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미국->캐나다 국경넘기, 버몬트 -> 퀘벡


100일간의 미국 여행 중 7일간의 캐나다 일정이 있었다. 원래는 미국의 메인주로 넘어갔다가 캐나다의 뉴브룬스윅으로 넘어가는 것이 본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전체적으로 바뀌어서 동선을 많이 줄여서 버몬트를 거쳐서 퀘벡으로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미국/캐나다간의 국경은 예전에 벤쿠버-시애틀간을 왕복해 본 이후로 오랜만이다.


네비게이션에는 국경을 의미하는 검은 색 선이 그어져 있다. 사실 미국이 워낙 거대하다보니 국경을 넘을일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렌터카 여행을 하다보면 캐나다를 빼먹는것이 못내 아쉬워서 넘어가게 되는 일이 많다.


최근에는 한국도 전자여행허가제(ESTA)가 실시되어서 미국을 무비자로 90일간 머무를 수 있다. 보통 다른 나라를 나갔다오면 비자가 연장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에서 캐나다를 넘어갈 때에는 90일이 연장되지 않는다. 반면에, 콜롬비아나 브라질과 같은 나라를 다녀왔을 때에는 다시 새롭게 90일이 시작되므로, 미국과 캐나다로의 장기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물론, 나같이 100일간 여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나는 다행히도 학생때 받아둔 B1/B2 비자가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차량 행렬들. 이른 오후이고 아주 바쁜 국경은 아니라서 그런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고 통과할 수 있었다.


Saint-Armand/Philipsburg 국경. 캐나다로 넘어오면서 영어와 불어가 공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이동을 할 때에는 출국심사를 하지 않는데,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갈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육로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행기로 출국할 때에도 별도의 출국심사가 없다는 사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여권을 건네준 뒤에 받은 캐나다 국경의 이민성의 질문은 간단했다.

"얼마나 머무를 것인가요?"
"현재 직업은 무엇인가요?"
"캐나다에 온 목적은 무엇인가요?"
"관세 신고를 해야 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나요?"

정도의 질문으로 어렵지 않게 지나갈 수 있었다. 다 솔찍하게 말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고, 대답을 다 마치자마자 여권에 도장을 쾅 찍어주고는 통과를 시켜줬다. 생각보다는 꽤 쉬웠던 국경통과였다. 예전에 시애틀->벤쿠버로 넘어갈때에는 짐검사를 엄청나게 심하게 했었는데(워싱턴주나 오레건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여기는 너무 널널한 국경이었다. 뭐, 그렇다고 위반할 것도 없었으니 ^^


미국에서는 마일을 사용하지만, 캐나다에서는 킬로미터를 사용한다. 앞으로 나오는 표지판은 마일이 아닌 킬로미터라는 경고판. 하지만, 운전하는 차가 마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굉장히 해깔렸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제대로 속도를 인지하는데까지는 하루정도 걸린 듯 싶었다.


이제부터 나타나는 이 표지판은, 90마일이 아닌 90킬로미터 제한이라는 이야기 ^^


국경을 넘어서 몬트리얼까지 향하는 길은 이런 옥수수 밭의 연속이었다. 뭐랄까, 캐나다에서 옥수수 밭을 보는게 왜이렇게 신기하던지. 어쨌든, 1시간이 넘게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퀘벡주에 도착했다고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은 운전하면서 교통표지판을 볼 때였다. 영어는 하나도 쓰여있지 않은 순수 불어 표지판. SUD가 남쪽이고 NORD가 북쪽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처음 보기에는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 ^^. 그래도 네비게이션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었다.


보통 몬트리얼 하면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새로운 서커스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Cavalia는 전혀 다른 공연이었다. 한번쯤 보고 싶기는 했지만, 일정이 안맞았으므로 패스.


어쨌든, 무사히 미국/캐나다 국경을 넘어 퀘벡주의 몬트리얼에 도착했다. 이제, 캐나다 여행을 다시 시작할 차례 ^^ 1년만에 다시 온듯 싶다. 몬트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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