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 유타#08 - 자이언 국립공원의 협곡, 더 내로우스(The Narrows)



미국서부여행 유타#08 - 자이언 국립공원의 협곡, 더 내로우스(The Narrows)


점심을 먹고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자이언 국립공원으로 출발! 점심을 먹은 곳에서 국립공원 입구까지는 40분거리, 카납에서도 자이언 국립공원은 1시간 이내 거리이기 때문에 스프링데일과 함께 베이스캠프로 많이 이용된다. 미국서부여행중에 자이언 국립공원은 여러번 들려서 횟수가 기억이 정확히 안나지만, 아마 5번째, 아니면 6번째 방문인 듯 하다.


앤젤스 랜딩을 포함한 많은 트레일들을 걸어 봤지만 이상하게 더 내로우스는 기회가 별로 없어서 이제서야 잠시 짬을 내어 들려 보기로 했다.



편안하고 운전하고 계시는 태양님.



자이언 국립공원은 이번 여행의 첫 방문인 국립공원이었는데, 올해에 최소 10번 이상의 국립공원 방문 계획이 있었던 관계로 국립공원 애뉴얼 패스를 사기로 했다. 1년동안 횟수 제한없이 국립공원을 방문할 수 있는 패스로, 입장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6 곳 이상의 국립공원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구입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가격이 비슷하더라도, 1년 이내에 또 올 가능성이 있다면 더더욱 유용하다.


이번여행에서만 자이언 국립공원, 데스밸리 국립공원,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글레이셔 국립공원, 아치스 국립공원, 올림픽 국립공원, 마운틴 레이니어 국립공원에서 사용했고, 올해 내로도 록키 마운틴 국립공원,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이 방문 예정에 있으니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자이언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의 풍경. 비슷한 풍경의 카납을 지나왔지만, 더 높아지고 가까워진 산은 확실히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카납쪽에서 자이언 국립공원으로 넘어가는 길에는 좁은 터널이 있어 이렇게 잠시 기다렸다가 지나가야 한다. 일반 승용차는 양방향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캠핑카라도 있다면 아무래도 좁을 수밖에 업슨 터널이기 때문.



높은 절벽과 밝은 톤의 바위는 역시 자이언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도로. 거의 U턴에 가까운 코너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조심해서 달려야 한다. 도로 포장도 잘 되어 있고 폭도 넓은 편이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옆에 앉은 사람은 곤욕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자이언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와서 방문자센터 옆의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자이언 국립공원은 여름에는 차를 가지고 국립공원 내로 들어갈 수 없고 무조건 셔틀을 이용해야 하며, 자가용의 진입은 겨울시즌에만 허용된다. 시간이 넉넉하긴 했지만, 느리디 느린 자이언 국립공원의 셔틀을 타고 가는건 지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정도의 구경이 아니라, 자이언 국립공원을 여름에 방문해서 제대로 둘러볼 예정이라면 하루를 통째로 잡는것이 나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렇게 셔틀버스에 탑승.



창 밖으로 멋진 자이언 국립공원의 풍경이 펼쳐졌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국립공원의 색도 더 도드라지는 느낌.



달리는 셔틀버스의 풍경. 셔틀버스는 꽤 자주 운행하기 때문에 사람이 꽉꽉 들어차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게 비지터센터에서부터 오늘의 목적지이자 셔틀버스의 종착점인 더 내로우스까지는 약 30분 가까이 소요된 듯 싶다. 출발할때야 멋진 풍경에 감탄하지만, 점점 지루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



더 내로우스의 출발 지점.


마음같아서는 제대로 하루를 잡고 이 더 내로우스를 걸어보고 싶지만, 퍼밋도 필요하고 오늘 해 지기 전에 자이언 국립공원을 떠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시간을 봐서 가능한 만큼만 왕복을 하기로 했다.



우리가 사라지자 구름이 몰려오면서 살짝 걷기 좋은 날씨가 되기는 했지만, 사진 찍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날씨가 되었다는 것은 아쉬웠다.



더 내로우스는 처음부터 바로 계곡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약 20~30분 정도를 걸어들어가야 본격적인 트래킹이 시작된다. 더 내로우스는 이렇게 일반 트래킹 코스를 걷는 것이 아니라 계곡 물을 따라 걷는 것이기 때문에 물 속에서도 불편함이 없는 아쿠아슈즈나 샌들 등을 이용해야만 한다. 일반 운동화로도 걸을 수 있기는 하지만, 발이 무거워지는 만큼 피로도 빨리 온다. 


바닥이 모두 자갈이기 때문에 맨발로 걷기는 쉽지 않다. 가능하면 지지를 할 수 있는 스틱을 함께 가져가면 좋다.



걷는 동안 본 위핑락을 닮은 바위. 





