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산에서 원추리를 만나다 - 츠가이케 고원 국립공원


츠가이케 고원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곳에 있는 기념품 점. 도착하자마자 조금 출출했던지라 간단한 과자 한개를 사 들고 고원으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겨울에는 나가노의 가장 유명한 스키장 중 한 곳으로 운영되지만, 여름 시즌에는 원추리가 가득피는 멋진 트래킹코스로 이용된다. 스키장으로 이용되는 곳이니만큼 곤돌라와 같은 시설들이 잘 되어있어 산 중반부터 등반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나가노의 특산 물 중 하나인 메밀면들. 쯔유에 메밀면을 삶아서 차갑게 말아먹으면. 캬. 벌써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사과 과자들. 그 중에서도 센베이 스타일의 사과 과자가 있었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입구에 위치했던 츠가노유. 저녁 늦게까지 오픈하는 이 온천은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해가기에 좋은 곳이 아닐까 싶었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뭐 아침부터 온천을 하기에는 ^^



올라가는 길. 앞에 케이블카 그림이 그려진 건물이 보였다. 저기서부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



올라가는 길에 보이던 무료 족욕탕. 생각해보니 온천이 아니라 그냥 족욕만 하고 돌아가는 것 만으로도 피로가 싹 풀릴 것 같은 기분. 내려오는 길에 이런 온천이 있을 수 있다니. 부럽잖아!



케이블카 건물의 입구.



츠가이케 고원 국립공원은 지금 시작지점으로부터 여러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인데, 보통 산 정상에 가까운 경사가 거의 없는 곳의 트래킹 코스를 많이 이용하지만, 본격적으로 아침부터 등반을 하려고 온 사람들은 그 지점에서부터 산의 능선을 따라서 등산을 하기도 한다. 아주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할 필요도 없으니 부담없이 산행을 할 수 있는 곳 중 하나. 산 곳곳에는 산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올라가는 티켓의 가격은 대인 3,300엔, 소인 1,750엔. 가격은 다소 비싼편이지만, 일본의 일반적인 교통 물가를 생각하면..그리고, 이 곳의 트래킹 입장료라고 생각하면 좀 편할 듯 싶다.



케이블카, 아니 곤돌라라고 불러야 하나. 어쨌든 곤돌라를 타러 도착.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데 산 쪽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서 걱정이 되었다. 맑은날 걸어야지, 구름이 잔뜩 낀 날에는 특히 산 위에서는 시야가 거의 나오지 않을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타고 올라가는 도중에도 구름으로 가득 껴 있었다.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는데 중간 경유지인 츠가노모리 역에 도착하자 언제 구름이 끼었냐는 듯이 구름이 사라지고 해가 나기 시작했다. 중간의 그 구름은 그냥 흘러가는 구름이었을까? 어쨌든 금방 맑아진 날씨 덕택에 기분도 좋아지고 발걸음도 훨씬 가벼웠다.



5월부터 11월까지 운행하는 로프웨이의 시간표. 20분 간격으로 있고, 마지막 시간은 5시 20분. 이렇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곳에서 또 로프웨이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이렇게 갈아타면서 올라가는 것은 얼마전에 알펜루트를 갔을 때 이후에 오랜만. 스위스같은 산악열차가 아니라, 스키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보니 로프웨이와 곤돌라를 타는게 더 특이하다면 특이하달까.




곤돌라 역에서 다음 로프웨이를 탈 수 있는 곳까지는 약 5분정도 걸어가야 했는데, 녹음속을 걸어가는 것이라 그런지 걷는 길이 꽤나 산뜻했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한여름의 더위는 조금씩 사라지고, 선선함한 온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반팔을 입고 온 사람들은 가방에서 얇은 자켓을 꺼내기도 하고, 허리에 둘러멨던 셔츠를 다시 입는 사람도 있었다.




정상 가까운 곳까지 올라가는 로프웨이.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데 위에는 또 구름이 껴 있었다. 산넘어 산인가 싶었는데, 그래도 시야는 그리 나쁘지 않게 나왔다. 정확히 말해서는 한여름에도 눈이 쌓여있던 정상부분에 구름이 가득했을 뿐, 오늘 걸으려고 온 트래킹 코스에는 구름이 하나도 없었다. 뭐랄까, 바로 위에 구름이 있는 풍경을 걷는 느낌이랄까?



물 속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던 복숭아들. 대나무에서 쫄쫄쫄 나오는 물 아래의 복숭아. 이런거 무슨 상품 사진에서 많이 나오는 그런 느낌 아닌가?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뭐 사진을 잘 담은건 아니지만.



정확히 말해서 이 곳의 이름은 추부 산가쿠 국립공원 - 츠가이케 파노라마 웨이. 이지만, 츠가이케 고원 국립공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은 듯 싶었다. 겨울에는 츠가이케 스키장! ^^



트래킹코스의 입구로 걸어가는 사람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까 그 복숭아를 사가지고 가던 사람들.



