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의 명물, 메밀소바 직접 만들기 체험을 하다


아침 일찍 츠가이케 고원의 트래킹을 하고 와서 나가노에서의 점심식사로 메밀소바를 먹기로 했다. 산악지역이 많은 나가노인만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같은 식물이 특산물인데 덕분에 메밀소바 요리도 발달해 있었다. 개인적으로 메밀 막국수나 관련 요리를 먹기 위해서 1년에 몇번은 강원도에 가면서 봉평을 지나갈 정도로 좋아하기 때문에, 메밀소바를 만드는 체험 역시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였다.




메밀소바 만들기 체험장 앞에 핀 메밀꽃들. 메밀 꽃이 만개하기에는 조금 일렀지만, 일종의 관상용으로 심어둔 것 같았다. 덕분에 가게 앞에 하얗게 메밀꽃이 피어서 메밀소바 만들기 전부터 기분을 내는데는 꽤 괜찮았다.



소바 체험은 사람수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있지만, 일단 한 장소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보니 사람이 늘어나도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3250엔~4000엔 사이. 10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소바만들기 체험장. 사진에는 한가족만 보이지만, 우리가 시작하고 3-4가족이 더 들어왔다. 그 중 한 가족은 서양의 가족이었는데, 대부분 가족 위주로 체험을 하는 듯 싶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직접 아이들과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꽤 좋은 부분이니까.^^



아버지의 신들린 밀대질. 사실은 셔터스피드가 느려서 빨라보이는거다.



그래서 우리도 메밀소바를 만들기 위한 반죽을 시작했다. 열심히 반죽하는 베쯔니형. 보통 제대로 된 메밀소바의 면은 7:3 이나 8:2 비율로 섞지만, 이렇게 섞으면 일반인은 반죽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라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 체험장에서는 보통 메밀:밀가루 비율을 5:5 로 섞는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다른 곳에서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ㅎㅎ



우리가 하던 반죽을 마무리지어주신 아주머니. 먼저 설명을 듣고 그 다음에 중간 과정을 하면 마무리지어주는 형태였다. 일본어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기는 했지만, 내가 알아듣는 방법은 몸짓 위주 ㅋㅋ



이번엔 밀대로 열심히 펴기. 아주 얇게 펴야 면도 얇아지는데, 찢어지지 않고 잘 미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 그래도 밀가루가 많이 섞여서 생각보다 쉽게 찢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에서도 칼국수 끓여먹을 때 많이 밀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칼국수도 거의 사다먹은 듯 싶다. 직접 밀어야 더 쫄깃하고 맛있긴 한데 ^^



얇게 편 반죽을 자르고 있던 우리 옆의 가족.



그리고 우리도 열심히 반죽을 잘랐다. 4명이서 돌아가면서 잘랐는데, 덕분에 굵기는 천차만별. 얇고 끊어지지 않게 자르는 것이 가장 잘 자른 것인데, 남자들은 대부분 굉장히 두꺼웠다. -_-;;;; 잘랐을 때에는 그렇게 안두꺼워 보일지 몰라도, 나중에 끓이고나면 그 두께차이가 ㅎㄷㄷ..;; 어쨌든, 꽤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각기 다른 두사람이 잘랐던 면. 살짝 보이는 두께와 뭔가 가지런한 정렬만 봐도 느낌이 팍 온다. 앞의 가지런하고 정렬한 건 아주머니께서 보여준 테스트. 그 뒤로는.. 음 말 못하겠다. ㅎㅎ



그렇게 자르기까지 완료되면 이렇게 직접 만든 면을 삶아서 먹을 수 있다. 먹는 비용도 체험비용에 포함되어 있지만, 만든 것 이외에 면을 더 먹고 싶다면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 그리 비싸지 않은 편.



잘 읽은 면. 굵기로 보나 뭘로보나 체험한 사람들이 만든 면이 아님을 한눈에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세트에는 이렇게 튀김들도 함께 제공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식 튀김들.^^



고구마, 가지, 감자 그리고 두릅맛이 나던 야채(두릎같기는 했는데;;)



메밀소바를 말아먹기 위한 쯔유. 개인적으로 쯔유를 저런 작은 병에 담아 내오는게 너무 좋다. ^^





먼저 각자 1인당 메밀소바 5덩어리(저래뵈도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와 쯔유. 간단한 파 등이 나왔다. 먼저 나온 메밀면을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잘 썰었던가?! 라면서 서로 역시 우리는 잘났어...라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 무렵.. 우리가 만든 면이 나왔다.



아 이 자유분방한 굵기의 면들이라니..;; 두께도 엉망, 모양도 엉망이다. 그래도 두꺼운건 나름 쫄깃한 식감이 있었다면서 살짝 위안을 삼았다. 그래도, 잘 만들어진 면도 좋지만 직접 만든 면을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렇게 쯔유에 잘 말아서..



후루룩!!!

면식을 워낙 좋아하는 관계로 직접 만들어서 먹는 소바체험은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나가노 지역에는 이런 소바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꽤 있는데 가족여행중이라면 한번쯤 체험을 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대중교통보다는 자동차가 없으면 가기 힘든 곳이라는 것이 단점.


이제 슬슬 나가노현의 남부로 이동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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