이 일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바위 다람쥐(Rock Squirrel). 굉장히 흔한데다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사진 촬영이 상당히 용이한 녀석들이다. 커다란 눈망울도 귀엽고, 가끔씩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사랑스럽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겠다고 음식물을 주는 행위는 금물.



강 옆으로 이어지는 더 내로우스의 트레일.



강 옆으로는 이렇게 튜브를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 보이는 것으로 보아 허가된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한 여부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트레일에서부터는 튜브를 못본걸로 보아서는 트레일 시작지점 전까지만 가능한 듯 싶다.



본격적인 강가 트레일이 시작되기 전의 지점 모습.



본격적인 계곡 트래킹을 위해 신발을 갈아 신는 사람들. 사람들 중에는 이미 다녀와서 떠날 채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준비를 잘 한 사람들은 스틱을 이미 가지고서 본격적으로 걸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꼭 스틱이 없어도 대안은 있는 법.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흐르는 물살에서 균형을 잡으며 건너고 있었다. 본격적인 트래킹이 아니라 1-2시간 정도만 걸을 생각이라면 깊어도 무릎 정도이고 유속도 느리기 때문에 저런 나무나 스틱만 있어도 균형을 잡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다녀온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 사용한 나무를 벽에 기대두어서 원하면 가져가서 이용할 수 있었다. 서로 배려하는 사회 좋은 사회 ㅎㅎ 




깊이를 보면 알겠지만, 초입은 그저 발목정도의 깊이이므로 누구나 손쉽게 건널 수 있다. 다만, 초반에는 계곡과 땅이 번갈아 나오지만, 나중에는 계속해서 물로만 걸어야 하는 구간도 나오기 때문에 멀리 갈수록 체력 소모가 심해진다.




여기는 지상으로 걸어갈 수 있는 구간. 사람들이 쉽게 이동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계곡을 건너야만 하는 구간들이 나온다. 결국 물에서 걷기에 최적화된 신발이거나 아예 젖을 준비를 하고 가는 것이 아니면 난감해 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




나중에는 이렇게 얕고 깊은 곳의 구분은 있을 망정, 마른 땅이 없는 구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더 내로우스라는 이름답게, 가면 갈수록 협곡의 폭은 점점 좀아지기 시작한다. 제대로 이 코스를 걷는 사람들은 이렇게 본격적으로 계곡이 시작되는 구간을 하루 이상 걷기도 한다. 



깊어지면 이렇게 성인의 무릎까지 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버거울 수 있는 깊이.




대략 1시간 정도 걸었던 것 같은데, 아쉽게도 오늘은 일정을 짧게 잡고 온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돌아가야만 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멀리 가보고 싶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다시 한번 오기로 하고 이번에는 여기서 되돌아가기로 했다. 사진을 보면 정말 멋진 포인트들이 많은데, 그 곳까지 가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었다.



얕지만 계속 흐르는 물.


지금은 수량이 많이 줄어든 상태지만, 수량이 많을 때에는 트래킹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보통 눈이 많이 녹은 후 수량이 적어지는 늦봄부터가 본격적인 트래킹 시즌이나,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는 경우에는 물이 엄청나게 불어날 위험이 있어 통행이 제한되기도 한다. 본격적인 더 내로우스 하이킹 시즌은 늦여름~가을 정도.



그렇게 우리는 짧은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리고,시작 지점에는 이렇게 트래킹을 마치고 쉬는 사람들을 꽤 만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다시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가 자이언 국립공원을 떠나야 할 차례.




돌아갈 때 또 만난 바위 다람쥐. 이번에는 손에 뭔가를 쥐고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그 모습 덕분인지 올때보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멈춰서 사진 한두장 찰칵.



점심나절이 조금 지나 도착해서 트래킹을 했는데, 벌써 해가 많이 낮아져서 자이언 국립공원의 산들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돌아가는 셔틀 안. 이번에는 사람들의 숫자가 좀 더 늘었다. 여전히 느린 셔틀버스는 30분이 지나서야 우리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비지터 센터에 도착했다.



자이언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 6시가 넘어서 지금은 종료!



우리는 그렇게 바로 주차장으로 가서 아쉬움을 달래며 라스베가스로 향할 준비를 했다.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라스베가스까지는 약 3시간 거리. 7시가 안되서 출발하기는 했지만, 라스베가스에 도착하면 10시를 넘길 각오를 해야 했다. 내일은 또 아침 일찍부터 한여름의 살인적인 더위를 견디며 데스밸리로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먹고 쉬어줘야 했으니 마음이 급했다.



라스베가스로 향하던 길에 갑자기 차가 막혔는데 알고보니, 사고.. 꽤 큰 사고인 듯 했다.



그렇게 우리는 달리고 달려서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다. 내일 일정은 데스밸리이기 때문에 네바다주에 왔다가 이번에는 캘리포니아 주로 이동하는 일정이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미국 서부 여행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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