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여행 - 가고시마 플라워파크와 피로를 풀어준 이부스키 모래찜질

 

 

플라워파크에 도착. 규슈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원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시즌을 살작 비켜가 있었다. 그래도, 뭐 꽃구경하는 건 좋아하니까 ^^; 근데, 이런건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구경해야 더 재미있는 법이라 살짝 아쉬웠다.

 
먼저 버스 시간표부터 체크!

 
플라워파크의 입장료는 성인 600엔, 초등학생-중학생 300엔. 비수기와 성수기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하긴, 이부스키정도면 1년내내 따뜻한 지역 중 하나니까 꽃은 언제라도 볼 수 있을테니.

 
카트를 타고 둘러볼 수도 있었지만, 혼자서 카트를 타기는 아무래도 사치. 돈도 없었고 해서 지도 하나만을 들고 걷기 시작했다. 간과했던 점이라면, 화원의 규모가 괘 컸다는 것. 생각 이상으로 많이 걸었다.

 

 

걷던 도중에 만난 꽃들. 아쉽게도 이름이 일본어로만 적혀 있어서 무슨 꽃인지 알 수 없었다.

 
숲 속을 걷는 것처럼 조성해 놓은 산책로.

 
화원이라면 역시 이런 느낌? 꽃이 만발해 있는 곳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아쉽게도 사진에 담을만한 아름다운 젊은 연인은 없었지만, 그래도 노부부가 그 빈자리를 채워줬다.

 
무언가 이름이 붙어 있었던 넓은 잔디밭.

 
플라워파크는 해변에 맞닿아있는 곳이다보니, 내부에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 전망대까지 걸어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이라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전망대에서 다시 화원쪽으로 내려가는 길. 좁은 길을 따라서 내려가다보니, 정글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주로 열대림에서 자라는 것 같은 식물들과 꽃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아마도 이런..꽃?

 
꽃들 사이에 숨어있는 인형. 플라워파크 자체가 아기자기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크게크게 펼쳐져있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곳곳에 이런 것들이 숨어 있었다.

 
왠지 풍경의 느낌만으로는 일본보다 동남아라는 느낌도 많이 든다. 
 

 
연못에서 잉어에게 먹이를 주던 아이들. 연못 옆으로 100엔짜리 잉어 먹이를 팔고 있었는데, 먹이를 가져가고 자발적으로 금액을 넣는 형태로 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잉어는 예쁘기보다는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꽃과 식물들. 아쉽게도 식물쪽에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이름이 아니라 그냥 "꽃"이라고 통칭해서 부르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래저래 꽃을 많이 보기도 해 봤지만, 정말 자주 보는 몇몇이 아니면 머리속에 이름이 쉽게 남지 않는걸로 봐서 내 분야는 확실히 아닌 듯 싶다.

 
내부의 길에서 본 분수. 알고보니 내가 처음에 갔던 길은 일반적으로 마지막에 방문하는 곳이고, 이 길이 처음에 도보로 많이 시작하는 길이었다. 한마디로 코스를 거꾸로 돌았던 것. 뭐, 그렇다고 보는 것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  사실상 처음 들어오면 이 분수가 방문객을 맞아주게 된다.


어쨌든 햇빛 강한 날 열심히 걸어다녔더니 목이 말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도전해 본 음료수. 아주 약한 탄산이 있는 데미소다 같은 느낌?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플라워파크를 둘러보고 다시 나와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약 50분 간격으로 있다보니 대부분의 장소를 50분이나 1시간 40분 간격으로 둘러보게 된다. 플라워파크는 혼자왔기 때문에 1시간 반만에 다 둘러봤지만, 아마도 연인과 왔다면.. 그리고 꽃이 만개하는 시즌에 왔다면 아마 2시간 이상 필요하지 않았을까 ㅎㅎ..

 

버스의 표지판에는 탄 곳에서부터의 금액이 적혀있었는데, 출발지인 이케다코에서 이부스키까지는 약 800엔정도. 약 770엔 정도일 때 사진을 찍었는데, 편도가  이정도 가격이니.. 1,000엔짜리 하루 이용권이 확실히 싼 것임을 알 수 있다. 교통비 비싼 일본~

 
창 너머로 본 이부스키 지역의 가장 큰 리조트. 핑크색의 건물이 인상적이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도착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이부스키 모래찜질회관. 일본은 화산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는 여행지인데, 이부스키 역시 파기만 하면 온천이 나올 만큼 온천이 흔한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이 이부스키 모래찜질회관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열로 인해 데워진 모래에서 찜질을 하는 것으로 피로회복에 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틀간 열심히 돌아다닌 피로를 풀 수 있는 최적의 기회.

 
모래찜질을 하러 가기 전에 해안으로 가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래찜질을 즐기고 있었다. 간단하게 해변에 구덩이를 파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간단한 방식이다.

 
예전에 방송에서 이 곳을 봤을 때에는 저 건물 안에서 모래 찜질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외부에서 모래찜질을 하고 저 건물은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모래찜질을 하러 고고. 모래찜질을 시작하기 윟해서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서 비용을 결제해야 했다.

 
모래찜질 비용은 성인 900엔, 아동 600엔. 비용을 결제하면 모래찜질하는 곳에 입고 들어갈 수 있는 유카타를 준다. 이 유카타를 입고 모래속에 들어가 있으니  유카타가 금새 땀에 푹 젖어버린다고 설명했다.

