 일반적으로는 1년에 한번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지만, 이번에는 훈데르트바서와 관련된 일정이었던 지라 특별히 약속을 잡아 짧은 시간이나마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시설 중에서 우리가 둘러볼 수 있는 곳들은 한정적이긴 했지만, 건물 내에서도 훈데르트바서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의 배라거나 그가 했던 말들, 그리고 그의 그림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슈피텔라우 쓰레기소각장의 내부 투어는 어떻게 쓰레기 소각장이 운영되고, 단순히 쓰레기를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에 의해서 생겨나는 부산물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계속해서 설명해 주었다. 쓰레기 소각장의 가장 큰 혜택은 소각열로 뜨거운 물을 데워서 난방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이 소각장에서 처리되는 쓰레기의 양이 워낙 많다보니 그만큼 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더군다나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너무 분리수거를 잘 해서 때로는 충분히 태울만한 쓰레기가 모자라서, 분리수거를 대충 해 달라는 소리를 해야 할 정도라고 하니 이건 부러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역시 전주 등의 쓰레기 소각장이 쓰레기 소각열로 여러가지 활용을 하고, 몇몇 곳에서는 발전기를 돌려 전기 재사용 등을 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 뿐만 아니라 건물을 좀 더 멋진 곳으로 만들어 혐오시설에서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멋진 시설로 만들 수 있다면 좋을 듯 싶다. 그러고보니, 구리의 구리타워는 쓰레기 소각장의 굴뚝에 만들어진 타워로, 레스토랑(좀 오래되긴 했지만)도 있고 나름 괜찮은 시설인 듯 싶다.


슈피텔라우 쓰레기소각장은 이렇게 전 시설이 자동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시설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는데, 여태껏 문제가 생긴적이 거의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슈피텔라우 쓰레기소각장은 내부 공개가 거의 안되니 이 풍경이 사실 와서 직접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쪽에서 보는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빈의 슈피텔라우 역에서 나오면 바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리 찾아가기 어렵지도 않은 이 쓰레기 소각장은 빈에서 훈데르트바서의 흔적을 따라 돌아다닌다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곳이다. 뭐랄까, 중후하고 오래된 느낌의 빈에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는 건물이랄까.



우리가 갔던 날의 하늘. 아침에는 참 맑았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점점 구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저녁쯤에는 모두 구름으로 가득차 버렸지만, 적어도 우리가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을 구경하고 있는 도중에는 이렇게 맑은 날씨로 우리를 반겨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 건물 자체가 워낙 특이하면서도 색 자체가 눈에 띄다보니 파랗고 하얀 하늘과 꽤나 조화롭게 잘 어울렸다.


슈피텔라우 쓰레기소각장은 이렇게 바로 역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봄~가을 쯤에는 이 곳을 구경하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마도 겨울로 접어드는 쌀쌀한 시기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오스트리아 빈에서 훈데르트바서를 따라 떠나는 여행은 조금씩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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