로프웨이 역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이렇게 건물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본격적인 트래킹 코스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처럼 몇시간 정도 가벼운 트래킹을 하려고 오는 사람들도 모두 화장실을 이용하고 간단한 물건들을 구입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다들 가볍게 커피 한캔씩 ^^



입장료는 성인 300엔, 소인 250엔. / 단체는 15인 이상이었다.



산 정상쪽은 구름이 끼어 있어서 멋진 산봉우리를 볼 수는 없었지만, 트래킹 코스에는 다시 햇살이 들었다. 주위의 자연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사람들은 정해진 코스로만 걸을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이렇게 나무를 이용해서 코스를 만들어 놓았다. 딱 2사람이 걸으면 좋을만한 폭이었는데, 이 길로 양방향으로 사람들이 걷게 디자인 되어 있었다.




산 정상은 이렇게 구름으로 가득했다. 산 중간중간 여전히 녹지 않은 눈들이 보인다. 그만큼 높은 산이라는 의미겠지.



츠가이케 고원 국립공원은 고원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듯 싶었다. 그러고보니 로프웨이 쪽에서 다양한 식물의 사진과 이름을 다룬 식물 도감도 팔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영문은 없고 일본어만 있어서 사지 않았었는데.. 걷다보니 그 도감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츠가이케 고원 국립공원의 트레일 지도.



이렇게 나무로 되어있는 곳만 밟으며 갈 수 있고, 그 옆으로는 보호를 위해 발을 디디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었다.




꽃과 잎의 갯수가 똑같았던 재미있던 꽃. 식물을 잘 모르다보니 이름까지는 ㅠㅠ



아직도 녹아내리지 않았던 눈. 이정도이니 여름에도 쌀쌀하다는게 믿겨질 듯 싶었지만, 눈이 남아있을정도로 추운건 아닌데..



알고보니 그 앞이 바로 차가운 바람이 나오던 풍혈이었다. 그래서 아까 눈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이었는데, 풍혈의 안에 손을 넣어보니 한기가 싹 밀려온다.



바로 앞에 있는 온도계에는 영하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얼마나 차가운 바람이 나온다는건지 ^^;; 그 증거로 안에 고드름이 맺혀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뭐, 눈이 안 녹을 정도라면 저정도 온도가 믿어질만 하다.



고사리의 일종인 듯? ^^



뭔가 따뜻하게 덮을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의 식물.



바람에 의해서 한쪽 방향으로만 치우쳐서 자란 나무.



그리고 산책로를 따라서 대망의 원추리 밭이 펼쳐졌다. 생각보다 큰 규모는 아니었는데, 물어보니 지금은 조금 시기가 살짝 지나서 좀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어쨌뜬 구름이 낀 산과 노란 원추리 꽃들이 보이는 풍경은 확실히 예뻤다.




그래서 같이 갔던 일본 친구에게 혹시 원추리를 먹어봤냐고 물어보니, 이건 보호종이라서 먹을 수 없다며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는 원추리 새싹이 나오면 그것으로 무침도 해먹고 다양하게 요리도 해먹는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흔하지 않은 고산 식물이라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하면서.. 내심 한국에 오면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



노란색의 예쁜 원추리 꽃.




조금 드문드문 피어있는 거 같아도, 작게 군락을 지어 있는 곳에 가면 또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사람들은 저렇게 정해진 트레일로만 다니고 있었고, 꽃을 찍기위해서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역시 일본사람들 ^^;



이건 조금 붓꽃 스러운데^^;;



트레일의 중간 지점쯤에서 나왔던 개울. 그냥 보기에는 별거 아닌거 같았는데, 손을 널어보니 완전 얼음장. 정말 10초만 넣고 있어도 손이 얼어버릴 거 같을 정도로 차가웠다. 아마도, 저 위의 눈이 녹아서 내려오는 것이겠지?



가만히 찬 물을 만져보고 있는데 팔랑팔랑 날라와 팔 위에 앉은 나비. 사진을 두어장 찍고 나니 휙 하고 날라가버렸다. 모델 기질이 있는 나비였나.;;



그렇게 트레일을 따라서 원추리가 있는 풍경이 이어져 있었는데, 꼭 원추리 아니더라도 곳곳에 다른 식물들이 있어서 멈춰서서 관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해발 2000미터가 조금 안되다보니 날씨는 쌀쌀했지만, 오히려 덕분에 쾌적하게 트래킹을 할 수 있었다. 경사가 많지 않아서 나이드신 분들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보니 젊은사람보다는 나이 든 부부들이 많았다.


그러고보니, 아까 초입에서 만난 젊은 사람들은 다들 배낭을 메고 다른 트레일 코스로 올라갔는데, 아마 능선쪽으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3시간 정도 둘러보고 나서 츠가이케 국립공원을 내려왔다. 다음번에 이 지역을 찾을 때에는 이런 트래킹이 아니라 스노우보드를 타러 와보고 싶은데, 과연 언제 또 기회가 날지 모르겠다. 그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기는 한데^^;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