 
먼저 남탕에서 옷을 갈아입고 모래찜질을 하러 가게 되는데, 갈때는 가볍게 옷을 갈아입고.. 돌아올 때 온천에서 흘린 땀을 씻어내고 한번 더 피로를 푸는 방식이었다. 그나저나, '남탕'글짜는 폰트가 아니라 흡사 손으로 그려놓은 느낌.

 
옷을 갈아입고 나면 "SAND BATH"라는 글자를 따라서 밖으로 나가니, 아까 처음에 도착해서 본 풍경이 펼쳐졌다.

 
한국 관광객도 많은 듯 영어와 함께 한글로도 병기되어 있었다. 다만, 번역기를 돌린 듯 조금 알아듣기 힘들게 되어있었지만.;

 
모래찜질장에 도착.

 
모래찜질장에 가면 주변의 도우미가 먼저 들어가기 좋도록 구덩이를 파고, 그 곳에 눕게 된다. 카메라는 모래가 닿지 않도록 별도의 비닐봉지에 넣어 머리맡에 둔 뒤, 구덩이에 눕자 삽으로 몸 위에 모래를 덮어줬다. 따뜻하면서도 꽤 무거운 모래를 삽으로 한가득 퍼 준뒤에, 10~15분 정도 후에 나오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보너스로 내 카메라로 인증사진을 찍어줬다. 덕분에 부끄럽지만 인증사진 한 장. 콧구멍만 보인다.-_-

 
누워서 잘 볼 수 있도록 되어있던 시계. 10분정도면 다들 땀이 흥건하게 난다고 하는데, 나는 15분을 누워있어도 땀이 그렇게 많이 나지는 않았다. 아마도, 내가 누운 자리가 그렇게 뜨겁지 않아서 그랬으려나 싶다. 하긴, 가장 사이드 자리이긴 했으니;;

 

 

 

다들 이렇게 파뭍혀서 머리만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땀이 많이 나지 않았지만, 사람들 중에서는 그냥 물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푹 젖어서 나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아마 자리가 좋아 뜨거웠기 때문이거나.. 원래 땀을 잘 흘리는 체질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모래찜질 후에는 유카타에 묻은 모래를 털어낸 뒤 반납하고, 바로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이곳에 올 때에는 모래찜질에 대한 정보만을 듣고 와서 온천 자체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미끌미끌한 느낌을 주는 투명한 온천수는 기대 이상이었다.

 

버스 시간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있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버스를 포기하고 좀 더 온천에 머물렀다. 들어오기 전에 지도를 보니 20~30분이면 가볍게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고, 막차도 어차피 늦게까지 있으니 온천을 제대로 즐겨볼 심산이었다. 결국 꽤나 오랫동안 온천에 머물렀다. 잠시간의 피로가 정말 싹 풀리는 느낌. 모래찜질보다 온천이 더 좋았다. ㅎㅎ

 
산뜻한 기분으로 온천을 나와 이부스키 역으로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만난 건물 벽에 있었던 아기자기한 느낌의 지도.

 
이부스키도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이라 골목 너머로 바로 바다가 보였다. 낮에는 그렇게 더웠었는데, 해 질 시간이 되니 더위도 한풀 꺾이고 산들바람도 불기 시작해서 역까지 걸어가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꽃이 핀 철도 옆을 따라서 걷는 풍경. 해질녁의 철도 옆 길은 왠지 로맨틱할 것 같지만, 할아버지 두분과 함께 걷던 길은 그냥 조용했다.

 
그렇게 이부스키역에 도착. 역시 온천이 많은 곳 답게 역 앞에도 무료 족욕탕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한참 온천을 즐기고 와서 그리 족욕을 할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기차시간이 많이 남은 사람들은 잠시 이곳에서 피로를 풀고 가는 것 같았다.

 
아니면 현지인 같았던 분들도 몇 있었고. 그러고보니 이 곳에 살면 언제든지 지나다니다가 족욕을 할 수 있으니, 꽤 좋을 것 같았다.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부러운 부분? ㅎㅎ

 
역에 가서 기차 시간을 확인하니, 미리 핸드폰 어플 Hyperdia로 확인했던 그대로 10분 뒤에 열차가 있었다.

 
가고시마 행 일반 열차.

 
이부스키에서 가고시마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이미 밖은 어둑어둑하게 변해버렸다.

 
열차가 가고시마중앙역에 도착하고 나니 벌써 컴컴한 저녁. 점심에 도센쿄에서 먹은 소면과 중간에 먹은 초코바가 전부여서 배가 꽤 많이 고팠다. 그래서 오는 열차 안에서 확인한 타베로그의 가고시마 추천 1위집인 돈카츠 카와히사를 찾아갔다. 역에서는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위치.

 

후기에는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아 긴장했지만, 저녁시간을 좀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바로 들어가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가고시마에서 가장 감동스러웠던 식사. 정말 두툼하고 육즙이 가득한 돈까스는 여태껏 먹어본 것 중 최고라고 감히 칭할 만 했다. 이제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가고시마를 떠나 구마모토를 거쳐 아소산으로 갈 차례.

 

돈카츠 카와히사 리뷰 : http://www.kimchi39.com/entry/tonkatsu-kawa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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